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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에 쏙 드는 ‘내 손안 작은 갤러리’
올해 초 아이폰을 산 후 가장 먼저 한 고민이 ‘한층 넓어진 바탕화면을 무엇으로 채울까’였습니다. 처음엔 큼지막한 남편 사진과 함께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내 남자’라는 문구를 담았다가, 지인들의 엄청난 ‘구박’으로 하루 만에 바꿔야…
20100823 2010년 08월 23일 -
도심 옥상에서 그대와 탱고를
어두운 밤, 옥상 문을 열고 들어서자 풀냄새가 물씬 풍겨옵니다. 저 멀리 달빛 아래 N서울타워가 반짝이고, 짙푸른 녹지 가운데엔 나무 바닥으로 된 원형무대가 있습니다. 벌레 소리와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탱고 음악이 묘한 앙상블을 이룹…
20100809 2010년 08월 09일 -
손때 묻은 가구, 오래된 따뜻함
어릴 적 저희 집엔 서랍 문을 내리면 책상이 되는 책장이 있었습니다. 평수도 작고, 방도 작았던 집에 저와 부모님, 할머니, 동생 등 다섯 식구가 오밀조밀 살다 보니 최대한 공간을 덜 차지하는 가구를 놓았던 거죠. 저와 동생이 사용…
20100726 2010년 07월 26일 -
광고, 미술을 사랑한다!
하얀 화면과 진한 먹물이 작가의 손을 통해 선과 번짐으로 이어진다. 부분적인 외관이 점차 하나의 자동차로 완성된다. 농담(濃淡)으로만 표현된 고급차는 그렇기에 더욱 미려하다. 그림 속 자동차는 어느덧 실사(實寫)로 변해 저 멀리 질…
20100719 2010년 07월 19일 -
한국의 미는 동네 뒷산에 있었네
2010 남아공월드컵이 드디어 막을 내렸습니다. 비록 우리나라가 8강 진출엔 실패했지만, 여전히 월드컵 광고는 봇물을 이루고 있는데요. 그런데 광고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은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특히 ‘대한민국에 대한민국이 아…
20100712 2010년 07월 12일 -
산업혁명 피곤함 달래주던 미소
절벽보다 조약돌, 원색보다 파스텔색, 새콤한 롱아일랜드 아이스티보다 달콤한 골든 메달리스트를 좋아한다면 당신은 이 전시의 매력에 폭 빠질 것입니다. 9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에서 열리는 ‘터너에서 인상주의까지 영국…
20100628 2010년 06월 28일 -
햇살…그린…자연을 입은 음반 재킷
요즘 저는 싱어송라이터 김동률 씨와 그룹 롤러코스터의 기타리스트 이상순 씨가 만든 음반 ‘베란다 프로젝트(Verandah Project)’에 폭 빠져 있습니다. 베란다 프로젝트의 음악은 베란다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처럼 자연스러운 …
20100614 2010년 06월 14일 -
디자인 입은 픽시 자전거, 내 맘 흔들려!
바야흐로 자전거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서울 한강변에 사는 저희 부부는 둘이서 자전거를 자주 타는데, 제 ‘애마’는 형광 그린색이 눈에 띄는 ‘베네통 자전거’입니다. 국내 자전거 제조업체가 베네통의 라이선스를 사서 판매하는 이 자전…
20100531 2010년 05월 31일 -
서울의 한옥 속으로 공간이동
뉴욕 유학시절, 학교 수업은 서양미술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었어요. 그래도 일본, 중국, 인도 미술 수업은 따로 몇 시간 마련돼 있었는데, 한국 미술에 관해서는 그마저도 없었죠. 그런 상황에서 교수와 학생들이 큰 관심을 보이며 정확…
20100503 2010년 05월 03일 -
우주의 언어 혹은 근원의 풍경?
