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 3명 중 1명이 ‘늦맘’, 고단함 줄여줄 시스템 시급 [늦맘이어도 괜찮아-㉒]
선배는 너무 늦은 나이에 첫아이를 갖게 돼 걱정이라고 했다. 출산을 잘 할 수 있을지, 회복이 더디진 않을지, 아이 키울 체력은 될지 등등. 나는 그의 ‘걱정 리스트’ 하나하나에 고개를 끄덕였다. 둘째나 셋째라면 몰라도 첫아이를 낳…
전지원 서울대 국제이주와포용사회센터 책임연구원2020년 06월 24일‘나 하나쯤이야’ 위험성 일깨운 코로나
“이젠 만나도 되지 않을까?” 어린이날을 앞둔 연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 두 달 만에 처음으로 가족 모임을 가졌다. 전국적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한 자리에 머물렀지만, 그래도 외식은 엄두가 나지 않아 집…
전지원 서울대 국제이주와포용사회센터 책임연구원2020년 05월 19일여성 의존형 돌봄, 남성 휴가 늘어야 코로나 극복한다 [늦맘이어도 괜찮아]
며칠 전 인터넷으로 한 공연 영상을 보다 묘한 위화감에 휩싸였다. 관객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다닥다닥 붙어 앉아 즐겁게 박수를 치고 있었다. 옆에 누가 있든, 기침을 하든 개의치 않고 서로 부대끼며 지내던 날들. 우리는 과연 …
전지원 서울대 국제이주와포용사회센터 책임연구원2020년 04월 21일코로나發 위기를 극복하는 슬기로운 육아생활
‘방학이 길어지자 엄마들이 괴수로 변했다. 그중 우리 엄마가 가장 사납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돌아다니는 어느 초등학생의 그림일기를 보고 한참을 씁쓸하게 웃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유치원…
전지원 서울대 국제이주와포용사회센터 책임연구원2020년 03월 23일육아의 고난에는 시효가 있다
봄눈이 내린 어느 날,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거실에선 음악이 흘러나오고 깨끗하게 닦인 그릇은 순조롭게 제자리를 찾아갔다. 문득 ‘왜 이렇게 평화롭지?’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놀아달라며 다리에 매달리거나, 의자 위에 올라서서…
전지원 서울대 국제이주와포용사회센터 책임연구원2020년 02월 24일찰라의 감동 긴~ 짜증, 그래도 나는 기쁘게 키운다
“푸우와 피글렛이 바람을 타고 부엉이 집으로 날아갔습니다.” 밤 9시, 잠자리에 들기 전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었다. 아이는 깔깔 웃으며 내 품 속으로 파고들었다. 솔직히 그렇게까지 재밌는 장면이라고 생각되진 않았지만, 아이는 세상에…
전지원 서울대 국제이주와포용사회센터 책임연구원2020년 01월 20일조부모의 ‘손주 돌봄’, 사회적 가치 생각 해야 할 때
2019년의 끝자락이다. 한 해를 무사히 보낼 수 있게 도움을 준 분들의 얼굴이 하나씩 떠오른다. 내게 가장 감사한 분을 꼽으라면 부동의 1위를 차지하는 분이 있다. 시어머니다. 늦은 나이에 임신했을 때 나는 “요즘 어린이집이 잘돼…
전지원 서울대 국제이주와포용사회센터 선임연구원2019년 12월 30일일과 육아의 ‘어중간함’에 대하여
2012년 여름 미국 잡지 ‘더 애틀랜틱(The Atlantic)’에 에세이 한 편이 실렸다. 제목은 ‘왜 여성은 아직도 일과 가정, 둘 다를 가질 수 없는가(Why Women Still Can’t Have It All)’. 버락 …
전지원 서울대 국제이주와포용사회센터 선임연구원2019년 11월 25일‘79년생 정대현’을 아시나요
최근 영화가 개봉해 다시 한 번 화제가 되고 있는 베스트셀러 ‘82년생 김지영’을 뒤늦게 읽었다.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훑어만 보고 덮어뒀다. 매일 마주하는 답답한 일상을 굳이 소설로 확인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러나 주연 배우…
전지원 서울대 국제이주와포용사회센터 선임연구원2019년 10월 28일엄마의 외로움을 모른 척 말아요
내게는 보물처럼 아끼는 단톡방(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이 하나 있다. 2015년 봄, 출산을 앞두고 다니던 서울 마포구 한 산부인과의 원장이 그해 출산하는 산모들의 모임을 주선(?)해줬다. 배 속에 아이가 있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공통…
