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뒤통수 치는 범죄 속 범죄
니콜라스 케이지와 웨슬리 스나입스의 공통점은 한국계 여성과 결혼한 할리우드 스타라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두 사람의 모습은 지극히 대조적이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반면, 웨슬리 스나입스는 2류 배우로 추락하고…
200904282009년 04월 22일미국적 분노, 미국적 가치 뛰어넘기
얼굴을 맞대기도 전, 눈길이 부딪치기만 해도 “내 땅에서 나가라”며 으르렁대던 월트 코왈스키(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이제 막 이웃인 몽족(타이 지역의 소수민족) 출신 수(어니 허)의 집안과 친해지기 시작한 참이다. 손녀뻘인 수가 자신…
200904142009년 04월 10일죄 없는 자, 이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를 보면서 화가 나는 것은 나치 친위대에 부역한, 곧 유대인 학살을 도운 주인공 한나 슈미츠(케이트 윈슬렛 분) 때문이 아니다. 그녀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럼에도 혼자 죄를 덤터기 쓰고 있는 …
200903312009년 03월 27일돌아온 미키 루크에게 뜨거운 박수를!
다 늙은 프로레슬러 랜디는 이제 막 링 위에 나설 참이다. 링에서의 이름은 ‘램’이다. 누가 자신의 성을 물으면 그는 꼭 “그냥 랜디라고 불러요”라며 친절하게 대한다. 오늘 그의 파트너가 될 한참 어린 친구가 링에서 벌일 ‘격투 쇼…
200903172009년 03월 12일‘섹스 앤 더 시티’ 작가가 쓴 또 하나의 연애지침서
(사례 1)남편 벤(브래들리 쿠퍼)에게서 딴 여자와 잤다는 고백을 들은 제닌(제니퍼 코넬리)은 이상하게도 큰 소리를 내지 않는 자신을 발견한다. 하기야 그 얘기를 들은 장소가 사람들로 북적이는 대형 마트이긴 했다. 하지만 다음 날 …
200903032009년 02월 25일술 안 마시고 살기 어려운 대한민국 88만원 세대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온 것처럼 보이지만 영화 ‘낮술’은 이미 1년 동안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지난해 4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을 때부터 심상치 않았다. 영화제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했다. “낮술 …
200902172009년 02월 11일히틀러 암살 ‘위대한 반역’ 작전
역사는 예상과 달리 정교한 자들의 승리로 이어지지 않는다. 우발적이고 충동적인 사람들과 뜻하지 않은 사건들이 역사를 바꾼다. 혁명적 변화는 우연히 만들어질 때가 많다. 1944년 독일이 연합군에 패하기 7개월 전, 히틀러의 암살을…
200901272009년 01월 29일엄마는 용감했다
1930년생이니 우리 나이로 올해 80세. 사실 팔순의 나이에 영화 제작이나 연출은 언감생심이다. 일찌감치 은퇴해 조용히 말년을 보내고 있어야 자연스럽다. 하지만 할리우드의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 그건 말도 안 되는 얘기일 뿐이…
200901132009년 01월 07일뱀파이어 소녀의 고독한 러브스토리
브램 스토커가 탄생시킨 드라큘라는 인간, 특히 여성의 마음속 어두운 욕망을 대변한다. 이 뱀파이어 백작이 출현한 것은 1800년대 후반의 빅토리아 시대다. 빅토리아 왕조라면 코르셋으로 허리를 꽉 죄듯 여성들을 성적, 사회적으로 억압…
200812302008년 12월 24일피도 눈물도 없는 부조리한 폭력의 세계
미국의 데이비드 린치 감독과 함께 부조리(不條理) 철학을 보여주는 시네아스트로 불리는 캐나다 감독 데이비드 크로넨버그가 요즘 몰두해 있는 화두는 ‘폭력’이다. 그는 전작인 ‘폭력의 역사’에 이어 신작 ‘이스턴 프로미스’를 통해 부조…
200812162008년 12월 10일생존본능 007의 좌충우돌 만점 액션
하고많은 영화 중에서 왜 하필 007처럼 ‘하찮은’ 영화를 언급하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다. 이런 영화야 2시간 정도, 미끈하게 빠진 미녀와 함께 화끈한 액션 장면들이나 즐기는 영화지 또 다른 볼거리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
200812022008년 11월 26일자기모순에 빠진 인간들 그리고 컴퓨터의 쿠데타
대중적으로는 ‘디스터비아’부터 이름을 알렸지만 사실 D.J. 카루소 감독은 ‘발 킬머의 집행자’ ‘테이킹 라이브즈’라는 작품을 만든 중견의 상업영화 감독이다. 감독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카루소도 유명해지기 전의 영화에서 오히려 쏠쏠한…
200811112008년 11월 05일외로운 사람들 상처 따뜻이 보듬기
고양이나 개를 기르며 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혼잣말을 한다는 점이다. ‘구구는 고양이다’의 주인공 아사코(고이즈미 교코) 역시 마찬가지다. 그녀는 새로 들인 고양이 구구를 병원에 데려가면서 끊임없이 중얼거린다. 너무…
200811042008년 10월 27일백수와 살인자, 도쿄 뒷골목을 가다
언뜻 제목을 보면 열, 10을 두 개 붙인 것인가 싶은데 영화 ‘텐텐’의 제목 ‘텐텐’은 그런 뜻이 아니다. 한자어로 ‘轉’이 두 개 붙는다. 그러니까 ‘轉轉’인 셈이고 이걸 일본어 발음으로 읽으면 ‘텐텐’이 된다. 좀더 정확한 발…
200810212008년 10월 15일끔찍한 총기난사 아물지 않는 상처
순혈주의를 강조할 생각은 없지만 세상에 대한 통찰과 혜안을 담은 영화들이 외면받는 현실은 참으로 안타깝다. 그런 영화를 수입하는 영화사는 대개 바닥 경기를 헤맨다. 판시네마가 대표적이다. ‘영 아담’이 그랬고 ‘패스트푸드 네이션’이…
200810072008년 10월 01일인간의 숨겨진 악마성 불편한 고발
훌륭한 공포영화일수록 더 고어(gore)적이기 십상이다. 예컨대 조지 로메로의 좀비 영화들이 그렇다. 온몸이 뜯겨나가거나 머리통이 터진 채 뒤뚱뒤뚱 사람들의 피를 빨아먹으려고 다가서는 이 ‘살아 있는 시체’들을 보고 있으면 모골이 …
200809162008년 09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