전 세계 오래된 벽화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2만 년 전 프랑스 라스코 동굴에서 발견한 들소 떼, 1만5000년 전 스페인 알타미라 동굴과 프랑스 퐁드 공프 동굴에서 발견한 상처 입은 들소와 순록은 당장이라도 뒷다리로 땅을 박차고…
20100504 2010년 04월 26일 -
베낀 것 다시 베끼는 것도 예술
이 작품은 누구의 것일까요. 미술에 문외한이라도 이 정도는 알고 있겠죠. 어떤 분은 “또 앤디 워홀이야?”라고 식상해할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 작품의 크기가 겨우 8.9×7.6cm라는 사실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될 것입니다. 그야…
20100427 2010년 04월 20일 -
억지로 웃고 있는 일본인 닮았군
2008년 미국 LA 카운티 미술관과 뉴욕 브루클린 미술관 한복판에 명품가방 숍이 등장하자 많은 사람은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미술과 브랜드의 만남이 결코 새로운 건 아니지만 노골적으로 미술관에 자리한 명품가방 숍이라니. 비난 여론이…
20100420 2010년 04월 15일 -
커져라 세져라, 어머니에 대한 기억
미국 뉴욕에 현대미술관 모마(MoMA)가 있다면 영국 런던엔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이 있습니다. 특히 테이트 모던의 터빈 홀은 과거 발전소의 발전기가 있었던 곳답게 천장까지 5층 건물 높이고 넓이는 3400㎡에 이릅니다…
20100413 2010년 04월 08일 -
어떻게 조각이 내 맘대로 변하지?
“당신이 그림을 보기 위해 뒷걸음질할 때 등 뒤에 부딪히는 것이 바로 조각이다.” 도대체 무슨 뜻일까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지만, 조각은 기본적으로 공간을 점유하는 3차원적 입체 조형물이란 의미가 가장 크겠죠. 우리 몸이 공간…
20100406 2010년 03월 31일 -
디지털 거울에 비친 21세기 자화상
가혹한 운명의 화살 앞에서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라고 고뇌하던 햄릿. 그가 21세기에 산다면 아마 “접속하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라고 하지 않을까요? 2009년 만 3세 이상 인구의 인터넷 이용률은 77.2%이고, 그중 9…
20100330 2010년 03월 23일 -
뭍에 오른 쇠고래, 예술로 부활
멕시코 출신 가브리엘 오로즈코는 지난주에 소개했듯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무심코 지나치는 현실을 다시 한 번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하는 작가입니다. 그것도 회화나 사진,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면서 말이…
20100323 2010년 03월 18일 -
예술은 창조가 아닌 존재의 재해석
1995년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언뜻 보면 고구마 같은 정체불명의 덩어리 5개가 8만8631달러, 우리 돈으로 1억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됐습니다. 작품 제목은 ‘Socks(five)’, 양말 5짝이었는데요. 멕시코 출신 작가 가…
20100316 2010년 03월 10일 -
프랑스 낭만이 머문 하얀 꽃망울
꽃이 피기엔 조금 이른 계절입니다. 하지만 졸업과 입학이 맞물린 요즘, 설레는 기대감과 조금은 불안한 마음으로 인생의 한 지점을 통과하는 학생들의 가슴에 안긴 꽃다발만큼은 계절을 잊은 채 화려합니다. 꽃다발은 학생들의 미래 역시 활…
20100302 2010년 02월 24일 -
수영복 벗어던진 빅사이즈 ‘핀업걸’
이 여인, 뜨거운 태양 아래 캘리포니아 해변을 누볐던 게 틀림없어 보입니다. 아직도 작열하는 태양 빛은 미처 걸러지지 않은 듯, 창가의 푸르스름한 블라인드를 통해 방으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벗어던진 수영복 때문에 과감하게 노출된 가…
20100216 2010년 02월 11일 -
마음속에 남은 풍경으로 초대
아무것도 찍히지 않은 듯한 생각에 다시 한 번 천천히 표면을 눈으로 더듬습니다. 그러다 보면 날리는 눈발 너머로 보이는 가느다란 수직선들이 전봇대라는 걸 알게 됩니다. 전봇대가 서 있는 방향으로 시선을 옮기면 나무들과 한 채의 집이…
20100209 2010년 02월 0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