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 된 일본식 돈코쓰가 뜬다
1963년 대한민국에 인스턴트 라면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 반응은 시큰둥했다. 면 요리 자체를 잘 먹지 않은 이유가 가장 컸지만 노란색에 꼬불꼬불하게 생긴 이상한 면발도 한몫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나지 않아 라면은 ‘국민음식’으…
201511092015년 11월 09일숙성 정도에 따라 시간과 방법 달라
만화 ‘신의 물방울’에는 천재 소믈리에가 와인병을 높이 치켜들고 와인을 실처럼 가늘고 길게 디캔터(decanter)에 붓는 대목이 나온다. 그 장면이 꽤 인상적이었는지 디캔팅(decanting)이 와인을 맛있게 즐기는 데 꼭 필요한…
201511022015년 11월 02일하얀짬뽕과 생돼지갈비의 귀환
인천 차이나타운은 항상 사람으로 북적인다. 웬만한 식당들엔 모두 긴 줄이 서 있다. 이 식당들을 들여다보면 옛날식 하얀짬뽕, 된장짜장, 옛날짜장이란 간판을 달고 있다. 다른 모든 분야처럼 음식도 유행이 돌고 돈다. 대표적인 것이 하…
201511022015년 11월 02일오향냉채, 멘보샤…호텔급 요리가 1만 원대
중국음식은 1882년 인천에서 외식으로 선보인 후 1960년대까지 최고급 연회요리의 상징이었다. 60년대 혼분식장려운동을 거치면서 짜장면, 짬뽕, 만두가 대중 음식으로 자리 잡자 고급 중식은 오랜 침체기를 겪는다. 악화가 양화를 구…
201510262015년 10월 26일살아 숨쉬는 1960년대 맛
서울 충무로는 좁은 골목마다 식당들이 가득하다. 19세기 말 북창동 ‘태화관’ 주변으로 중국인들이 터를 잡았고, 일본인들은 명동과 충무로 일대에 자리 잡았다. 지금의 충무로 자리는 일제강점기 ‘본정통’으로 불리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201510192015년 10월 19일매혹의 청정함을 마신다
더글러스 케네디가 쓴 소설 ‘빅 픽처’에는 뉴질랜드산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와인 클라우디 베이(Cloudy Bay)가 중요한 소품으로 등장한다. 이 와인은 소설 속에서 아내의 불륜을 드러낼 뿐 아니라 연적을 살…
201510192015년 10월 19일순수한 열정 vs 중후한 매력
알마비바(Almaviva). 와인 애호가라면 알마비바 와인을, 클래식 음악 애호가라면 오페라에 등장하는 알마비바 백작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로시니의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에서 백작은 사랑하는 여인 로시나의 마음을 얻기 위해 그…
201510122015년 10월 12일어머니 손맛 깃든 영혼의 음식
수제비를 맛으로 먹는 시절이 됐지만, 수십 년 전 가난한 시절에는 수제비가 생존을 위한 먹을거리였다. 일제강점기 전쟁으로 쌀이 부족해지자 수제비를 먹자는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요새 밀가루가 흔해졌습니다. 그래서 식량이 부족한…
201510122015년 10월 12일서양, 일본을 거친 오묘한 변주곡
모든 음식은 사회적 결과물이다. 돈가스만큼 이렇게 간단하고 복잡한 명제를 잘 투영한 사례는 별로 없다. 메이지유신을 통해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서구 따라 하기에 성공한 일본은 675년 공표했던 ‘살생과 육식을 금지하는 칙서’를 이때…
201510052015년 10월 05일독한 와인의 향취에 취하다
“내게 아들이 1000명 있다면, 싱거운 술은 멀리하고 색(Sack)을 즐기라고 가르치겠노라!” 셰익스피어의 희곡 ‘헨리 4세’에서 뚱보 기사 폴스타프(Falstaff)가 하는 말이다. 이 말에서 ‘색’은 스페인 안달루시아(Anda…
201510052015년 10월 05일기름기 많을수록 타닌과 색↑ 나물과 전은 화이트 와인
추석을 맞아 와인 할인행사가 한창이다. 한두 병 구매해볼까 하는 마음에 레이블을 살펴보지만 이해가 어려워 결국 할인율이 좋거나 한 번쯤 들어본 적 있는 와인을 살 때가 많다. 선물로 받은 와인도 마찬가지다. 유럽 와인은 레이블에 포…
201509212015년 09월 21일깊은 맛의 강자들이 떴다
최근 일본 전통식 우동집들이 밀려오고 있다. 특히 서울 홍대, 합정동, 망원동 일대에서 새로운 강자로 자리를 잡았다. 우동은 라멘, 소바와 함께 일본인이 가장 즐겨 먹는 면이다. 통계에 따르면 불황기에 접어들면서 일본인의 면 소비가…
201509212015년 09월 21일‘따로’라서 좋고 ‘함께’라서 더 좋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나파밸리(Napa Valley)는 전 세계가 인정하는 최고급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와인 산지다. 농익은 과일향과 부드러운 타닌이 매력적이다. 그래서일까. 나파밸리 카베르네 …
201509142015년 09월 14일실력 검증된 곰탕, 냉면, 이탤리언 요리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는 몇 년 새 새로운 식당이 둥지를 틀고 각광을 받고 있다. 그중 상당수는 다른 곳에서 큰 성공을 거둔 뒤 여의도로 진출한 경우다. 최근 국회의사당 근처에 곰탕계 지존격인 ‘하동관’이 직영점을 냈다. 식당가 1…
201509142015년 09월 14일우연이 낳은 세계 최강의 인기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은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적포도 품종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와인을 자주 즐기지 않는 사람도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을 한두 번쯤은 마셔봤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높은 인…
201509072015년 09월 07일요리법에 따라 찰떡궁합도 따로따로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시원해지는 9월 초, 전어철이 다가오는구나 싶어 벌써 마음이 설렌다. 구이, 무침, 회 등 어떻게 요리해 먹어도 맛있는 제철 전어는 와인을 곁들여 즐기기에 딱 좋은 초가을 별미다.생선요리에는 화이트 와인을 마시는…
201508312015년 08월 31일지방별로 구수함도 다르다
서울 성북구 안암동 우리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곰보추탕’이란 식당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이 집 앞을 지날 때마다 뱀장어를 닮은 미꾸라지가 무서웠다. 나이가 들어 집 근처 ‘곰보추탕’이 대한민국 최고 추어탕집 중 하나라는 사실을…
201508312015년 08월 31일시원한 개운함 vs 고소한 감칠맛
8월 10일쯤 남도는 마지막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34도가 넘는 날씨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야외 작업 금지령을 내렸다. 지인 몇 명과 남도를 돌다 과음한 다음 날 해장을 위해 전남 장흥군 회진면을 찾았다. 회진면은 된장물회로 유…
201508242015년 08월 24일숙성으로 제2의 삶을 불어넣다
유리병이 와인 용기로 쓰인 것은 400년이 채 되지 않는다. 유리가 워낙 비싸 유리병이 대중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대에는 와인을 암포라(amphora)라고 부르는 항아리에 담아 보관했다. 암포라는 이집트에서 처음 개발했는데, 진…
201508242015년 08월 24일“특별한 와인을 여는 날이 특별한 날”
영화 ‘사이드웨이(Sideways)’는 발표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로 꼽히는 명작이다. 영화 상영 내내 와인이 언급돼 와인 영화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인생을 다룬 영화로, 포도 품종과 와인은 등장인물들…
201508172015년 08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