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에 옮긴 수목원의 四季
”아침고요 수목원의 5월은 순백의 청순함으로 시작된다. 불도화, 쪽동백, 찔레꽃, 아카시아 등 온통 흰색 꽃들이 지천으로 핀다. 잘 자란 연녹색의 나뭇잎들과 묘한 조화를 이루며 살랑살랑 나부끼는 흰색의 꽃들은 보는 이들을 아찔하게 …
200305222003년 05월 14일인재 식별과 등용 비공식 참고서
중국에서 ‘자치통감’이 통치자나 관료들의 공식 교과서였다면 ‘반경(反經)’은 비밀리에 곁에 두고 이용하는 일종의 비공식 참고서였다. ‘반경’을 쓴 당나라 사람 조유에 대해 중국 역사는 “병법에 박학하고 경세에 능했으며 은근히 지조가…
200305152003년 05월 07일철의 여인이 본 현실적 힘의 외교
전 세계는 이라크전쟁 과정에서 미국과 영국의 굳건한 동맹을 확인했다. 로버트 케이건은 ‘미국 VS 유럽 갈등에 관한 보고서’에서 “냉전 종식 이후 더 이상 응집력 있고 단합된 서방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미국과 영국만…
200305082003년 04월 30일정치 승부사들의 필승 조건
정적(政敵)의 송곳니를 뽑아버리려면? 상대가 특허라도 내놓은 양 떠드는 이슈를 먼저 해결하면 된다. 이 전략으로 정적을 무너뜨린 사람이 조지 W 부시 현 미국 대통령이다. 그는 아버지 부시나 레이건 전 대통령의 공화당식 전략으로는 …
200305012003년 04월 23일가슴 설레는 머나먼 여정
1936년 3월28일 프랑스의 작가 장 콕토는 연인 마르셀 킬과 함께 80일간의 세계여행에 나선다. 그것은 1873년 쥘 베른이 쓴 ‘80일간의 세계일주’에서 영국 신사 필리어스 포그와 프랑스 하인 파스파르투의 여정을 따라가는 여행…
200304242003년 04월 18일가슴 설레는 머나먼 여정
1936년 3월28일 프랑스의 작가 장 콕토는 연인 마르셀 킬과 함께 80일간의 세계여행에 나선다. 그것은 1873년 쥘 베른이 쓴 ‘80일간의 세계일주’에서 영국 신사 필리어스 포그와 프랑스 하인 파스파르투의 여정을 따라가는 여행…
200304242003년 04월 16일미국 자본주의 현재와 미래
‘20:21 비전’이라는 수수께끼 같은 제목을 풀어보면 ‘20세기를 분석해 21세기를 전망한다’가 될 것이다. 저자 빌 에모트는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편집장이다.그는 ‘더 멀리 뒤를 볼수록 더 멀리 앞을 볼 수 있다’는 전 …
200304172003년 04월 10일현대판 노예들의 ‘고통스런 삶’
‘일회용 사람들’의 내용은 믿기 어렵다. 아니, 믿고 싶지 않다. 21세기에 감금된 상태에서 강제노동을 하고, 거부하거나 도망치면 가차없는 폭력에 죽음까지 감수해야 하는 사람들, 그들이 노예가 아니라면 무엇인가. 미국의 사회학자 케…
200304102003년 04월 02일제국주의와 이슬람 왜 싸우나
기어이 전쟁은 터졌다. 프랑스와 독일은 연일 선제공격을 감행한 미국을 비난하고, 영국은 미국과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북핵이라는 예민한 사안을 안고 있는 한국과 일본도 미국 지지를 선언했다. 자, 이 판에서 어떤 기준으로 피아(…
200304032003년 03월 27일인간 진화부터 현재까지 ‘걷기의 모든 것’
근육이 긴장한다. 한쪽 다리는 지상과 하늘 사이에서 몸을 지탱하는 기둥이다. 다른 쪽 다리는 뒤에서 앞으로 흔들리는 진자다. 발꿈치가 닿는다. 체중이 온통 발바닥에 쏠린다. 엄지발가락이 땅바닥을 밀어내자 정교하게 균형 잡힌 무게중심…
200303272003년 03월 20일현대인의 미래? 지식에 물어봐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에서 ‘지적 망국론’을 부르짖은 다치바나 다카시가 ‘21세기 知의 도전’이라는 책으로 다시 찾아왔다. 앞서의 책에서 그는 흔히 교양이라고 하면 인문사회 분야의 지식을 떠올리는 우리에게 셰익스피어의 이름만…
