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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갓’카오 공화국

카카오, 갓카오?

안 되는 거 빼고 다 되는 카카오, 쓰면서 ‘갓카오’ 외칠 뻔했는데… 일주일간 카카오 서비스로만 살아보니

카카오, 갓카오?

[사진 제공 · 카카오IX]

[사진 제공 · 카카오IX]

기자 초년병 때 명함에 QR코드를 박아서 가지고 다녔다. QR코드를 찍으면 인터넷 개인 블로그와 작업물 페이지가 나왔다. 그때만 해도 명함을 받으면 십중팔구 신기해하며 이렇게 물었다. “이게 뭐예요?” 

수년 전까지만 해도 스마트폰 카메라로 QR코드를 찍어 어딘가로 접속한다는 것 자체가 생소한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QR코드를 찍어 기업 이벤트에 참여하고 송금과 결제도 손쉽게 할 수 있다. 이제 QR포비아는 없다.


단골 식당에 붙은 ‘노란 딱지’의 정체

기자가 일주일 동안 가본 카카오페이 가맹점들. [구희언 기자]

기자가 일주일 동안 가본 카카오페이 가맹점들. [구희언 기자]

거리를 걷다 보면 입구에 ‘노란 딱지’를 붙여놓은 식당과 카페를 쉽게 볼 수 있다. 카카오프렌즈의 라이언 캐릭터와 QR코드가 인쇄된 그 딱지는 카카오페이로 결제가 가능한 온·오프라인 가맹점 또는 제휴사라는 표시다. 카카오페이는 11월 가입자 2500만 명을 넘어섰다. 10월 기준으로 월 거래액은 2조3000억 원을 돌파했다. 20만 개 넘는 가맹점 중 오프라인 가맹점은 12만 개에 달한다. 카카오톡이 깔려 있으면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카카오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 중국의 국민 메신저 위챗으로 쓰는 위챗페이와 여러모로 닮은꼴이다. 


카카오페이는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깔지 않고 카카오톡 내에서 쓸 수 있는 금융 서비스다. [사진 제공 ·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는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깔지 않고 카카오톡 내에서 쓸 수 있는 금융 서비스다. [사진 제공 · 카카오페이]

11월 20일부터는 카카오톡에 별다른 앱이나 인증서를 깔지 않아도 펀드 및 증권 투자가 가능해졌다. “카카오페이의 비전은 궁극적으로 단순한 지불 결제 시스템이 아니라,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 커가는 것입니다.” 11월 19일 열린 ‘카카오페이 넥스트’ 주제의 기자간담회에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한 말처럼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카카오 서비스는 점차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11월 19일 열린 ‘카카오페이 넥스트’ 주제의 기자간담회에서 오용택 카카오페이 투자운용 수석매니저가 투자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카카오페이]

11월 19일 열린 ‘카카오페이 넥스트’ 주제의 기자간담회에서 오용택 카카오페이 투자운용 수석매니저가 투자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카카오페이]

그렇다면 현재 카카오 서비스로 어디까지 생활할 수 있을까.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가 열린 11월 20일부터 일주일 동안 카카오 서비스에 온전히 몸을 맡겨보기로 했다. 여기서 카카오 서비스는 카카오 자체 서비스와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M, 카카오게임즈, 카카오IX 등을 포함한 것이다. 택시는 카카오T를 쓰면 되지만 지하철이나 버스 요금은 카카오페이로 지불할 수 없어 예외로 뒀다. 과연 기자의 카카오 라이프는 어땠을까. 

카카오페이를 수시로 쓰려면 메신저 설정을 바꿔야 했다. 카카오톡을 켠 채 스마트폰을 흔들면 카카오페이 결제 화면이 뜬다기에 열심히 흔들어봤지만 미동도 없었다. 카카오톡 내 ‘더보기’ 메뉴에서 ‘실험실’로 들어가 ‘쉐이크 기능’을 켜야 코드 스캐너와 바코드가 떴다. 기능을 켜고 다시 카카오톡 창에서 스마트폰을 흔들자 가벼운 진동과 함께 코드 스캐너가 떴다. QR코드나 바코드를 스캔하면 송금, 결제, 공과금 납부 등이 가능했다. 위젯으로 만들어 스마트폰 바탕화면에 둘 수도 있었다. 

