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에 세속의 욕망 담아서야…
1990년대에 사찰음식을 취재하러 다닌 적이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불자도 아니고 다른 종교에 대해서도 어떤 신념이 있는 것이 아니다. 당시 사찰음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한국음식의 원형이 그 안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201101242011년 01월 24일탱글탱글 서해안 굴 실종사건
겨울, 굴 철이다. 식당마다 굴을 낸다. 그런데 옛날의 그 진한 맛의 굴이 아니다. 큼직함에도 맛이 많이 비었다. 굴 산지 여기저기에 전화를 해봤다. 답답한 일이 많다. 한반도에 자생하는 굴은 참굴, 강굴, 벗굴, 털굴, 바윗굴, …
201101172011년 01월 17일껍질이 홀랑 벗겨져야 진짜 찐빵이지
간혹 음식 이름에서 그것을 먹는 사람들의 욕구가 발견될 때가 있다. 재료와 조리법에 따르면, 원래는 달리 불러야 하는 음식이 그렇다. 일례가 찐빵. 변칙이 조금 있기는 하지만 빵과 떡은 곡물 가루를 반죽해 굽는가, 아니면 찌는가에 …
201101102011년 01월 10일한식도 알고 보면 패스트푸드
외국에서 새로운 개념의 단어가 들어오면 의미를 정확히 해석해서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가끔 단어가 지닌 정치적, 경제적 또는 상업적 활용성에 치중해 자기 식대로 오용한다. 이런 일은 대체로 지식인인 척하는 사람들에 의해 일어난다. …
201101032011년 01월 03일좋은 사람들과 ‘펀치 칵테일’ 어때요?
칵테일은 여성을 유혹하는 술로 통한다. 독주(毒酒)의 쓴맛을 싫어하는 여성도 칵테일 특유의 달달함을 음미하며 홀짝홀짝 마시다 보면 어느 순간 취해버리기 때문. 바에 앉아 칵테일 한 잔을 하며 바텐더나 옆자리 사람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201012272010년 12월 27일감귤? 온주귤? 못생긴 것이 맛 좋아
제주도에서 나는 노란색의 오렌지 같은 과일을 두고 우리는 감귤, 귤, 밀감 등으로 부른다. 이 용어들을 한번 정리해보자. 이런 용어 정리도 음식 이야기만큼 재미있는 일이다.감귤(柑橘)은 운향과 감귤나무아과 감귤속, 금감속, 탱자나무…
201012272010년 12월 27일검은색 면발, 얼마나 구수하십니까?
냉면과 막국수는 한국 사람들이 즐기는 대표적인 국수류다. 그래서 우리 국민은 메밀 맛을 잘 알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다들 함량미달의 메밀면을 먹으면서 그게 맛있는 메밀면이라고 여긴다. 처음엔, 함량미달 메밀면을 내는 집들…
201012132010년 12월 13일왔구나! 동해 바다 겨울 별미
양미리와 도루묵이 제철이다. 동해안의 일부 항구에서는 이 생선들로 축제를 열기도 한다. 속초항에서는 겨울 동안 파시가 열리는데, 어선에서 막 내린 그물에서 양미리와 도루묵을 떼어내고, 그 곁에 세워진 10여 동의 간이 포장마차에서 …
201012062010년 12월 06일요즘 떡 맛이 도대체 왜 이래?
‘떡보’라는 말이 있다. 떡을 맛있어해 즐겨 먹는 사람을 낮잡아 이를 때 쓴다. 식성이 좋아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을 ‘먹보’라 하고, 밥을 많이 먹는 사람을 ‘밥보’, 잘 우는 사람을 ‘울보’라 하는데, 그 ‘-보’자 계열의 단어…
201011292010년 11월 29일참게도 원산지 세탁을 한다고?
