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발효식품이라지만 짜면 된장 맛 버린다
한식 세계화 행사 같은 걸 보면 된장을 이용한 요리가 간혹 등장한다. 이를테면 ‘된장 소스를 곁들인 스테이크’ 등. 외국의 유명 요리사가 이런 음식을 냈다는 기사를 볼 때면, 궁금증이 인다. ‘저기에 쓴 된장은 도대체 어떤 된장일까…
201112122011년 12월 12일국밥에 깍두기 한입 이보다 더 개운할 수 없다
1970년대 지방 소도시에 살 때부터 ‘서울 깍두기가 맛있다’는 말을 들었다. 새우젓에 풀을 쒀 넣어, 달고 감칠맛이 나는 깍두기라 했다. 집에서도 서울식이라며 그렇게 깍두기를 담갔다. 1980년대 초 서울에 올라와 보니 과연 식당…
201112052011년 12월 05일찬란한 도자기의 나라 플라스틱 그릇 유감
우리는 ‘고려와 조선이 도자기의 나라’였다고 배웠다. 고려에서는 청자를, 조선에서는 백자와 분청사기를 잘 만들었다고 알고 있고, 임진왜란 때 왜군이 조선 도공을 납치해 가 일본의 찬란한 도예문화를 일궜다고 배웠다. 일본에서 가장 귀…
201111282011년 11월 28일착 달라붙는 감칠맛 니들이 주인공이구나!
한국음식에는 국, 탕 등 국물 있는 음식이 많다. 밥을 먹으려 하니 국물이 따라붙는 것이다. 국물에 건더기가 들어간다 해도 잡은 물의 양이 많으니 맛이 허전하다. 그 빈자리를 채워주는 것이 감칠맛이다. 쇠고기, 버섯, 멸치, 다시마…
201111212011년 11월 21일씨알 굵고 갈수록 탱탱 늦가을 전어를 먹어라!
흔히 가을 전어라 한다. 그러나 도심의 횟집, 포장마차에서는 여름 전어라고 해야 맞는 것이 아닌가 싶을 때가 많다. 여름이 끝나간다 싶은 8월 말이면 수족관에서 전어가 헤엄을 친다. 아직 잔챙이라 맛이 들지 않았을 것이 분명한데, …
201111142011년 11월 14일소금에 절인 매실 끊기 힘든 치명적 중독
우메보시는 일본 음식이다. 매실을 소금에 절인 것이다. 우리말로 순화하면 매실절임쯤 될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매실절임과 그 맛이 확연히 달라 그냥 매실절임이라고 하면 어울리지 않는다. 한국의 매실절임은 대부분 설탕절임이기 때문이다…
201111072011년 11월 07일벌레 먹은 자연산 배 배꽃 향기가 거기 있더라!
먼 옛날부터 한반도에 배가 있었다. 야산에서 가끔 볼 수 있는 야생 배가 그 배다. 이를 가꾸면 제법 먹을 만한 크기가 된다. 우리 조상은 이 배를 먹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먹는 배는 이것과 관련이 없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에서 …
201110312011년 10월 31일퍽퍽한 살 뜯으며 ‘영양센타’가 떠올랐다
통닭은 날씨가 쌀쌀해지면 생각나는 음식이다. 특히 눈 내리는 겨울이면 그 생각이 더 간절해진다. 날씨와 통닭이 무슨 연관이 있기에 이럴까. 흔히 통닭이라 하지만 통닭구이가 바른 말이다. 통닭은 닭의 털과 내장을 제거하고 통째로 굽는…
201110242011년 10월 24일국민 생선과 잡어 사이 그러나 우월은 없다
일본인 출판기획자 야마시타 씨는 한국음식에 관심이 많다. 한국에서 막걸리 기행을 하고 이를 책으로 엮어 내 한국 언론에 그의 얼굴이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필자는 어찌어찌 인연이 돼 그와 두 차례 만났다. 그는 농담을 주고받을 만큼…
201110172011년 10월 17일지역의 먹을거리 어디까지 구분할 것인가
최근 ‘로컬푸드’가 언론에 자주 등장한다.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와 지역 생산자단체에서 자기 지역의 농수축산물이 ‘로컬푸드’라며 마케팅한다. 그런데 무엇이 로컬푸드인지 개념이 모호하다. 로컬푸드와 슬로푸드는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