카카오톡 내 프로필 페이지 하단에 카카오페이 잔액이 떴다. 7500원. 무슨 돈인가 생각해보니 얼마 전 회사 선배의 부탁으로 물건을 사다준 후 송금 받은 것이었다. 돈을 카카오뱅크로 받은 줄 알았는데 카카오페이에 들어가 있었다. 카카오페이 메뉴를 누르자 투자, 청구서, 멤버십, 인증, 쿠폰, 더치페이, 페이카드, 금융제휴 버튼이 보였다. 11월 20일부터는 매일 오전 11시, 5가지 투자 상품이 열려 별도의 예치금 계좌 없이 카카오페이에 연결된 계좌로 해당 종목에 투자할 수 있었다.


터치 몇 번으로 송금하듯 투자

첫날에는 낮 12시가 안 돼 접속했는데 ‘부동산 아파트 담보(서울시 노원구)’ 상품이 벌써 목표 모금액인 7000만 원을 채우고 마감된 상태였다. ‘첫날 투자해봐야 기사에 쓸 수 있겠다’ 싶어 마음이 급해졌다. 모집 마감이 임박한 ‘아파트 담보(서울시 용산구)’ 상품을 클릭했다. 모든 상품의 최소 투자 금액은 1만 원부터였다. 이 상품의 투자기간은 11개월이고 모집금액은 2억 원, 연 수익률은 9.8%(11월 20일 기준)라고 쓰여 있었다. 터치 몇 번으로 예상 세후 수익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편했다. 100만 원을 투자했을 때 예상 세후 수익은 5만3892원. 시중은행의 금융 상품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니 시작도 안 했는데 돈을 번 것 같았다. 물론 확정된 금액은 아니며, 카카오페이나 제휴 투자사(여기서는 ‘피플펀드’)가 원금과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으니 투자 전 신중해야 한다. 

기자 같은 ‘투알못’(투자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이 터치 몇 번으로 손쉽게 투자에 입문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었다. 카카오페이는 투자 서비스 오픈 기념으로 12월 19일까지 기간 내 1만 원 이상 투자한 사람 가운데 5만 명을 추첨해 카카오페이 머니 5000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맛보기 차원에서 1만 원을 투자했다. ‘동의함’을 타이핑하고 확인을 누르니 투자 중인 상품 목록이 경신됐다. 생애 첫 투자였다. 

첫발 떼기가 어렵지, 두 번째부터는 쉬웠다. 그다음 날 오전에도 투자 페이지에 접속했는데 새로 열린 ‘아파트 담보(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상품은 마감된 상태라 남아 있던 ‘온라인몰 선정산’ 상품과 ‘개인채권 트렌치A’ 상품에 각각 1만 원씩 투자했다. 소액이라도 엄연한 투자지만, 꼭 쇼핑몰 타임세일 특가 딜을 충동구매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온라인몰 선정산’ 상품을 터치하고 돈을 넣는 순간 ‘투자 모집이 마감된 상품입니다’라고 알림이 뜨면서 곧장 마감됐다.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1시마다 신규 상품이 열렸다.


카카오톡 열고 흔들어 결제

카카오페이 코드스캐너로 매장 QR코드를 스캔하면 송금 창이 뜬다. [구희언 기자]

카카오페이 코드스캐너로 매장 QR코드를 스캔하면 송금 창이 뜬다. [구희언 기자]

사뿐히 투자를 마치고 카카오페이로 계산할 수 있는 식당을 찾았다. ‘노란 딱지’가 붙은 식당. 눈여겨보지 않아 그렇지, 생각보다 많은 식당 입구에 얼굴을 빼꼼 내밀고 있는 라이언이 보였다. 식사를 마치고 스마트폰을 흔들어 코드 스캐너로 계산대에 있는 QR코드를 찍자 바로 입금할 수 있는 화면이 떴다. 2인 식사비 1만6000원을 송금하고 지문 인증을 하자 식당 사장님의 스마트폰에 카카오톡 알림 메시지가 떴다. 기자의 스마트폰으로는 오프라인 결제를 하면 주는 카카오프렌즈 한정판 이모티콘이 왔다. 

