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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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동, 이번에도 압도적으로 보수 후보 지지

‘서울 압승’ 李 대통령 14.57% 득표 그쳐… 김문수 후보 77.90%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25-06-15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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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 뉴스1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은 21대 대선에서 1728만7513표를 얻어 헌정사상 최다 득표 기록을 세웠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뒤졌던 서울에서도 득표율 47.13%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41.55%)를 앞섰다.  

    서울에서 이 대통령이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한 곳은 강남구로, 유효 투표의 56.58%가 김 후보에게 쏠렸다. 이 대통령은 32.23%를 얻는 데 그쳤다. 이 대통령은 강남구 22개 법정동 가운데 세곡동(41.92%), 일원1동(38.88%), 수서동(38.16%) 등에서 선전했지만, 단 한 곳에서도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다.

    강남구 안에서 두 후보의 격차가 가장 컸던 지역은 압구정동이다. 김 후보가 77.90%, 이 대통령이 14.57%를 득표했다. 현대아파트가 있는 압구정동 제1투표소만 놓고 보면 김 후보(86.94%)가 이 대통령(6.64%)을 80.3%p 차이로 앞섰다. 

    압구정동은 20대 대선 때도 윤 전 대통령에게 압도적 승리를 안겨준 곳이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서울 강남구에서 67.01%, 압구정동에서 84.47%, 압구정동 제1투표소에서 90.56%를 득표했다. 이때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선 이 대통령 득표율은 강남구 30.35%, 압구정동 13.84%, 압구정동 제1투표소 7.90%였다. 

    1987년 김영삼, 비보수 후보로 유일하게 1위

    압구정동은 1987년 대통령직선제 개헌 이후 치른 9번의 대선에서 대부분 보수 진영 후보를 선택했다(그래프 참조). 비(非)보수 후보가 1위를 차지한 것은 13대 대선이 유일하다. 이때 ‘군정 종식’을 기치로 출마한 통일민주당 김영삼 후보가 39.76%를 득표해 민주정의당 노태우 후보(35.30%)를 꺾었다. 당시 서울 전체로 보면 득표율 32.62%로, 1위였던 평화민주당 김대중 후보는 압구정동에서 3위(19.22%)에 그쳤다.   



    ‘압구정 표심’은 이처럼 서울 전체는 물론, 강남구와도 따로 갈 때가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로 2017년 5월 치른 19대 대선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전국 41.08% 득표율로 당선했다. 강남구에서도 유효투표의 35.36%를 얻어 득표율 26.78%에 머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8.58%p 차로 눌렀다. 그러나 압구정동에서만큼은 홍 후보가 압도적 1위(41.93%)였다. 문 전 대통령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21.49%)에게도 밀린 3위(21.02%)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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