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처럼 술독에서 건져내는 명약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지인들과 저녁내 술잔을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취기가 오르고 다음 날 아침이면 속 쓰림에 힘들어 하는 게 술꾼 일상이 아닐까. 이럴 때 녹차나 홍차, 보이차 등 차를 우려 마시면 속이 한결 편해진다. 이렇게 마시…
201210152012년 10월 15일맑은 차 한 잔에 송편의 품격
우리의 큰 명절 추석은 잘 쇠셨는지? 추석은 알다시피 가족·친지가 한자리에 모여 햅쌀로 빚은 송편과 햇과일로 상을 차리고 수확의 기쁨을 조상께 알리는 차례를 모시는 날이다. 그런데 정작 추석에 ‘차례(茶禮) 모신다’ 하면서도 실제는…
201210082012년 10월 08일자연 기운 ‘5행’이 그 한 잔에
우리 민족은 맛에 대한 감각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사람 성격까지도 맛으로 구분한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사람을 ‘싱겁다’고 표현한다. ‘싱겁게 키가 크다’고도 했다. 하나하나 꼼꼼하고 집요하게 일을 처리하는 사람을 ‘맵다’고 하…
201209242012년 09월 24일꾸덕꾸덕 말린 생선이 더 맛있다
추석이 다가오면 내 어머니는 생선 준비로 바쁘다. 어시장에 나가 싱싱한 생선을 사다가 내장과 비늘을 제거하고 왕소금을 뿌려 살짝 말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반건조 생선으로, 추석 차례상에 이 생선을 쪄서 올린다. 예전에는 고향의…
201209242012년 09월 24일“프랑스는 왜 개고기를 먹지 않나요?”
2007년 7월 18일자 ‘주간동아’ 이 지면에 “나는 개고기를 먹는다”라고 썼다. 그 칼럼의 주요 내용은 기왕이면 개고기를 깔끔한 식당에서 맛깔나게 먹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나무껍질 빛깔 나는 고기에 축축 처진 푸르뎅뎅하고 거…
201209102012년 09월 10일정직한 토종꿀차 한 잔이 그리워
식물에서 차로 마실 수 있는 성분을 우려낸 것을 추출차라고 한다. 식품회사에서는 다양한 추출 방법을 동원하는데, 대체로 압착을 하거나 알코올 등으로 분리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추출물은 액상 그대로 용기에 담기도 하고 식품첨가물을 넣…
201209032012년 09월 03일어느 날 갑자기 짜~잔 하고 등장
진주냉면을 낸다는 식당이 제법 생겼다. 평양냉면, 함흥냉면과 더불어 조선 3대 냉면이었다는 말도 돈다. 한국인 대부분은 냉면을 북녘 음식이라 여기는데, 남녘 중에서도 아주 먼 남쪽에 있는 한 도시의 냉면이 예부터 유명했다 하니 부쩍…
201208272012년 08월 27일살살 녹는 민어회? 진짜 못 말린다
여름, 민어 철이다. 최근 민어에 대해 묘한 말이 퍼져 있다. 복날에 상것들은 개고기를, 양반들은 민어를 먹었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지 민어가 서울 양반들의 복달임 음식이라는 소문이 났는데, 그 말이 확장되는 게 아닌가 싶다. 근거…
201208132012년 08월 13일양념 밴 33조각 입에 달라붙었다
1990년대 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경북 안동에서 비롯한 한 음식이 전국 외식시장을 강타한 적이 있다. 안동찜닭이다. 매스컴에 자주 나온다 싶더니 순식간에 떴다. 한두 집이 대박을 치자 프랜차이즈 업자들이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
201208062012년 08월 06일미식가 오해 말라 맛없는 것 먹는다
미식가 아닌 사람이 없다. 사람들을 만나 음식을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면, 어디에 있는 어느 식당 음식이 맛있는지 줄줄 꿰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명색이 맛 칼럼니스트인 필자조차 그 방대한 식당 리스트에 두 손을 들 때가 …
201207302012년 07월 30일미각 마비 음식 정말 맛있습니까?