카카오페이 QR결제를 받고 있는 식당 사장님은 “삼성페이는 손님의 휴대전화를 받아 결제하다 보니 떨어뜨릴까 봐 겁이 날 때도 있는데, 카카오페이는 손님이 그 자리에서 입금해주는 시스템이라 따로 건드릴 게 없어 편하다. 카드 수수료 없이 현금을 바로 받을 수 있어 식당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게 없어 신청했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12월 31일까지 소상공인을 위한 카카오페이 QR결제 키트를 무료로 제작해 나눠주고 있다. 잔돈을 준비할 필요 없고, 별도 수수료도 없다는 것이 카카오페이 측의 설명이다. 소상공인이나 고객이 내는 수수료가 없다는 점은 초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사세를 확장한 카카오모빌리티를 보는 것 같았다. 네이버페이(카드 사용 시 캐시백 1%)보다 다소 낮은 카카오페이 적립률(기본 캐시백 0.3%)을 의식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희는 카카오페이 안 되는데요”

주요 편의점에서는 연말까지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면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구희언 기자]

주요 편의점에서는 연말까지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면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구희언 기자]

중국의 경우 노점상에서도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것처럼, 카카오페이 역시 별도의 VPN(가상사설망) 없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결제가 가능하다. 연말까지는 라이언이 크게 그려진 카카오페이 체크카드를 발급받아 이용하면 기본 캐시백 0.3% 외에 월 1만 원 한도 내에서 추가 캐시백 2.7%(한 달에 50만 원 이상 쓸 경우)를 주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카카오페이를 써볼 참이라면 올해가 기회다. 연말까지 할인 이벤트가 푸짐하기 때문이다. 투썸플레이스, 엔제리너스, 커피빈, 탐앤탐스, 카페베네, 카페드롭탑 등 주요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카카오페이로 1만 원 이상 결제하면 2000원 할인, 5000원 이상 결제하면 1000원을 즉시 할인해주는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회사 근처 투썸플레이스에서 커피 두 잔에 조각 케이크 하나를 시키니 1만 원이 넘었고 카카오페이로 결제해 2000원을 할인받았다. 한 달여 뒤 포인트로 돌아오는 신용카드사 할인과 달리, 그 자리에서 바로 할인되니 기분이 좋았다. 다만 이런 혜택은 1일 1회, 인당 2회로 한정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카카오페이 안내 페이지에 나와 있는 모든 매장에서 결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광고에 나온 것처럼 “카카오페이로 할게요”라고 말했다 “저희는 안 되는데요”라는 대답을 듣기도 했다. 투썸플레이스의 경우 안내 페이지에 나온 카카오페이 가맹점이지만, 회사 근처 지점에서는 카카오페이 결제가 가능한 반면, 강남 한 지점에서는 쓸 수 없었다. 카카오페이 안내 페이지에는 ‘가맹점 사정에 따라 일부 매장은 결제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저녁에도 카카오페이 결제 가능 마크가 붙은 곳을 찾아가 식사했다. 기자가 찾은 식당과 카페 가운데 카카오페이 마크가 있는 곳은 대부분 사장의 연령대가 젊었다. 평소 자주 가는 식당의 나이 지긋한 사장님에게 “카카오페이 결제 안 쓰시느냐”고 물으니 “그런 게 있나. 카카오톡으로 결제도 되는지 몰랐다. 우리 같은 사람은 뭔지 몰라서 못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편의점 마니아’인 기자의 니즈를 충족해줄 이벤트도 한창이다. CU와 GS25에서는 11월 30일까지 카카오페이로 1만 원 이상 결제 시 2000원, 이마트24와 세븐일레븐에서는 12월 31일까지 5000원 이상 결제 시 1000원을 할인해준다. 그렇다. 맥주 4~5캔(1만 원)을 저렴하게 구매해 냉장고에 쟁여놓기에 그만인 이벤트다. 

