-
‘옥토버페스트’만큼의 강렬한 역동성
“뮌헨까지 왔으니 이번엔 비즌에 꼭 가야지!” 20년 만에 만난 친구가 제 안부를 묻고 난 직후 한 말입니다. ‘비즌’이 독일어로 잔디밭을 뜻하는 ‘비제’와 비슷해 “무슨 잔디밭이냐?”고 물었더니, 친구는 “테레지엔비제(테레지엔 잔…
20091020 2009년 10월 16일 -
우주와 대화, 천장에 구멍 하나
영국의 가장 북부에 자리한 주(州)인 노섬벌랜드는 지역의 절반이 산과 황무지입니다. 영국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척박한 지역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이 지역이 많은 여행객과 예술가를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큰 인공댐과 영국삼…
20091013 2009년 10월 07일 -
익숙한 사물이 하는 말 들어봐!
뉴욕 맨해튼에 사는 사람들은 조각난 하늘을 보는 데 익숙합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은 수많은 마천루 때문이죠.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크라이슬러 빌딩 등 유명한 초고층 빌딩을 보느라 고개를 젖혔다가 뻐근해진 목덜미를 만지는 관광객을…
20090929 2009년 09월 23일 -
퉁구스카 대폭발 격정적 자연의 힘
올 가을 맨해튼 마천루 숲에서 가장 큰 나무를 보려면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 옥상정원으로 가세요. 무게가 7t, 크기가 무려 43mx6.7m인 이 나무는 마치 엄청난 토네이도 탓에 근처 센트럴파크에서 뿌리째 뽑혀 옥상으로 옮겨진 듯합니…
20090922 2009년 09월 16일 -
지치고 힘든 광부들이여, 내게로 오라!
사실주의 화가 구스타프 쿠르베는 천사를 그려달라는 주문을 받자 이렇게 딱 잘라 말했습니다. “나는 천사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천사를 그릴 수 없다.” 하지만 반대로 “누구도 본 적이 없기에 천사는 늘 상상력의 원동이 될 수 있다”…
20090915 2009년 09월 11일 -
경제위기 ‘트라우마’ 물러가라!
“살려줘요, 뽀빠이!”를 외치면 언제 어디서든 나타나 올리브를 구해주던 뽀빠이. 시금치 통조림 하나면 부르투스를 비롯한 악당을 모두 물리쳤던 뱃사람 뽀빠이는 경제 대공황이 한창이던 1929년 한 신문의 한 줄짜리 만화에서 처음 모습…
20090908 2009년 09월 02일 -
‘쓸모 없음’과 ‘쓸모 있음’의 차이
‘Waste Not(낭비 금물)’은 모든 것이 넘쳐나는 이 시대와는 맞지 않는 구호가 돼버렸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근검절약의 정신이 물건 수집이라는 결과를 낳게 된 것일까요? 그것도 산더미처럼 많은 물건을 말이죠. 현재 뉴욕현대미술…
20090901 2009년 08월 26일 -
사람들이 벗었다, 예술이 되었다
쇠락하는 대영제국의 상징이던 뉴캐슬의 발틱 제분소가 발틱 현대미술관으로 거듭나 세계 현대미술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는 소식을 지난주에 전해드렸지요? 그런데 제가 특히 발틱 현대미술관에 깊은 인상을 받은 이유는 밖으로 뉴캐슬의 새로…
20090825 2009년 08월 19일 -
도시의 흉물, 관광 명소로 변신
영국 젊은이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곳, 영국의 가장 아름다운 거리로 선정된 그레이 스트리트(Grey Street)가 있는 곳, 2007년 ‘더 데일리 텔레그래프’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영국인들이 ‘최고의 도시’로 꼽은 곳이 …
20090818 2009년 08월 13일 -
응접실에 남은 냉전의 상흔
20년 만에 독일 베를린을 찾은 제 마음은 무척이나 설레었습니다. 통일 이후 베를린이 미술과 건축의 새로운 중심지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죠. 때마침 베를린에 사는 독일 친구에게 가볼 만한 미술관을 추천해…