참게는 알을 뱄을 때가 가장 맛있다. 살보다는 알 맛이 좋은 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참게 제철에 대해 헷갈리는 것이 있다. 언론에선 봄에도 ‘참게가 제철이다’ 하고, 가을에도 ‘참게가 제철이다’ 한다. 참게는 두 계절 다 맛있다는…
201011222010년 11월 22일입맛은 여전하다, 음식이 변했을 뿐
유명한 산의 등산길 초입에는 반드시(?) 막걸리집이 있다. 또 막걸리 안주로 반드시 도토리묵이 있다. 그 집에서 직접 쑨 묵임을 확인해주기 위해 사발에 굳힌 도토리묵이 가게 앞에 진열돼 있는 것이 보통이다.등산객들은 이런 곳에 앉아…
201011152010년 11월 15일비빔밥 세계화? 무엇을 넣고 비빌 텐가
MBC ‘무한도전’ 팀이 11월 중순께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한식 광고를 하기로 했단다. 무한도전 팀은 이미 지난해 말 ‘뉴욕타임스’에 비빔밥 광고를 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때 반응이 좋았다며 또 광고를 하는 모양이…
201011082010년 11월 08일우리들만의 김치 집착 증후군
배춧값 폭등 사태가 지나갔다. 이제는 폭락을 걱정한다는 말이 나온다. 배추 한 포기에 1만5000원이던 기간이 얼마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배춧값이 뛰어 난리가 난 기간은 한 달도 안 될 것이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내 식…
201011012010년 11월 01일막 사먹는 고춧가루, 누구냐 너?
고추는 ‘캐시컴 아늄(Capsicum annuum)’이라 부르는 식물로 중남미가 원산지다. ‘신대륙 발견’ 이후 유럽인의 손에 의해 전 세계에 번졌다. 환경 적응력이 뛰어난 고추는 이식지에 따라 다양한 모양과 맛을 내는 식물로 변형…
201010252010년 10월 25일막걸리
와인을 울리는 우리 전통술 막걸리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제는 국내산 쌀 막걸리, 유기농 쌀 막걸리를 넘어 토종 농산물을 넣고 빚어 새로운 맛과 향을 지닌 막걸리가 속속 등장한다. 누룽지 막걸리, 더덕 막걸리, 인삼 막걸리, 오…
201010252010년 10월 25일그 많은 가을 전어 어디서 왔나
1980년대 초 우리 가족은 경남 마산(최근에 창원으로 통합)에서 서울로 이사했다. 서울로 옮기고 나서 가을이면 연중행사처럼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전어를 구입해 회로 먹고 구워 먹으며 향수를 달랬다.당시 수도권에서는 전어를 잘 먹지 …
201010182010년 10월 18일‘그놈이 그놈’ 헷갈려도 맛은 최고
가을이 성큼 다가오면서 서해안에 대하가 붙었다. 대하는 보리새웃과의 새우다. 크다 해서 대하라 한 것이 아니다. 생물학적 이름 자체가 대하다. 대하는 1년을 산다. 4~5월에 알에서 깬 대하는 연안에서 왕성한 먹이활동으로 급속도로 …
201010112010년 10월 11일미꾸리와 미꾸라지 구별하십니까?
어느새 가을이니, 추어탕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추어탕은 지역마다 끓이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추어탕집은 제각각 서울식, 전라도식, 경상도식, 강원도식으로 낸다고 하지만 손님 입장에선 그 맛에서 뚜렷하게 구분되는 지점이 없다.…
201010042010년 10월 04일포도주용 머스캣을 드셔보았나요?
포도는 오래전부터 우리 땅에서 재배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땅은 포도의 한 종류인 머루의 자생지다. 그러나 원예작물로 기르기 시작한 것은, 그러니까 상업적으로 규모 있는 재배단지를 조성한 것은 1906년부터다. 이해 뚝섬에 원예모…
201009132010년 09월 13일난 밤고구마가 정말 좋은데…
요즘 시장에 가면 참 다양한 고구마를 보게 된다. 속노랑고구마, 자색고구마, 호박고구마 등. 생산량도 늘고 있다. 쌀이 남아돌면서 논에 벼 대신 고구마를 심는 농민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만 따라준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다.고구마…
201009062010년 09월 0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