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국화 1집과 유재하 1집 순위가 바뀐 이유
기록은 병에 담은 편지다. 시간의 바다에 띄워 미래에 전하는 편지다. 미래는 그 기록을 통해 과거를 읽는다. 음악에 관한 기록이 후세에 전해지는 방법에는 차트와 리스트가 있다. 차트가 당대 대중이 어떤 음악을 선호했는지를 보여주는 …
| 대중음악평론가2018년 11월 05일
세월의 씨줄과 트렌드의 날줄을 정교하게 엮다
좋은 앨범이란 무엇인가. ‘좋은 노래들의 모음’은 부족한 답이다. 한 음악가가 음악 인생의 특정 시점에 갖게 된 철학과 지향점, 그리고 욕망이 버무려져 있어야 한다. 써놓고 보니 왠지 고상한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이른바 명…
| 대중음악평론가2018년 10월 29일
‘옳지 않은’ 날, 옳은 공연으로 힐링
한동안 월급을 대부분 연극과 뮤지컬 감상에 탕진하던 시기, 미국 뉴욕으로 여행을 가게 됐다. 말로만 듣던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을 볼 수 있다는데 돈이 대수인가. 저녁 일정을 비워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날짜는 총 나흘이었다. 미국 …
| 구희언 기자2018년 10월 22일
원조였지만 결코 펑크족인 적은 없던 베이시스트
백발의 사내가 무대 위에 올랐다. 어쿠스틱 기타 한 대를 든 그는 몇 곡의 노래를 커버했다. 로큰롤의 고전이었다. 특별할 게 없었다. 노래를 잘하는 것도, 연주를 잘하는 것도 아니었다. 모두 남의 노래였다. 평범한, 아니 굳이 그 …
| 대중음악평론가2018년 10월 22일
한국 버스킹의 조상들
공연은 밤의 전유물이었다. 지하실 라이브 클럽의 이벤트였다. 낮, 그리고 거리에서 열리는 공연은 무척이나 희귀했다. 관의 허가를 받아야 했고, 그마저도 민원과 싸움에 시달려야 했다. 그래서 낮은 언제나 평화로웠다. 거리는 대체로 조…
| 대중음악평론가2018년 10월 15일
한국 인디밴드 페스티벌의 한 절정
1999년, 세기말이었다. 세상은 21세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전국에 초고속 인터넷이 깔리면서 PC통신 시대는 명실공히 저물어갔다. 동네마다 생긴 PC방은 스타크래프트와 리니지를 즐기려는 젊은이로 그득했다. 냅스터와 소리바다가…
| 대중음악평론가2018년 10월 09일
뮤지컬 ‘웃는 남자’ 언제나 웃는 삶은 해피엔딩이었을까
국내에서 처음 공연하는, 그것도 창작 뮤지컬이 흥행한다는 건 청약통장도 없이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만큼 확률이 희박하다. 수많은 창작 작품이 무대에 올랐지만 초연이 마지막 공연이 된 경우가 적잖다. 그런데 이 작품은 초연인데도 인기가…
| 구희언 기자2018년 10월 09일
아무것도 얘기하지 않지만 모든 것을 얘기하다
계절은 늘 거기에 있었다. 인간은 언어를 갖게 된 이후에야 몸으로 느끼던 변화에 이름을 붙였다. 구분을 했다. 도시는 본연의 모습보다 이름과 구분에 더 집착한다. 도시 밖으로 나서는 순간, 본래의 계절이 몸을 통과할 때가 있다. 언…
| 대중음악평론가2018년 09월 18일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 추세임을 입증하다
방탄소년단(BTS)의 ‘LOVE YOURSELF 結 ‘Answer’’가 예상대로 ‘빌보드 200’(앨범차트) 1위로 데뷔했다. 지난 앨범에 이어 2연속이다. 이 앨범이 정규앨범이라기보다 지난 앨범에 7곡이 추가된 리패키지 성격이고 …
| 대중음악평론가2018년 09월 11일
열여섯 소년의 풋사랑이 담긴 컴필레이션 테이프
얼마 전 뒤늦게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봤다. 주인공 피터 퀼은 1980년대 초반 외계인에게 납치됐고, 이후로도 워크맨(휴대용 카세트플레이어)과 엄마가 녹음해준 ‘Awesome Compilation’이라는 녹음테이프를 신주…
| 대중음악평론가2018년 09월 04일
‘여왕’이란 호칭을 영구결번으로 남겨둘 가수
팝 음악계에서 머라이어 케리와 셀린 디옹 같은 디바들이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1998년 4월 ‘디바스 라이브’라는 생방송 프로그램이 기획됐다. 케리와 디옹은 물론이고 글로리아 에스테판, 샤니아 트웨인, 캐럴 킹 같은 팝 여제들이 한…