국수는 정말 다양하다. 지구촌 거의 모든 사람이 국수를 즐긴다. 이 다양한 국수 가운데 한국인은 특별나게 차가운 육수에 국수를 만다. 국수를 차갑게 먹는 나라는 여럿 있지만 얼음까지 넣어 극단적으로 차갑게 먹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201207232012년 07월 23일그 귀한 산나물 제발 비비지 말라
여행이 즐거운 이유는 평소와 다른 풍경과 더불어 낯선 음식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지가 쉽게 갈 수 없는 곳이라면 그 기대와 즐거움은 더 커진다. 울릉도는 즐거운 음식 여행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린다. 강원 동해 후포항이나…
201207162012년 07월 16일약수로 지은 밥 몸에 좋을까요?
술 빚는 이에게 물었다. “술맛을 내는 데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요?” 그는 좋은 쌀과 누룩, 적절한 온도 등에 대해 설명하다 마지막에 이 말을 했다. “그 모든 것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게 있다면, 물이죠. 술에 가장 많이 들어 있…
201207092012년 07월 09일주변 가게는 다 죽어나간다
요즘 행정기관에서 ‘착한 가격 업소’ 지정 사업을 하고 있다. 이 업소로 지정되면 가게 앞에 인증 마크 현판을 붙인다. 식당뿐 아니라 각종 소매업과 서비스업을 대상으로 한 것인데, 식당들이 유독 이 인증 마크를 많이 달고 있다. 착…
201207022012년 07월 02일꼭지를 따야 맛과 향이 좋아진다
1960년 4·19혁명 때 일이다. 이승만 대통령의 오른팔이던 이기붕 부통령 집을 혁명 시민이 ‘접수’했는데, 그의 집에서 별의별 것이 다 나왔다는 말이 돌았다. 그중 백미는 “수박이 나왔다”는 것이었다. 한여름에만 먹을 수 있는 …
201206252012년 06월 25일숭어알의 변신 ‘감칠맛 핵폭발 ’
흔히 싱싱하면 맛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싱싱해서 좋은 것은 몇몇 채소나 과일 정도다. 음식은 대부분 어느 정도 숙성해야 맛이 산다. 특히 동물성 먹을거리는 숙성 과정에서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는데 그 아미노산의 맛, 즉 감칠…
201206182012년 06월 18일5℃ 이하 유지해야 입에 착착 붙어
한국에서 활어회 신화는 굳건하다. 이 지면을 통해서도 잘못된 활어회 신화에 대해 지적한 바 있지만 호수에 돌 하나 던지는 정도에 불과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이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활어회가 왜 맛이 없는지 다시 정리해…
201206112012년 06월 11일그 맛이 그 맛이면 대접받기 어려워
전국에 전통 된장 제조업체가 2000여 곳 있다고 한다. 대부분 농촌 마을로, 콩 생산자가 직접 담그기도 하고 부녀회 같은 단체가 나서서 이 일을 하기도 한다. 귀농한 사람 중에도 된장 제조에 뛰어드는 이들이 많다. 다들 어렵다고 …
201206042012년 06월 04일먹지 않는 반찬 왜 잔뜩 깔아놓을까
한국인의 밥상은 밥과 반찬, 국으로 구성돼 있다. 밥 한 그릇을 맛있게 먹으려고 반찬과 국을 차리는 것이다. 그릇이 모자란다든지 할 땐 이 구성에 변화가 생긴다. 한 그릇의 밥 위에 반찬을 올려 먹거나, 한 그릇의 밥을 국에 말아 …
201205292012년 05월 29일양념에 버무리고 왜 또 확 뿌리나
필자는 갖은 양념에 ‘원한’이 있다. 오래전 모 월간지 편집장 노릇을 할 때였다. 기자들이 요리선생에게서 받아온 조리법을 보면 꼭 이런 구절이 있었다. “갖은 양념을 한다.” 도대체 이 갖은 양념의 정체를 이해할 수 없었다. 요리선…
201205212012년 05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