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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방판’은 살아 있다

20대는 온라인쇼핑, 중년층은 다시 방판…가려운 곳 긁어주는 ‘효자손 마케팅’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방판’은 살아 있다

‘방판’은 살아 있다

shutterstock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케이블TV방송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보면 서울 쌍문동 3인방 이일화, 라미란, 김선영이 일제히 방바닥에 드러누워 태평양 ‘방판’ 아줌마에게 얼굴 마사지를 받는 장면이 나온다. 그 시대 우리네 엄마들은 방판 아주머니가 다녀간 뒤 모처럼 풍성해진 화장대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곤 했다. 친구나 이웃을 소개해주면 샘플 화장품도 두둑이 얻을 수 있었다. 어느 집이든 책장에는 두꺼운 백과사전과 동화전집이 차례로 줄 맞춰 꽂혀 있었고, 만능 조리기구라 부르던 고가의 냄비세트가 주방 한 자리를 차지했다. 홈메이드 식빵 제조기가 주부들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시절도 분명 있었으니 그야말로 방문판매, 즉 방판의 역사는 유구하다. 말이 좋아 아날로그식 세일즈지, 한물간 영업이란 인식에도 방판은 홈쇼핑, 온라인쇼핑 등 디지털 유통 채널에 대적하며 여전히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해 있다. 방문판매 방식을 고수하되 시대 흐름에 맞춰 끊임없이 진화하며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해왔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나라에 기업 차원의 방문판매 방식이 도입된 건 1960년대 화장품회사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에서 방판 전용 브랜드인 아모레를 출시하면서부터라는 게 업계의 통설이다. 30년 이상 덩치를 키워온 방판은 90년대 코리아나가 업계 최초로 신방판제도를 도입하면서 신방판 전성시대를 맞았다. 신방판이란 기존 방문판매,

‘방판’은 살아 있다

LG생활건강 화장품의 베스트셀러 제품들. 사진 제공 · LG생활건강

즉 대문을 두드려 소비자와 만나는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방식에서 직접 사람을 찾아가 철저한 카운슬링을 거쳐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 대 사람(person to person)’ 방식으로 변형된 방판을 말한다.

오랜 역사만큼 현재 우리나라 방판시장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화장품이다. 특히 케이뷰티(K-beauty) 열풍에 힘입어 국내 화장품의 위상이 높아지자 품질에 대한 고객의 신뢰도 커졌다.  1월 글로벌 소비재 조사 전문기업 칸타월드패널은 자사 뷰티패널(15~55세 여성 기준)의 실제 구매 기록에 기초해 2013년 최저점을 기록했던 방문판매 채널이 점차 회복세를 기록,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채널 매출 가운데 약 19%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칸타월드패널은 그 배경으로 중·장년 여성의 구매 증가를 들었는데, 온라인 채널로 옮아간 젊은 소비층의 공백을 방판을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중·장년 여성이 채웠다는 분석이다.





20대는 온라인쇼핑, 중년층은 여전히 방판  

‘방판’은 살아 있다

‘태평양’으로 불리던 시절 아모레퍼시픽 방문판매원의 모습(왼쪽). 국내 방문판매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의 베스트셀러 제품들.사진 제공 · 아모레퍼시픽

방판 인력의 전문성 강화 또한 방판시장 확대의 주요 열쇠로 꼽힌다. 더는 ‘방판 아줌마’가 아닌, 전문 ‘뷰티카운슬러’로서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시작한 것. 실제로 화장품 방판업계 대부분이 판매원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뷰티 및 고객 응대 관련 교육을 하고 있다. 

현재 국내 뷰티업계 1위이자 방판 1위인 아모레퍼시픽은 전국 3만6000여 명의 아모레 카운슬러가 250만 명에 이르는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이들이 추구하는 것은 바로 인간적 교감, 즉 정(情)이다. 아모레퍼시픽 마케팅 관계자는 “방문판매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개인별 맞춤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영업 실적이 좋은 카운슬러들을 보면 고객의 제품 만족도뿐 아니라 담당 카운슬러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정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은 세월이 흐르면서 영업 방식이 아무리 온라인화돼도 변하지 않는 중요한 요소라 본다”고 말했다.
 
