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 육군훈련소, shutterstock]
단일 주둔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육군훈련소지만 병영 환경은 아직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육군훈련소의 인당 생활관 면적은 4.9㎡로 국방시설 기준 6.3㎡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 더욱이 생활관 대부분이 침상형으로 돼 있어 감염병에 취약한 실정이다. 실제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동안 한 해 평균 500여 명의 폐렴 환자가 발생했다.
훈련병에게서 흔히 발생하는 감염 질환 중 하나인 상기도 질환은 대부분 감기에서 시작돼 폐렴으로 악화된다. 이에 육군훈련소는 ‘훈련병 건강관리’를 위한 생활전투에 돌입했다.
모든 훈련병은 기상 후와 취침 전 개인 컵을 이용해 가글액과 소금물로 의무적으로 가글링을 했고, ‘클린 데이’로 지정된 매주 토요일 전 장병이 소독 효과가 있는 락스와 살균소독제로 생활관을 청소했다. 실내공기 질 개선을 위해 생활관에 공기청정기를 비치했으며, 미열 증상의 환자가 발생할 경우 즉시 격리해 감염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고자 열화상 자동 체온감지기도 설치, 운영했다. 육군훈련소는 또한 훈련병의 건강 관리를 위해 2017년 9월부터 1000mg 함량의 비타민C를 보급하기 시작했다. 이후 훈련 후 피로 해소와 감기 환자 감소 효과가 나타나자 꾸준히 복용하게 했고 폐렴 환자까지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육군훈련소 권율연대 교육대장인 이대로 소령은 “처음 비타민C를 훈련병들에게 나눠줄 때는 과연 효과가 있을까 의문이 들었지만 실제 감염병 환자가 감소하는 등 효과를 체감하면서 비타민C 복용이 정착될 수 있었다”며 “비타민C 복용과 육군훈련소의 다양한 노력이 결합돼 단체생활로 감염에 취약해진 훈련병들의 면역력이 증진되고 건강도 획기적으로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노력한 결과 2017년 599명이던 폐렴 환자는 지난해 148명으로 75% 감소했다. 육군훈련소 측은 비타민C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예산이 확보되면 하루 세 알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구재서 육군훈련소장은 “훈련병을 군에 보낸 부모 입장에서 생각하고 현장에서 실현 가능한 대책들을 펼친 결과 감염병이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도 육군훈련소는 건강한 훈련병이 강한 육군의 출발점임을 인식하고, 훈련병들이 오직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병영 환경과 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