200303202003년 03월 14일프랑스 사람들은 몇 번을, 어떻게 하나
‘다른 사람들은 몇 번이나 할까, 또 어떻게 할까, 늘 만족할까?’ 문득 이런 호기심에 사로잡혀도 친지나 직장 동료들에게 정색을 하고 묻기에는 너무나 쑥스러운 질문이다. 대신 프랑스 사회학자 자닌 모쉬 라보가 140명에게 내밀한 성…
200303132003년 03월 05일영화, 나는 이렇게 보았다
알아먹지도 못할 영화평론에 주눅 드신 분, 영화 보고 나오면 바로 줄거리 까먹는 분들, 영화를 빙자하여 사실은 자기 얘기가 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리는 분들(여기까지는 김영하씨의 표현이다). 그런 이들이 좋아할 영화책이 나왔다. 김…
200303062003년 02월 27일주먹계 큰형님 파란만장한 삶
김두한과 시라소니 사이에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흐른다. 그러나 시라소니가 두한에게 결투를 신청하자 두한은 여유 있는 웃음을 띠며 자신이 졌다고 말한다. 두한이 진정한 싸움꾼은 싸우기 전에 상대를 아는 법이라고 말하자 시라소니는 형 아…
200302272003년 02월 20일“혁명은 역사의 지름길이 아니다”
‘그 시대는 가장 훌륭한 시대였고, 신뢰의 시대이면서 동시에 회의의 시대였다. 광명의 계절이면서 암흑의 계절이었고, 희망의 봄인 동시에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의 앞길에는 모든 것이 있었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 모두 천…
200302202003년 02월 13일생명공학의 발달 … 福인가 禍인가
조지 오웰의 ‘1984년’(1949)과 앨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1932)는 우리에게 소름 끼치는 미래를 제시했다. ‘1984년’이 정보기술의 미래를 다뤘다면 ‘멋진 신세계’는 생명공학의 발전이 낳은 끔찍한 세상을 보여준다.…
200302062003년 01월 29일변화와 개혁 2003년 한국 읽기
우리 사회 무엇이 문제인가. 한국 정치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 경제 무엇이 문제인가. 한국 연극 이대로 좋은가. 정보통신산업 어디까지 와 있나. 환경·에너지 이대로 좋은가. 2003년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와 있나. 이런저런 물…
200301302003년 01월 23일신세대에 노크하는 대하소설
신세대 독자들을 위해 박경리의 ‘토지’와 김주영의 ‘객주’ 개정판이 나란히 나왔다. 박경리의 ‘토지’(전 21권)는 최참판댁 윤씨 부인에서부터 아들(최치수), 손녀(최서희), 증손자(윤국·환국)에 이르는 4대를 중심축으로 양반, 농…
200301232003년 01월 15일동양의 빛과 그림자 … 112명의 발자취
‘위대한 아시아’에 등장하는 112명을 훑어가다 보면 한 번도 입에 올려보지 않은 낯선 이름이 많아 당황스럽다. 솔직히 몽골 민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던 작가 차드라발링 로도이담바의 대하소설 ‘맑은 타미르 강’을 알지 못하며, 인…
200301162003년 01월 09일1288쪽짜리 우리 가족 주치의
질문. “의사가 진찰을 할 때마다 몸의 여러 부위를 두드리는데 왜 그러는지 궁금합니다.” “타진이라고 하는 진단 방법으로, 중요한 진찰의 한 방법입니다. 타진을 할 때는 한 손가락을 몸에 대고 다른 손가락으로 몸에 댄 손가락을 쳐서…
200301092003년 01월 0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