올해로 12년째 LG생활건강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는 윤미정 씨 또한 방판의 기본이 고객 서비스인 만큼 제품에 대한 정확한 설명은 물론, 고객과의 진솔한 소통 및 교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유행하던 마사지 외에도 고객에게 다가가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음식 솜씨가 좋은 사람은 반찬을 맛있게 만들어서 고객과 나눠 먹기도 하고, 네일아트 솜씨가 뛰어난 사람은 공짜로 매니큐어를 칠해주는 등 각자 자신의 재능을 살려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다. 자식 셋을 모두 명문대에 보낸 카운슬러가 있는데, 그분은 자연스럽게 고객들의 자녀 교육 상담을 해주면서 돈독한 관계를 형성하더라. 나는 백화점 포장 못지않은 고급스러운 포장을 주특기로 내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행동들이 결코 판매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고객은 그야말로 친구처럼 편한 사이가 되기 때문에 고객으로서가 아니라 지인으로서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발동한다”고 말했다.

윤씨는 방판이야말로 신뢰와 믿음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업체 대부분이 화장품과 더불어 건강보조식품도 판매하는데 건강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만큼 상당한 책임감을 갖고 고객에게 제품을 추천하게 된다는 것. 윤씨는 “경제적으로 위축될 때 오히려 힘내라고 남편을 위해, 아이들을 위해 건강보조제품을 많이 구매한다. 고객 성향과 요구 등을 제대로 파악해 가려운 곳을 잘 긁어줘야만 영업 실적도 올라간다”고 말했다. 

고객에게도 방판은 편리한 쇼핑 채널이다.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집으로 물건을 직접 가져다줄 뿐 아니라 백화점이나 홈쇼핑에서는 불가능한 서비스를 덤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방판으로 화장품을 구매했다는 40대 주부 김모 씨는 “백화점에서 파는 제품과 똑같고 오히려 샘플을 더 잘 챙겨줘 금액 면에서 이득이 될 때가 많다. 특히 오랫동안 거래해 내 피부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우리 가족의 건강 상태까지 잘 알기에 믿고 맡기게 된다”고 말했다.


‘방판’은 살아 있다

코리아나화장품은 방문판매업계 최초로 남성 뷰티카운슬러를 고용해 젊은 여성을 공략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코리아나화장품 사진 제공 · 코리아나화장품

스마트기기 활용, 진화하는 고객 서비스

본사의 방판 고객 관리 시스템도 점점 진화하고 있다. 코리아나의 경우 지난해부터 VIP 고객을 대상으로 미술관 도슨트 투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황진형 코리아나 홍보담당자는 “뮤지컬이나 최신 개봉 영화 초대 등을 꾸준히 해왔고 지난해부터는 좀 더 품격 있는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도슨트 투어를 기획하게 됐다. 올해부터는 고객 초청 범위를 더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행사에 참석하는 VIP 고객은 주로 뷰티카운슬러들의 고객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며 이들이 직접 초청 고객을 선정한다고 한다.

한편 코리아나는 역으로 고객이 뷰티센터로 찾아와 뷰티컨설턴트와 상담한 후 에스테틱 서비스를 받고 제품 구매까지 하는 시스템도 갖췄는데, 여러 뷰티업계 가운데 유일하게 이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황진형 홍보담당자는 “현재 뷰티센터가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만큼 지금의 방판 방식을 유지하되 멀티브랜드숍 내지 온라인 유통 채널도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화장품업계가 방판에서 꾸준히 강세를 보이는 또 다른 배경으로 스마트기기 활용을 들 수 있다. 굳이 값비싼 에스테틱숍까지 가지 않더라도 집에서 다양한 기기를 활용해 고객의 피부를 진단할 수 있게 되면서 구매 고객의 기존 데이터를 반영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아모레퍼시픽 홍보 관계자는 “온라인 유통 강화로 한때 방판의 위상이 흔들리기도 했지만 2003년 PDA(개인용 정보 단말기)가 도입된 데 이어 최근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고객과 상품에 대한 분석 자료를 조회할 수 있고 인터넷으로 제품 신청도 가능하다. 또한 상품 및 미용 정보, 피부 검사 시스템 등도 갖춰 더욱 전문적이고 효과적인 카운슬링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 방식은 업계 전반에서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정 꿰고 있는 전집 영업사원

‘방판’은 살아 있다

구몬선생님들은 매년 ‘구몬학습 연구대회’를 통해 끊임없이 교재를 연구하고 지도 노하우를 쌓는다(위). 빨간펜선생님과 회원이 빨간펜 교재 및 스마트기기가 결합된 ‘스마트 빨간펜’으로 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교원 사진 제공 · 교원

