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라는 미명, 비겁한 어른들
누가 예상했을까. 한 10대 여가수가 양안관계의 변수로 떠오를 줄을. 그리고 그 진앙이 한국이 될 줄을. 연예계를 넘어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했던 트와이스 쯔위의 ‘청천백일만지홍기(靑天白日滿地紅旗) 논란’ 말이다.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201601272016년 01월 26일자신의 별로 떠나간 우주의 남자
음악을 좋아하게 된 이래 많은 록스타의 부고를 접해왔다. 어떤 건 장엄한 비극이었다. 커트 코베인부터 에이미 와인하우스, 그리고 신해철까지, 요절한 이들의 뉴스는 세상이 꺼지는 듯한 충격으로 다가오곤 했다. 너무도 빨랐기 때문이다.…
201601202016년 01월 18일계량할 수 없는 원초적 욕망과 힘
공연이 끝날 무렵 몸이 익숙한, 하지만 흔하진 않은 느낌에 휩싸였다. 2002년 영화 ‘복수는 나의 것’을 극장에서 보고 나올 때 그랬고, 2003년 영화 ‘살인의 추억’에 나오는 논두렁 롱테이크를 봤을 때도 그랬다. 압도적이고 강…
201601132016년 01월 12일희망, 위안, 그리고 삶에 대한 예찬
새해가 밝았다. 아무리 암울한 현실일지라도 이맘때쯤은 희망을 꿈꾼다. 새해니까. 다른 이유는 필요 없다. 그런 노래를 한 곡 나누려 한다. 콜드플레이의 이번 앨범 ‘A Head Full Of Dreams’(사진)의 끝 곡 ‘Up &…
201601062016년 01월 06일다양할수록 좋다, 기형적 시장 허문다면
먼저 2015년 한 해 음악계를 돌아본다. 매스미디어를 통해서만 음악을 본다면 늘 변화가 없다. 몇 년째인지도 모를 정도로 아이돌은 TV와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지배하고 있고, 아이돌이 아니라면 오디션프로그램을 통해서나 화제가 된다.…
201512302015년 12월 29일정명훈이 빚어낸 감동의 순간
2015년 12월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아주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한일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과 일본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쿄 필)가 ‘합동 콘서트’를 개최한 것. 맥락은 좀 다르지만…
201512302015년 12월 29일친구들은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
세월호 청문회는 참담했다.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기억이 없다”는 말을 거만한 행진처럼 이어갔다. 학생들이 철이 없었다는 뻔뻔한 말도 있었다.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새누리당 추천 위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증인들은 끝까지…
201512232015년 12월 22일한 시대의 마감에 부쳐
한 해 동안 서울 예술의전당과 경기 성남아트센터 아카데미에서 ‘교향악의 거인들’이라는 주제로 강좌를 했다. 그 마지막 강의 주제는 베토벤에서 말러에 이르는 ‘합창 교향곡’의 계보를 짚어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바로 며칠 전 접한 중요…
201512232015년 12월 22일고전 록이 갖고 있던 모든 것
어디서 무엇을 하건 기대되는 사람이 있다. 야구로 치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관중을 술렁이게 하는 선수 같은. 음악계에선 기타리스트 차승우가 그렇다. 혹자는 그를 가리켜 ‘홍대 앞 최초의 아이돌’이라고 말한다. 뛰어난 기타리스트이자…
201512162015년 12월 15일김선욱이 되살릴 슈만의 열정
파보 예르비. 이제 우리나라에서 클래식 공연에 관심 있는 사람치고 이 지휘자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지 않을까. 2010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과 첫 내한공연을 가진 이래 프랑스 파리 오케스트라, 독일 브레멘의 도이체 캄머…
201512162015년 12월 15일카무의 호쾌한 지휘, 라티 심포니의 유연한 연주
고3 때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날도 어김없이 방과 후 교내 도서관의 작은 칸막이 안에서 입시 준비에 매진할 참이었다. 그런데 수학 문제 푸는 동안 습관처럼 귀에 꽂아놓은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마음을 뺏겼다. 이내 연필을 놓을…
201512092015년 12월 07일오사카 음반여행
일본 오사카로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도쿄는 많이 가봤어도 오사카는 처음이었다. 짧은 일정 중 짬을 냈다. 레코드 가게에 가기 위해서다. 주변 컬렉터들에게 몇 군데 추천받고 동선 등을 고려해 아메리카무라에 있는 두 곳을 골랐다. 꼭…
201512022015년 12월 02일뛰어난 가창력, 빈약한 앙상블
‘주간동아’ 1013호에서 소개했던 국립오페라단의 바그너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공연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필자는 3회 공연 중 두 차례 참관했는데, 그중 마지막 날(11월 22일) 공연은 상당히 수준 높고 만족스러운 성공작…
201512022015년 12월 02일누적 공연 횟수 1위, 프랑스 낭만 오페라의 진수
성공한 노학자이자 마법사인 파우스트 박사. 그는 신학, 철학, 법학, 의학 등 이 세상 거의 모든 학문과 지식을 섭렵했지만 여전히 진리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다. 그는 인생에 좌절과 회의를 느낀 나머지 자살을 기도하지만 실패하고,…
201511232015년 11월 23일한국 록의 야심찬 현재진행형
이것은 거대한 야심이다. 도발적이고 원숙하며 대담하다. 스케일과 디테일이 촘촘하게 조화됐다. 질주하며 이륙하고 활강한다. 칵스(The Koxx) 2집 ‘the new normal’(사진) 얘기다. 데뷔 5년 차인 이 밴드는 두 번째…
201511232015년 11월 23일사람의 목소리는 아름답다
종종 잊곤 한다. 사람의 목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 목소리로 들려주는 노래는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노래를 잘한다는 건 단순히 천장을 뚫는 고음을 내는 게 아니다. 지축을 흔들 듯 떨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문장이 얹힌 멜로디…
201511162015년 11월 16일유령 선장의 저주 풀어줄 구원의 여성은?
“지구 끝까지 항해하리라!” 호기로운 외침으로 바람을 비웃으며 거센 폭풍우에도 항해를 강행하다 자신의 배, 선원들과 함께 침몰하고 만 판 데르 데컨 선장. 그는 침몰 순간 신을 저주했고, 분노한 신은 그에게 또 다른 저주를 내렸다.…
201511162015년 11월 16일이해관계, 그 기형적 시장의 사생아
한국 음원시장의 불공정 요소는 한두 개가 아니다. 음원 수익 분배요율을 둘러싼 논쟁은 역사가 길고, 공급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음원 사이트에서 임의로 할인 이벤트를 하는 경우도 흔한 일이다. 또 하나의 이슈가 불거졌다. 추천곡 제도다…
201511092015년 11월 09일드레스덴·프랑크푸르트·뮌헨을 대표하는 그들이 온다
이달 공연 스케줄을 확인하다 현기증이 날 뻔했다. 중순부터 말까지 굵직굵직한 공연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그중 주요 오케스트라 공연을 해외와 국내로 나눠 정리해본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독일 오케스트라의 내한 러시다. 11월 19…
201511092015년 11월 09일쇼팽 콩쿠르 우승은 시작일 뿐 ‘퀸 엘리자베스’ 한국인 최초 우승자 임지영도 기억해야
실로 오랜 기다림 끝에 날아든 낭보였다. 이제는 온 국민이 알고 있을, 우리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제17회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쇼팽 콩쿠르)에서 한국 피아니스트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는 소식 말이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5년…
201511022015년 11월 0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