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록이 갖고 있던 모든 것
어디서 무엇을 하건 기대되는 사람이 있다. 야구로 치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관중을 술렁이게 하는 선수 같은. 음악계에선 기타리스트 차승우가 그렇다. 혹자는 그를 가리켜 ‘홍대 앞 최초의 아이돌’이라고 말한다. 뛰어난 기타리스트이자…
201512162015년 12월 15일김선욱이 되살릴 슈만의 열정
파보 예르비. 이제 우리나라에서 클래식 공연에 관심 있는 사람치고 이 지휘자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지 않을까. 2010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과 첫 내한공연을 가진 이래 프랑스 파리 오케스트라, 독일 브레멘의 도이체 캄머…
201512162015년 12월 15일카무의 호쾌한 지휘, 라티 심포니의 유연한 연주
고3 때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날도 어김없이 방과 후 교내 도서관의 작은 칸막이 안에서 입시 준비에 매진할 참이었다. 그런데 수학 문제 푸는 동안 습관처럼 귀에 꽂아놓은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마음을 뺏겼다. 이내 연필을 놓을…
201512092015년 12월 07일오사카 음반여행
일본 오사카로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도쿄는 많이 가봤어도 오사카는 처음이었다. 짧은 일정 중 짬을 냈다. 레코드 가게에 가기 위해서다. 주변 컬렉터들에게 몇 군데 추천받고 동선 등을 고려해 아메리카무라에 있는 두 곳을 골랐다. 꼭…
201512022015년 12월 02일뛰어난 가창력, 빈약한 앙상블
‘주간동아’ 1013호에서 소개했던 국립오페라단의 바그너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공연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필자는 3회 공연 중 두 차례 참관했는데, 그중 마지막 날(11월 22일) 공연은 상당히 수준 높고 만족스러운 성공작…
201512022015년 12월 02일누적 공연 횟수 1위, 프랑스 낭만 오페라의 진수
성공한 노학자이자 마법사인 파우스트 박사. 그는 신학, 철학, 법학, 의학 등 이 세상 거의 모든 학문과 지식을 섭렵했지만 여전히 진리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다. 그는 인생에 좌절과 회의를 느낀 나머지 자살을 기도하지만 실패하고,…
201511232015년 11월 23일한국 록의 야심찬 현재진행형
이것은 거대한 야심이다. 도발적이고 원숙하며 대담하다. 스케일과 디테일이 촘촘하게 조화됐다. 질주하며 이륙하고 활강한다. 칵스(The Koxx) 2집 ‘the new normal’(사진) 얘기다. 데뷔 5년 차인 이 밴드는 두 번째…
201511232015년 11월 23일사람의 목소리는 아름답다
종종 잊곤 한다. 사람의 목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 목소리로 들려주는 노래는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노래를 잘한다는 건 단순히 천장을 뚫는 고음을 내는 게 아니다. 지축을 흔들 듯 떨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문장이 얹힌 멜로디…
201511162015년 11월 16일유령 선장의 저주 풀어줄 구원의 여성은?
“지구 끝까지 항해하리라!” 호기로운 외침으로 바람을 비웃으며 거센 폭풍우에도 항해를 강행하다 자신의 배, 선원들과 함께 침몰하고 만 판 데르 데컨 선장. 그는 침몰 순간 신을 저주했고, 분노한 신은 그에게 또 다른 저주를 내렸다.…
201511162015년 11월 16일이해관계, 그 기형적 시장의 사생아
한국 음원시장의 불공정 요소는 한두 개가 아니다. 음원 수익 분배요율을 둘러싼 논쟁은 역사가 길고, 공급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음원 사이트에서 임의로 할인 이벤트를 하는 경우도 흔한 일이다. 또 하나의 이슈가 불거졌다. 추천곡 제도다…
201511092015년 11월 09일드레스덴·프랑크푸르트·뮌헨을 대표하는 그들이 온다
이달 공연 스케줄을 확인하다 현기증이 날 뻔했다. 중순부터 말까지 굵직굵직한 공연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그중 주요 오케스트라 공연을 해외와 국내로 나눠 정리해본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독일 오케스트라의 내한 러시다. 11월 19…
201511092015년 11월 09일쇼팽 콩쿠르 우승은 시작일 뿐 ‘퀸 엘리자베스’ 한국인 최초 우승자 임지영도 기억해야
실로 오랜 기다림 끝에 날아든 낭보였다. 이제는 온 국민이 알고 있을, 우리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제17회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쇼팽 콩쿠르)에서 한국 피아니스트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는 소식 말이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5년…
201511022015년 11월 02일그의 노래, 그를 생각하며 부른 노래
지난해 10월 27일 저녁, 나는 제주도 협재에 있었다. 게스트하우스 거실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다 신해철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 멍했다. 함께 어울리던 사람들을 뒤로하고 인근 포구로 나갔다. 한 손에는 소주 몇 병을 담은 비닐봉지…
201511022015년 11월 02일세상을 바꾼 재능의 처연한 그늘
가정을 하나 해보자. 에이미 와인하우스(사진)가 없었다면?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아델도, 더피도 없었을 거라고. 그의 두 번째 앨범이자 생전 마지막 앨범 ‘Back To Black’은 21세기 음악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재즈…
201510262015년 10월 26일장르 넘나드는 전천후 콰르텟의 진가
보통 ‘현악 4중주’는 클래식 음악의 여러 장르 가운데 가장 재미없는 장르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일단 바이올린 2대, 비올라 1대, 첼로 1대로 구성된 연주 양식 자체가 음색 면에서 단조로운 인상을 자아내는 데다, 이 장르를 대…
201510262015년 10월 26일에셴바흐의 원숙한 피아노와 참신한 지휘
‘빈 필의 모차르트’는 역시 달랐다! 10월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진행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빈 필) 내한공연은 ‘모차르트의 도시’를 대표하는 최정상 교향악단의 저력을 유감없이 드러낸 무대였다. 아울러 지휘와 협연…
201510192015년 10월 19일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의 ‘4분 33초’
국보 제67호 각황전 앞에 선 무대를 보는 순간, 야니의 타지마할 라이브를 체험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천년고찰 화엄사에서 열린 ‘2015 화엄음악제’의 무대였다. 누가 나오는지도 몰랐다. 확인했던들 모르는…
201510192015년 10월 19일기대 모으는 ‘로엔그린’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바그너 오페라는 국내 무대에서 가장 접하기 어려운 오페라 레퍼토리로 꼽힌다. 첫 번째 이유는 주요 배역을 소화할 만한 가수를 캐스팅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바그너는 오페라를 쓰면서 가수 못지않게 오케스트라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동시…
201510122015년 10월 12일서로를 힘겹게 부축하는 음표와 단어와 목소리
지난 일을 기념하고 또 기억할 때는 5년이나 10년이 하나의 단위다. 하지만 동양문화권에서는 12년도 의미 있는 숫자일 것이다. 지금과 같은 띠였던 때의 일들을 떠올리면서 그해 일기장을 꺼내볼 수 있으니까. 찬바람이 부는 날이 오면…
201510122015년 10월 12일당신의 심장이 비트에 반응할 때
혼자 있을 때는 늘 음악을 듣는다. 새로 나온 음악을 모니터링하기도 하고 듣고 싶은 음악을 골라 듣기도 한다. 보통은 그때그때 기분 따라 곡을 고른다. 하지만 선곡 범위가 제한될 때가 있다. 운동할 때다.태초의 음악은 리듬이었다. …
201510052015년 10월 0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