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입 속에 숨겨진 부메랑
이 세상에서 가장 흔한 말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사랑’이라는 말일 것이다. 대부분의 종교가 사랑을 가르치고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사랑 때문에 울고 웃는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말이 너무 흔하다 보니 이제 사랑이라는 말의 신…
200306262003년 06월 19일노동쟁의로 달아오른 6월 해법
최근 한국 언론은 노무현 정부를 ‘노동자 편향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친(親)노동자적’ 정부로 바라본다. ‘지금은 노조시대’라는 기획기사가 연재되는가 하면 ‘친노(親勞) 정책, 기업 숨통 죈다’는 식의 자극적 제목을 단 기사도 나온…
200306192003년 06월 11일인터넷 실명제 또 다른 허점
전자 민주주의란 말이 있다. 먼 거리에 있어도 같은 사이트에 접속만 하면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문명의 이기 덕분에 직접 민주주의가 가능해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해 자기 의견을 내놓는 데서 나오는 힘은 …
200306122003년 06월 05일사람을 진정 그리워하고 싶다
오랜만에 여행하고 돌아와 산중 처소를 둘러보고 있다. 쟁기질한 밭에 뿌린 씨앗들을 맨 먼저 점검해본다. 씨앗에서 싹이 트는 순간을 기다리는 일도 가슴을 졸이게 한다. 콩은 드문드문 힘겹게 싹을 틔우고 있고, 들깨 싹은 하나도 보이지…
200306052003년 05월 29일브레이크 없는 사회의 비극
새가 좌우 날개가 있어야 균형을 잡고 날 수 있듯이, 사회도 논리적 좌익와 합리적 우익이 균형을 이룰 때 발전할 수 있다. 하지만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논리적 좌익와 합리적 우익의 공존 이외에 또 하나의 조건이 있다. 자동…
200305292003년 05월 21일사전에 끼워주고 싶지 않은 말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글로 먹고사는 나로서는 느닷없이 발휘되는 직업정신의 기민함에 스스로도 놀랄 때가 많다. 얼마 전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오페라 ‘투란도트’를 볼 때도 그랬다. ‘상냥한’을 ‘성냥한’이라고 잘못 표기한 전광판의 …
200305222003년 05월 14일댁에는 ‘까치호랑이’가 걸려 있습니까
민화를 판화로 대량 제작해 적잖이 재미를 본 젊은 문화사업가가 있었다. 그때가 90년대였다. 문화상품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지던 때다. 전통 민화를 아이디어 상품으로 개발해내자 언론의 관심도 높았다. 그 덕분에 박물관이나 아트숍 등에…
200209052003년 05월 09일보조금과 상계관세 부과
2000년 12월, 하이닉스의 전신 현대전자는 3년 전에 발행한 회사채 만기로 파산 일보 직전에 놓였다. 도무지 회생할 것 같지 않았던 이 회사의 목숨을 건진 것은 이른바 ‘회사채 신속 인수제도’.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현대전자의 회…
200305152003년 05월 07일효과 만점의 비타민 국악요법
전공 분야가 국악이다 보니 평소 ‘국악의 쓸모’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편이다. 사람들에게 우리 것을 알아야 한다거나, 또 훌륭한 문화유산이라는 점만 내세워 국악을 권하는 일은 일상의 대화치고는 좀 부담스럽다. 그래서 좀 더 자연스럽…
200305082003년 04월 30일‘매트릭스’와 총을 가진 보안관
최근 ‘미국 vs 유럽, 갈등에 관한 보고서’란 책이 화제다. 미국의 신보수주의를 대표하는 이념가인 케이건은 이 책에서 최근 이라크전쟁을 계기로 유럽과 미국의 갈등이 심화된 경위를 냉정하게 분석한다.케이건에 따르면 유럽이 반전과 반…
200305012003년 04월 23일미국의 욕망 … 그 끝은 어찌 될까
속절없이 가는 봄날이기에 짧은 봄밤은 황홀하다. 이태백은 반가운 얼굴들을 불러 술자리를 마련한다. 복사꽃 자두꽃이 달빛에 젖어 요염한데, 시인이 어찌 운을 떼지 않고 지나갈쏜가. 그러나 시인의 입에서 흘러나온 가락은 꽃노래가 아닌 …
200304242003년 04월 16일개혁의 네 가지 성공조건
개혁.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 중 하나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개혁이란 할 수 있다면 좋은 것이다. 그러나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혁명은 기존…
200304172003년 04월 10일잘못된 대통령이 되는 길
청와대란 항상 세 가지 논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갈등하면서 통치라는 큰 틀을 이루어 가는 곳이다. 그 세 가지 논리란 정치논리, 경제논리 그리고 개혁논리다. 대통령의 가장 큰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통치의 기반, 즉 국민적 지지기반을…
200304102003년 04월 02일이라크전의 암운과 동양사상의 희망
국제사회가 국제연합(UN·United Nations)을 통해 그토록 막으려 애썼던 이라크전쟁이 결국 시작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탄생한 국제연맹이 무력화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였던 과거 세계사를 상기해보면 이번 이…
200304032003년 03월 26일밭에 씨 뿌릴 날이 기다려지네
골짜기에 버려져 있던 300평이 좀 안 되는 큰 밭을 샀다. 원래 마당 앞에 텃밭이 있었는데 콩걷이가 끝나자마자 텃밭 한쪽을 연못으로 만들었다. 연못에 백련을 심고 싶은 오랜 꿈 때문이었다. 그랬더니 채소 심을 터가 마땅찮아진 것이…
200303272003년 03월 19일참여민주주의가 성공하려면
노무현 정부 들어서 시민 참여가 부쩍 강조되고 있다. 이름부터 ‘참여정부’라고 했고 장관 후보를 인터넷으로 추천받았을 정도로 인터넷 정치에 관심이 높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사회에서 시민들…
200303202003년 03월 12일세 가지 비밀 털어놓는 기막힌 사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여러분을 알게 돼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이처럼 여러분 앞에 서서 말할 수 있는 기회까지 얻었으니 이 순간만큼은 세상의 그 누구도 부럽지 않습니다. 그래서 여러분 모두에게 감…
200303132003년 03월 05일나는 그를 모른다
새벽에 택시를 탄다. 운전석의 남자와 나는 표면적으로는 기사와 승객의 관계다. 그러나 그 사실 외에 ‘나’는 ‘그’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 어떻게 자라왔으며 어떤 품성을 가졌으며, 심지어 실제 직업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단지 운…
200303062003년 02월 27일협상 앞서 農政 방향부터 제시하라
1993년 타결된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으로 WTO체제가 출범함으로써 세계경제는 이른바 세계화라는 개방의 길로 접어들었다. 농산물도 예외가 아니어서 UR협상의 결과 쌀을 제외한 전 품목이 사실상 개방되었다. 물론 당시 농산물시장…
200302272003년 02월 20일만물은 나와 더불어 하나이다
우주 왕복선 컬럼비아호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다.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에게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나마 전하고자 함은 비록 헛되다 해도 남은 자들의 슬픔을 위로하는 한 방식이 된다. 그래서일까, 미 항공우주국도 공중폭…
200302202003년 02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