CU에서 맥주 5캔을 사고 카카오페이로 결제해 2000원을 할인받았다. 수입맥주 한 캔을 1600원꼴로 산 셈이라 기분이 좋았다. 다른 편의점도 이런 식으로 순회하며 할인 혜택을 받았다. 대다수 편의점은 따로 카카오페이 결제가 된다고 쓰여 있지 않아도 바코드만 찍으면 결제가 돼 편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에게 “손님들이 카카오페이를 많이 쓰느냐”고 묻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카카오페이를 처음 받아봤다”고 답했다. 또 다른 편의점주는 “카카오페이가 나온 지 좀 됐는데 우리 매장에서 결제가 가능해진 건 10월 말부터였다. 할인 이벤트가 있어 카카오페이를 쓰는 손님이 간간이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들과 가맹을 맺어 바코드 하나로 결제하고 편의점 멤버십 포인트도 쌓을 수 있었다. 그동안 귀찮아서 쌓지 않던 편의점 포인트를 카카오페이 바코드 덕에 쏠쏠히 모았다. 

애플페이나 삼성페이처럼 하드웨어 기술에 의존하는 결제 방식이 아니라서 특정 스마트폰에서만 쓸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보다 기기 선택의 폭이 넓었다. 기존에 쓰던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8 외에 샤오미 홍미노트5에서도 카카오톡을 깔고 흔들어 바코드를 보여주면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수 있었다. 

카카오페이가 금융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와 연동·협업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도 많다. 그러나 “카카오 내에서도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역할은 명확히 구분된다”는 게 류영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과 경쟁하는 것이고, 카카오페이는 은행 플랫폼과 제휴해 좋은 상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주문하니 취소해달라는 매장

하지만 카카오 자체 서비스로 가면 한계 역시 뚜렷했다. 카카오톡 ‘주문하기’ 메뉴로 치킨을 배달시켰는데, 곧바로 매장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매장 관계자는 “카카오톡으로 주문하면 기존 배달료 외에 추가로 배달료가 붙는데 괜찮겠나”라며 “취소하고 배달통이나 요기요 등 다른 앱으로 다시 주문하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카카오 서비스로만 살아보는 것이 계획이라 괜찮다고 했다. 

나중에 배달 온 사람에게 돈을 지불하면서 이유를 묻자 그는 “카카오톡 주문하기로 주문을 받으면 수수료가 너무 많이 나간다. 그래서 배달료 명목으로 2000원을 추가로 더 받을 수밖에 없다. 메뉴 가격에 배달료를 포함시킨 업체들은 추가로 돈을 받을 수 없어 카카오톡 주문하기에 메뉴를 올려놓고도 주문이 들어오면 그 메뉴가 품절됐다며 팔지 않는 실정이다. 다음에는 전화나 다른 배달 앱으로 주문해달라”고 설명했다. 기사를 쓰려고 카카오톡으로 처음 주문해봤다고 하자 그는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말을 꼭 좀 써달라”고 강조했다. 배달시킨 치킨은 따끈따끈하고 바삭바삭해 맛있었지만 뒷맛이 씁쓸했다. 

평소 찾던 쇼핑몰 대신 카카오톡 ‘스타일’과 ‘쇼핑하기’ ‘메이커스’ 메뉴에서 윈도쇼핑을 한참 하고 ‘카카오페이지’에서 웹툰과 웹소설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메이커스에서 독특한 제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창문에 붙이는 뽁뽁이나 사탕수수로 만든 종이컵과 빨대 등은 제품 설명을 읽다 보니 절로 사고 싶어질 정도였다. 모두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수 있었다. 