아동전집시장 또한 방판이 주요 유통 채널로 자리하고 있다. 주부들 사이에서 일명 ‘영사’로 불리는 전집 영업사원은 어린 자녀를 키우는 깐깐한 주부들을 상대하는 만큼 책 설명과 관련해 철저한 사전 준비가 돼 있어야만 ‘인기 영사’로 인정받는다. 경기 김포시에서 전집 총판점을 운영하는 박충훈 사장은 초등생 전집의 경우 교과서와 연계된 부분이 많다 보니 교과서 연계 장마다 견출지를 붙여놓고 자신만의 설명 매뉴얼을 만들어 들고 다닌다. 박씨는 “과거에는 영사가 집으로 찾아가 아이들에게 직접 책을 읽어주거나 해외 유명 상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해 전집을 팔았다면, 요즘은 누리과정에 통합과정이 생기면서 시장 상황이 급변했다. 전집이 학습 배경 지식과 연결되다 보니 어떤 점이 교과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어떻게 책을 읽어야 효과적인지 등 실질적인 팁을 줘야 한다”고 설명한다.

전집은 중고거래를 제외하고 인터넷 유통이 제로(0)에 가까운데 오랜 세월 방판 유통이 유지되는 이유도 인터넷에서 볼 수 없는 정보를 주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판매사원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아이와 전집을 제대로 연결해주는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고객 유치는 주로 기존 고객의 소개로 이뤄진다. 박씨는 “방판 자체가 신뢰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고객 한 명이라도 소홀히 여겨선 안 된다. 전집시장의 경우 출판사 유통 구조 면에서도 그렇고, 학부모의 만족감 측면에서도 그렇고 방판 방식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습지시장 또한 방판 방식을 따른다. 대교 눈높이 학습지 교사로 근무하는 김미선 씨는 “고객 유치에 앞서 학습지도가 더 중요한 만큼 일반 방판과는 차별점이 있지만 학생, 학부모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영업이 이뤄진다는 점이 학습지 방판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빨간펜과 구몬학습으로 유명한 교원그룹은 ‘가지 뻗기’ 방식을 통해 방판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현재 교원그룹은 아동전집과 빨간펜 학습지를 비롯해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렌털 사업, 화장품 르페르 브랜드가 소속된 (주)교원과 구몬학습지의 (주)교원구몬, 중등온라인 학습사이트인 (주)하이퍼센터, 상조회사 (주)교원라이프, (주)교원여행과 (주)교원인베스트 등 계열사 6개를 운영 중이다. 이처럼 여러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던 데는 방문판매원의 인적 네트워크가 한몫했다. 교원그룹 한 관계자는 “학습지, 전집 등 교육상품과 정수기, 비데 등 생활가전은 일회성으로 판매되는 상품이 아닌,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분야다. 처음 맺은 소중한 인연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가려 노력한다”고 했다.


‘방판’은 살아 있다

코웨이는 ‘애프터서비스’가 아닌 ‘비포서비스’를 업계 처음으로 도입해 코디가 직접 집으로 찾아가 미리 제품 정비를 해준다. 사진 제공 · 코웨이

1998년 업계 최초로 렌털 마케팅을 도입한 코웨이는 정수기 가격에 대한 심리적인 장벽을 낮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방판 요원인 ‘코디’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제품 상태를 점검하고 관리하는 비포서비스(BS) 또한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며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코웨이 홍보 관계자는 “그동안 애프터서비스(AS)에 익숙하던 서비스 개념을 변화시키며 렌털마케팅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데 일조했다. 코디의 정기적인 점검서비스는 고객 만족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을 뿐 아니라, 주부인력 활용으로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도 공헌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방판’은 살아 있다

유니베라는 1988년 미국, 2014년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현지에 맞는 방문판매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유니베라

알로에 식품 제조회사 유니베라는 우리나라 방판업계 최초로 해외 진출에 성공해 1988년 미국, 2014년 말레이시아 시장을 개척했다. 유니베라 홍보 관계자는 “3~4년 전부터 미국 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었고, 현지인을 위한 새로운 조건의 세일즈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품 특성상 유니베라는 방문판매원(UP)이 제품 효능을 직접 경험하고 사업에 뛰어든 경우가 많다. 홍보 관계자는 “방판의 제1조건은 바로 품질이다. 제품이 좋지 않으면 아무리 사업 수완이 뛰어나도 판매에 한계가 있다. 그런 점에서 유니베라는 끊임없이 ‘웰니스’를 추구하며 제품 연구와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방판’은 살아 있다

타파웨어 브랜즈 코리아는 ‘홈파티’를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사진 제공 · 타파웨어 사진 제공 · 타파웨어