| 대중음악평론가2018년 08월 28일
록이 찬란했던 날들을 날것 그대로 담은 史草
아날로그 시대에 자신의 이름을 건 채널을 갖고 있다는 것은 권력 중 권력이었다. 지면에 필봉을 휘두르고 전파에 목소리를 실어 보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으니 말이다. 모든 권력이 그러하듯 저널리스트의 권…
| 대중음악평론가2018년 08월 21일
실력은 기본, 다양한 모바일 콘텐츠로 브랜드 충성도 높여야
뒤늦게 장가란 걸 가게 된 이후 일상이 많이 달라졌다. 매일 밤 서울 술집들을 헤매던 날이 끝난 것이다. 약속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술과 음악에 취하던 시간들을 흔한 유부남의 생활로 메우게 됐다. 아내와 함께 저녁…
| 대중음악평론가2018년 08월 14일
록이란 태그를 떼고 팝의 아름다운 시절에 바친 헌사
벨 에포크(bell epoque), ‘아름다운 시절’을 뜻하는 프랑스어다. 전화, 철도, 자동차, 비행기 등 현대 문명의 근간이 되는 수단들이 등장한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유럽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풍요와 낙관이 지배…
| 대중음악평론가2018년 08월 07일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
음원 사재기로 실시간 차트 1위에 올랐다는 의혹이 또 한 번 제기됐다. 숀의 ‘Way Back Home’이다. 그룹 장덕철, 닐로가 같은 논란을 빚었고, 아직 정확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른바 …
| 대중음악평론가2018년 07월 31일
레게는 어떻게 탄생했나
평소에는 하루가 빨리만 가더니, 태양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르자 시간이 멈추는 듯한 느낌이다. 단지 낮이 길어서는 아닐 것이다. 아침부터 밤까지 가시지 않는 더위가 시간마저 붙들어놓은 듯하다. 에어컨을 돌린다고 더위가 가시는 건 아니다…
| 대중음악평론가2018년 07월 24일
1996년 발표된 노래가 영국 차트에 재등장한 이유
요즘 영국, 정확히는 잉글랜드에서 가장 자주 들리는 노래는 뭘까. 빌보드를 맹폭 중인 드레이크의 신곡? 그렇지 않다. 라이트닝 시즈의 ‘Three Lions’다. 최신곡도 아니다. 브릿팝의 전성기인 1996년 발표된 노래다. 당시 …
| 대중음악평론가2018년 07월 17일
대중가요의 클래식化 경지를 열어 보이다
역사의 창고로 들어가버린 노래들이 먼지를 털고 다시 살아나는 방법이 있다. 리메이크다. ‘K팝스타’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같은 오디션·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특징은 여느 음악프로그램과 달리 출연자가 자신의 노래를 부르지 않는…
| 대중음악평론가2018년 07월 10일
‘음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현실이 되는 날을 꿈꾸다
“두만강 푸른 물에 노 젓는 뱃사공을 볼 수는 없겠지만~.” 강산에가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무대에 올랐다. 일렉트릭 기타 연주자 한 명만 동반한 채 노래한 그의 마지막 곡은 ‘라구요’였다. 여느 공연에서도 부르는 노래지만 이 순간은…
| 대중음악평론가2018년 07월 03일
자기가 만든 노래를 직접 부르고 연주하면 그게 바로 인디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중음악은 산업과 예술이라는 양면적 속성을 갖고 있다. 대중 취향에 맞는 기획과 마케팅을 통해 최대한의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산업적 측면이요, 창작자 욕구를 음악으로 표현해 미학적 성취를 일궈내는 것이 예술적 측면…
| 대중음악평론가2018년 06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