카카오톡 ‘헤어샵’에는 서비스 론칭 당시보다 훨씬 많은 매장이 입점해 있었는데, 회사와 집 근처 미용실도 등록돼 있어 편한 시간을 정해 쉽게 예약했다. 연말까지는 처음 예약 시 1만 원 이상 3000원 할인 쿠폰, 3만 원 이상 5000원 할인 쿠폰, 5만 원 이상 7000원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카카오게임즈’에서는 카트라이더를 연상케 하는 ‘프렌즈레이싱’과 유명 웹툰을 게임으로 만든 ‘외모지상주의’가 인기라, 다운로드해 플레이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아, 물론 길치인 기자에게 ‘카카오맵’과 ‘카카오지하철’ ‘카카오버스’ 앱은 없으면 안 될 산소 같은 존재다.


할인 이벤트 끝나도 계속 쓸까

[사진 제공 · 카카오IX]

[사진 제공 · 카카오IX]

주말에 먹을거리는 카카오톡 ‘장보기’ 메뉴에서 주문했다. 가족, 친구와 함께 장보고 한번에 주문 가능한 메뉴가 있어 편했다. 노브랜드를 비롯해 이마트에서 파는 신선식품은 물론, 물건 대부분을 주문할 수 있었다.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은 뒤 계산하면서 원하는 배송시간대를 입력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니 문 앞에 이마트몰 왕십리점에서 온 물건이 놓여 있었다. 


카카오톡 내 ‘영화예매’를 이용하면 롯데시네마에서 상영 중인 영화를 예매할 수 있다.

카카오톡 내 ‘영화예매’를 이용하면 롯데시네마에서 상영 중인 영화를 예매할 수 있다.

카카오톡 ‘영화예매’는 롯데시네마와 연계돼 있었다. 요즘 대세라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티켓 2장을 예매한 뒤 1장을 친구 카카오톡으로 보냈다. 롯데시네마 앱보다 가벼우면서도 기능은 동일해 스마트폰에 있는 영화관 앱은 지워도 될 것 같았다. 

일주일 동안 써본 결과 카카오가 그리는 ‘지갑 없는 일상’이 가능해지려면 아직은 준비가 더 필요할 것 같았다. 카카오페이로는 주요 편의점과 마트, 가맹점에서 편하게 결제할 수 있었지만, 결제가 불가능한 곳들도 있었다. 카카오 서비스 내에서는 수수료 때문에 주문받기를 꺼려하는 소상공인도 적잖았다. 카카오페이로 많이들 결제한다지만, 기자가 방문한 매장에서는 오히려 카카오페이를 쓰는 손님을 처음 봤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변수가 하나 더 있었다. 11월 24일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KT 아현지사 화재다. 이로 인해 통신이 마비되면서 인근 일부 매장에서 카카오페이 결제가 불가능해져 할인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실물 카드가 있어야만 대금을 결제할 수 있었다. 카카오페이 머니를 쓸 수 있는 라이언 카드를 발급받지 않았다면 결제를 아예 못할 뻔했다. 


기자가 발급받은 카카오페이 카드. 뒷면 QR코드를 활용해 손쉽게 더치페이를 할 수 있다. [구희언 기자]

기자가 발급받은 카카오페이 카드. 뒷면 QR코드를 활용해 손쉽게 더치페이를 할 수 있다. [구희언 기자]

송금만큼은 아주 편했는데, 카카오뱅크 계좌 하나를 연결해놓으니 그때그때 카카오톡으로 필요한 사람에게 돈을 보내거나 더치페이를 손쉽게 할 수 있었다. 현재까지 송금 수수료가 무료인 것도 장점이다. 고지서를 카카오톡으로 받는 사람들의 경우 종이를 낭비하지 않고 스마트폰에서 바로 입금도 할 수 있어 편하다는 평이 많았다.

아마도 지금의 카카오 서비스, 카카오페이 가입자 및 거래액에는 약간의 거품이 끼어 있을 것이다. 기자처럼 할인 혜택을 챙기려고 반짝 쓴 뒤 더는 사용하지 않는 고객도 있을 수 있다. 카카오 서비스의 진가와 실사용자 규모는 다채로운 이벤트가 끝나는 12월 31일이 지나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주간동아 2018.11.30 1166호 (p8~13)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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