20090811 2009년 08월 05일 -
트래펄가 광장 인간조각 퍼포먼스
서유럽 대부분을 제패했던 영웅 나폴레옹에게 처절한 패배를 안겨준 1805년 트래펄가 전쟁은 세계 3대 해전 중 하나로 꼽힙니다. 영국의 제해권을 공고히 한 이 전쟁의 이름을 따서 만든 트래펄가 광장(Trafalgar Square)은…
20090804 2009년 07월 29일 -
예술가의 머릿속에 찍힌 ‘땡땡이’ 무늬
오른쪽으로는 런던의 명물 런던아이(London Eye)를, 왼쪽으로는 다리 아래로 흐르는 템스 강을 바라보며 어슬렁거리던 제가 갑자기 초속 11초로 뛰어가 확인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강변의 나무들입니다. 멀리서도 눈에 띌 만큼 화려…
20090728 2009년 07월 20일 -
찢어진 테이프, 폭발적 자유로움
요즘 뉴욕의 미술관은 여름휴가를 맞아 방문한 관광객으로 북적입니다. 저 역시 한국에서 온 친구들과 뉴욕의 주요 미술관을 자주 찾는데요. 그런데 모두들 잭슨 폴록의 작품 앞에 서면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일명 흘리기 기법(drippin…
20090721 2009년 07월 15일 -
“아니야, 난 뚱보를 그리지 않아”
2년 전 서울 덕수궁미술관에 전시됐던 벨라스케스의 ‘흰옷의 왕녀 마르가리타 테레사의 초상’(1656)을 관람한 사람이라면, 지금 같은 장소에 걸려 있는 페르난도 보테로의 ‘벨라스케스를 따라서’(2006)를 접하고 경악하거나 푸훗 웃…
20090721 2009년 07월 15일 -
옷, 드러난 정치적 도구
“학생, 자네는 아프리카 사람 아닌가? 그런데 지금 뭐 하고 있나? 진짜 아프리카적인 작품을 해보지 그래?” 대학시절,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정책)라는 주제에 천착하던 작가 잉카 쇼니바레(1962~)에게 지도교수가 던진 말…
20090714 2009년 07월 08일 -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4개의 형광등
하나, 둘, 셋, 넷. 벽에 걸린 4개의 붉은 형광등 용도가 궁금하시죠? 이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 정육점에 걸린 형광등이 생각났는데, 조명이 뿜어내는 예사롭지 않은 붉은빛 때문이었죠. 정육점 형광등의 색깔이 붉은 이유에 대해 여러…
20090707 2009년 07월 01일 -
물감통으로 인종차별을 고발함
미켈란젤로는 ‘그리스도의 매장’이란 작품을 결국 미완성으로 남겨둘 수밖에 없었는데, 그 이유는 꼭 필요한 물감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성모 마리아의 옷자락은 아름답고 오래가는 ‘울트라마린 청색’으로 칠하는 것이 관례였는데, …
20090630 2009년 06월 25일 -
순간을 담은 ‘액션 조각’
350개의 종이 더미가 잔디밭에 일렬종대로 서 있습니다. 곧이어 강한 폭발음과 함께 수천만 장의 하얀 종이가 15m 상공으로 날아올라 1초 동안 거대한 벽을 만든 뒤 나비처럼 팔랑대며 다시 땅으로 내려앉습니다. 잠시 상공에 형성됐던…
20090623 2009년 06월 17일 -
전쟁의 상흔, 불편한 유럽 역사 고발
19세기에 예술가들이 파리로 몰려들었듯, 예술가의 야망을 지닌 이 시대 젊은이들은 현대미술의 중심지 뉴욕으로 모여듭니다. 하지만 자신의 경력에 ‘뉴욕 전시’ 한 줄을 보태기가 얼마나 힘든지, 얼마나 피 말리는 경쟁 속에서 이뤄지는지…
20090616 2009년 06월 11일 -
작품보다 더 눈길이 가는 파격성
한 도시를 예술 중심지로 만드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베로니크 샤농 버크 박사는 “19세기 세계 미술의 중심지였던 파리가 그 명성을 뉴욕에 넘겨준 것은 나치 점령과 제2차 세계대전으로 유럽의 많은 예술가가 삶의 터전을 뉴욕으로 옮겼기…
20090609 2009년 06월 0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