전지원 서울대 국제이주와포용사회센터 선임연구원2019년 10월 07일늦맘이 더 오래 산다
네 살 아이가 배탈이 났다. 새벽 3시 무렵이면 잠에서 깨 함께 화장실로 향했다. 아픈 아이가 안쓰러웠지만, 새벽마다 화장실에 동행하다 보니 나도 수면 부족으로 정신이 혼미했다. 동갑내기 늦맘 친구에게 하소연했더니 “14개월 된 우…
전지원 토론토대 글로벌사회정책연구센터 연구원2019년 09월 02일일본 위미노믹스의 그늘
몇 년 전 영국에서 막 공부를 시작했을 때 우연히 T라는 일본 남성을 알게 됐다. 그는 일본 최고 명문대인 도쿄대를 졸업하고 은행에서 근무하다 MBA 과정에 진학한 엘리트였다. 늘 하얀색 셔츠를 단정하게 입고 예의 바르게 행동해 호…
전지원 토론토대 글로벌사회정책연구센터 연구원2019년 07월 29일“적어도 하나는 낳아야지” 하지 말아요
모처럼 청첩장을 받고 기뻤다. 아무리 바빠도 꼭 직접 가 축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옆에 있던 동료가 내게 웃으며 물었다. “어때요, A에게 늦맘(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에 엄마가 된 여성)이 되라고 권할 수 있겠어요?” 5월의 …
전지원 토론토대 글로벌사회정책연구센터 연구원2019년 06월 03일엄마의 사춘기 ‘마트레센스’
한동안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아이와 놀 때도, 일을 할 때도, 밥을 먹을 때도, 길을 걸을 때도, 자리에 누워서도. 딱히 꼭 확인해야 할 게 있어서가 아니었다. 그저 뉴스를 훑고 2~3분마다 e메일 수신함을 확인했다. 이…
전지원 토론토대 글로벌사회정책연구센터 연구원2019년 05월 07일엄마가 진실로 미안해야 하는 것
“아이를 볼 때마다 항상 미안해요. 나이 많은 엄마라 힘차게 놀아주지도 못하는 것 같고….” 다섯 살 아들을 바라보는 40대 준이 엄마의 눈가가 촉촉하다. 준이 엄마와 나는 종종 만나는 놀이모임 멤버. 하지만 이 모임에서 그녀만큼 …
전지원 토론토대 글로벌사회정책연구센터 연구원2019년 04월 09일자녀 땜에 시간 뺏겨도 “난 행복해”
벌써 10여 년 전 일이다. 당시 몇 개월 전 아빠가 된 캐나다인 친구에게 물었다. “아빠가 되니 어때?” 아기가 정말 예쁘다거나, 매순간 행복하다거나 하는 답을 기대하고 별생각 없이 던진 질문이었다. 돌아온 답은 예상 밖이었다. …
전지원 토론토대 글로벌사회정책연구센터 연구원2019년 03월 04일아기가 사라져간다? 우리가 진짜로 잃어버린 것
서울 강남에서 세 살 아이를 데리고 지하철을 탄 적이 있다. 평일 오후라 붐비지 않을 때였지만 좌석은 모두 차 있었다. 서 있던 아이가 자꾸 비틀거렸다. “조금만 더 가면 돼.”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나는 내내 쪼그리고 앉아 아이…
전지원 토론토대 글로벌사회정책연구센터 연구원2019년 01월 07일‘모유 수유’, 그 낯선 전쟁에 대하여
‘조리원 천국.’ 한국의 산후조리 문화를 이야기할 때 흔히 듣는 표현이다. 출산 후 약 2주간 산후조리원에서 산후 회복에 힘쓰는,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한국의 독특한 시스템이다. 보름 동안 산후조리사가 아기를 돌봐주고, 식…
전지원 토론토대 글로벌사회정책연구센터 연구원2018년 12월 10일고령 산모니까 제왕절개 해야 한다?
분만실 침대에 눕는 순간,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 온몸을 휘감았다. ‘우와, 이건 내가 견딜 수 있는 통증이 아니야!’ 머릿속에 냉정한 계산이 스쳐갔다. ‘노산이라 분만 중에 체력이 떨어지면 중간에 수술할 수도 있다고 했었지.…
| 전지원 토론토대 글로벌사회정책연구센터 연구원2018년 11월 09일늦맘은 고학력 · 전문직이고 부유하다?
‘민지네 엄마는 다른 엄마들보다 나이도 많은 데다 몸매도 아주 뚱뚱했어요. 참관 수업을 하면 엄마가 학교에 올 텐데, 늙고 뚱뚱한 엄마의 모습을 친구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게 너무나 창피하고 싫었어요.’ 2012년 출판된 그림책 ‘…
| 전지원 토론토대 글로벌사회정책연구센터 연구원2018년 10월 0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