제품 시연을 통해 구매욕을 돋우고, 제품에 대한 신뢰를 심어줘 구매로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것 또한 방판의 고전적인 영업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식품보관용기를 판매하는 타파웨어 브랜즈 코리아(타파웨어)를 들 수 있다. 30년 전 처음 한국에 론칭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타파웨어의 주요 마케팅 방식은 주부 3~4명을 모아놓고 진행하는 홈파티였다. 요리 시연과 살림 정보 공개를 통해 고객 스스로 제품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타파웨어 홍보 관계자는 “쿡방(요리 방송)이 대세인 만큼 다양한 레시피를 개발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요리 동영상이나 쿠킹 정보를 지속적으로 노출하고 있으며, 회사 내 정식 셰프가 개발한 레시피를 활용해 전국을 다니면서 카운슬러들을 초청하고 쿠킹쇼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문판매원 수익, 상위 1%와 나머지 99% 10배 차이 나방문판매(방판)는 판매 구조에 따라 일반방문판매와 후원방문판매, 다단계판매로 나뉜다. 먼저 일반방문판매는 회사가 개인사업자나 직원인 A를 통해 판매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인데, A는 B를 하위판매원으로 둘 수 있다(2단계). 또 회사는 B의 판매가 늘 경우 A, B에게 수당을 지급한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코웨이(주), 청호나이스, 교원L&C, 대교 등이 있다.

후원방문판매는 회사가 판매원 A를 두며 A는 B를, B는 C를 하위판매원으로 둘 수 있고, B의 판매가 늘면 A가 회사로부터 받는 수당이 늘어나지만 C의 판매가 늘었다고 A의 수당이 늘지는 않는 구조다. 대표적으로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유니베라, 코리아나 등 화장품업체가 많다. 2012년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개정 시 처음 등장한 후원방문판매는 기존 변형 방문판매업체로 인한 소비자의 피해를 줄이고자 신고제인 방판과 달리 등록제로 규정해놨으며, 수당을 직하위 판매원으로부터만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다단계와 다르다. 후원방문판매를 하려면 먼저 직접판매공제조합이나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과 소비자 피해 보상 보험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최근 케이뷰티(K-beauty) 열풍에 힘입어 후원방문판매 방식을 따르는 화장품업체들의 매출이 급격히 늘면서 이 시장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2015년 10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후원방문판매 시장은 매출액 기준 2조8283억 원으로 전년(2조321억 원)에 비해 39.2% 성장했다. 시장이 커지면서 후원방문판매업체도 증가하는 추세다. 2014년 후원방문판매업체는 2852개로 전년 대비 7.5%(199개)나 늘었다. 매출액 1위는 아모레퍼시픽으로 2014년 후원방문판매 매출액이 1조507억 원으로 압도적이다. 2015년 3분기 기준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사업 부문 가운데 방판 매출의 비중은 15.2%로, 같은 기간 방판 경로 매출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1.4% 상승했다. 그 뒤로 코웨이 4110억 원, LG생활건강 3979억 원, 아이기스화진화장품 1129억 원, 유니베라 1082억 원, 풀무원건강생활이 867억 원을 기록했다. 코웨이는 2013년에는 화장품 관련 사업 부문만 후원방문판매로 운영했으나, 2014년부터 정수기 관련 사업 부문이 추가돼 매출이 급상승하면서 업계 3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매출 증가로 후원수당도 1년 새 50% 가까이 증가했다. 후원수당은 판매업자가 소속 판매원의 거래 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경제적 이익, 판매활동을 장려하거나 보상하고자 지급하는 경제적 이익으로, 2014년 후원수당 지급 총액은 7492억 원으로 전년보다 2463억 원(49%) 늘었다. 판매원 인당 연간 수령액은 평균 362만 원으로 전년보다 99만 원(37.6%) 상승(20만7000명·이하 후원수당 수령 판매원 수 기준)했고, 상위 1% 미만(약 2100명) 판매원의 연간 인당 평균 지급액은 3613만 원인 데 반해 나머지 판매원 99%(약 20만5000명)의 연간 인당 평균 지급액은 334만 원으로 조사됐다. 결국 상위 1% 미만은 후원수당이 월평균 330만 원 이상이고 나머지 99%는 3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해 수당 편중 현상이 뚜렷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판매원은 후원수당 외에도 제품을 팔아 이윤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수당을 판매원 월급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주간동아 2016.03.30 1031호 (p44~47)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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