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와 一病息災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아버지 안부를 묻자 목이 잠기더니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는, 알 수 없는 말을 마지막으로 전화를 끊었습니다. 20대 초반 목련꽃처럼 짧지만 애틋하게 만났던 그녀가 미국 유학길에 오…
200909082009년 09월 02일‘저 마음이야’ 하고 믿어지는 사람
참다 못한 엄마가 한마디 하십니다. “이상하게 네가 쓴 기사는 재미없더라. 사람들은 그런 얘기 안 좋아해, 알지?” 옆에 있던 솔메이트도 한마디 거듭니다. “관심이 안 가긴 하더라. 재밌는 것 좀 써봐. 아니면 재밌게 쓰든가.” 방…
200909012009년 08월 26일샤넬과 ‘마이너리티 리포트’
프랑스의 고급 패션브랜드 ‘샤넬’에도 남성복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패션쇼장에서 선보이는 수십 벌의 여성복 사이사이 ‘약방의 감초’격으로 등장하는 남성복을 발견했을 때나 디자인에, 품질에, 그리고 가격에 놀라 ‘경외’의 마음으로…
200909012009년 08월 26일아름다움을 좇는 욕망의 전차
‘미시’ 탤런트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K씨가 페놀 박피 시술을 받았다고 하더군요(제가 다니는 청담동의 모 피부관리실 원장이 해준 말이기 때문에 100% 확실한 건 아니지만요^^;;). HD 화면에서도 아기 같은 도자기 피부를…
200908252009년 08월 19일일자리 노마드族의 비애
“퇴근시간을 칼같이 지킨대요. 야근 없는 천국이죠.” “휴가 중엔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연락 안 하는 게 철칙이래.” “구글 캠퍼스, 소문대로야. 자유롭게 일하고, 공짜 음식 많고.” “유럽 관광명소가 옆집이나 다름없으니 …
200908252009년 08월 19일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 결합으로
한국정보통신대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가 3월1일부터 KAIST ICC(IT Convergence Campus)로 새롭게 출발합니다”라는 팝업창이 뜹니다. 한때 한국 정보통신(IT)을 이끌 고급 인재를 양성하…
200908182009년 08월 13일‘세컨드 한류’를 위하여
한 달 전 절친한 프랑스 친구에게서 e메일을 받았습니다. ‘내 사촌동생이 곧 한국에 갈 거야. 초행길이니 잘 좀 부탁해.’ 그렇게 소개받은 친구의 사촌동생 레아는 프랑스 투르의 한 의대에 다니는 스무 살짜리 여대생이었습니다. 한국에…
200908182009년 08월 13일지식 도둑이 ‘운 나쁜(?) 사람’
며칠 전 미국에 거주하는 독자에게서 e메일을 받았습니다. “내 마음을 괴롭히는 것이 하나 있다”라는 말로 시작되는 e메일에는 그가 25년 전 미국에 유학 왔을 때 겪은 일화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는 미국에 오기 전, 한국에서 300…
200908112009년 08월 05일잘못된 교통사고 통계와 자전거 보험료'
2007년 5월 경찰의 교통사고 통계 축소에 대한 기사를 썼다. 보험개발원과 15개 손해보험사(이하 손보사)의 자료 등을 기준으로 한 교통사고 관련 통계가 경찰 통계보다 3.8배 많고, 부상자도 전년 대비 9.4% 늘었다는 내용. …
200908112009년 08월 05일강남 유흥가의 빈 순찰차
“아따, 참말 미쳐불겄다. 저기 앉아 있는 것들 봐라, 또 왔네.” 지난해 이맘때였습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바’를 운영하는 선배의 업소에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밥 한번 먹자”는 선배에게 바쁘다는 핑계로 번번이 거절한 것…
200908042009년 07월 29일외고 행정의 배짱과 오만
자녀를 외국어고등학교에 보내고 싶어 하는 학부모들이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사립대보다 비싸다는 ‘외고 학비’입니다. 상류층이라면 모를까, 가계에서 연간 1000만원을 망설임 없이 뚝 떼어낼 수 있는 가정은 흔치 않으니까요.이런 학부…
200908042009년 07월 29일“우리 등잔 밑은 어둡스무니다”
일본 취업 성공기 취재차 2박3일 일정으로 도쿄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출국하기 전까지는 반신반의했습니다. 세계적인 경기불황에 우리 젊은이들이 낯선 땅에서 과연 제 구실을 하고 있을지 의문스러웠거든요.하지만 도쿄에 도착하자마자 저의 …
200907282009년 07월 20일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돌쇠’
7월4일 결혼을 했습니다. ‘의식을 위한 의식’이라며 툴툴거리면서도 누구보다 예뻐 보이고 싶은 하루였죠. 그런데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결혼식에 와주신 고마운 분들이네요. 온전히 저라는 사람을 축하해주러 와주셨으니까요. 호호백발…
200907282009년 07월 20일大를 위해 小가 희생하려면
‘대(大)를 위해 소(小)를 희생하라.’ 누구나 쉽게 꺼내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는 자기가 제3자이거나 다수에 속할 때 하는 말입니다. 자신이 소수에 속한다면 이 말을 하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소수의 희생만 강요할 뿐 이에 대한…
200907212009년 07월 15일‘도슨트 공해’에서 탈출하기
도슨트(Docent·작품설명 담당자)를 처음 접한 건 2년 전 서울에서 열린 한 전시회에서였습니다. 마네의 ‘피리 부는 소년’ 앞에 수십명의 관람객이 운집한 가운데 도슨트의 목소리가 확성기를 통해 울려 퍼졌습니다. “이 작품은 프랑…
200907212009년 07월 15일위대한 기업의 조건
출장차 미국 서부 마운틴뷰에 자리한 구글 본사에 다녀왔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면서 자동차로 약 40분 거리의 회사까지 출퇴근을 하는 한국인 직원 미키 김(김현유) 씨와 동행한 출근길. 김씨의 차 옆으로 속도를 내며 지나가는 큰…
200907142009년 07월 08일아물지 않은 상처들
벌써 22년 세월이 흘렀네요. 전국이 군부독재 정권에 항거하는 불길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1987년 6월이 바로 어제 같은데 말입니다. 밤 12시면 술집이 문을 닫아 ‘강제금주’를 당하고, 술자리에서 말 한마디 편하게 못하던 그때에 …
200907142009년 07월 08일미국에서 사고 치고 한국에선 나 몰라라?
국내 명문 의대를 졸업한 의사 P씨는 15년 전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과실치상 등 3가지 의료사고로 현지 검찰로부터 기소를 당했습니다. 이후 유죄판결을 받고 의사면허를 박탈당했습니다. 그러자 P씨는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비록 미국 …
200907072009년 07월 01일“God send you good speed!”
현대사회에서 스피드는 선(善)이요, 자랑이요, 능력입니다. “그 친구, 일 참 잘해”라는 말에는 ‘빨라서 좋다’는 칭찬이 내포돼 있죠. 치킨이나 피자가 30분 안에 배달되지 않으면 짜증이 납니다.한 취업전문 사이트의 조사결과에 따르…
200907072009년 07월 01일기자와 요원의 잘못된(?) 만남
국가정보원 방문을 위해 하루 전날 이름, 주민등록번호, 카메라 장비를 알려놨습니다. 안내실에 신분증과 휴대전화를 맡긴 뒤 취재용 녹음기를 갖고 들어가도 되느냐고 물었죠. 정보요원들이 모처(?)에 전화를 걸어 부탁을 거듭한 끝에야 겨…
200906302009년 06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