201110102011년 10월 10일급식 먹는 우리 아이들 도시락 추억도 상실
서울시의 무상급식 논란이 일 때였다. 급식비 분담과 질에 대해서만 말들이 오갔는데, 어느 누군가가 ‘입맛의 획일화’를 걱정했다. 급식이 인스턴트 음식으로 왜곡된 아이들의 입맛 교정에 일정 구실을 하리라 생각하던 나는 의외의 의견에 …
201109262011년 09월 26일소박한 국밥 한 그릇 고향의 情 듬뿍 먹다
지방자치단체마다 향토음식 개발에 열중이다. 특정 지역에 향토음식 타운을 형성하면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고, 상품 판매시장을 개척해 지역 생산자에게 경제적 이득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잘 만든 향토음식은 소비자에게도 큰 이득이 …
201109192011년 09월 19일맛이냐 건강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한국인은 사계절 배추김치를 먹는다. 겨울이 든다고 김장을 따로 하는 사람도 많이 줄었다. 사계절 내내 시장에서 배추를 팔기 때문에 김치가 떨어지면 언제든 배추를 사다 담그면 된다. 아니, 담글 필요도 없다. 공장김치를 사계절 내내 …
201109052011년 09월 05일집 나간 여름 입맛 병어 냄새에 돌아온다
여름에는 생리활동이 최고조에 이른다. 피부는 물론 몸속에서도 열이 많이 발생하면서 신체 균형이 깨지기 쉽다. 몸을 식히려면 서늘한 음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너무 차갑거나 기름진 음식은 열기를 몸속으로 밀어 넣어 질병을 부를 수 있다…
201108292011년 08월 29일손님이 가위 들고 조리 이보다 원초적일 순 없다
올봄 ‘미슐랭 가이드’ 한국판이 나와 화제가 됐다. 음식점에 별점을 주는 ‘레드 가이드’가 아니라, 한국의 여러 관광지를 소개하는 ‘그린 가이드’로 여기에 실린 음식점들도 덩달아 화제로 떠올랐다. ‘미슐랭 가이드’라는 이름 자체가 …
201108292011년 08월 29일쌉싸름한 ‘여름 팔진미’ 맛으로 향수로 후르륵
마당 장독대 위 대자리엔 배를 가른 빨간 고추가 풍성히 널려 있다. 고추의 향긋한 냄새 때문인지 고추잠자리도 가끔씩 날아든다. 빨간 고추 옆에 도토리묵을 널어놓으신 어머니는 고추와 묵의 색상이 잘 어울린다며 밝게 웃으신다. 이제 한…
201108222011년 08월 22일음료와 구연산 육수가 비장의 양념법인가
여름이 지나고 있다. 바닷가에서 먹었던 시원한 물회 이야기를 나누며 추억을 되새기는 시간이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회 먹고 나면 말이야, 입안이 노래지더라.” “나는 오줌이 노랗던데?”물회는 생선과 푸성귀에 고…
201108222011년 08월 22일아, 이 개운한 국물 가슴이 뻥 뚫린다
우리 세대에게 여름 바캉스는 빼놓을 수 없는 연중행사였다. 어렵게 도착한 바다엔 언제나 낭만이 넘실댔다. 출렁이는 파도에 몸을 맡긴 채 정신없이 놀다 바닷속 모래에 발을 디디면 바지락이 느껴졌다. 곧바로 숨을 들이마시고 물속으로 잠…
201108162011년 08월 16일왁자지껄 그곳엔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인천 강화도에 가면 풍물시장이 있다. 2, 7일에 서는 오일장이지만 장날이 아닌 날에도 건물 안 상설시장은 문을 연다. 장날에는 건물 밖 야외에 많은 장꾼이 모인다. 강화의 할머니 농민들이 채소 조금, 곡물 조금 쌓아놓고 파는데 하…
201108162011년 08월 16일100% 메밀 면발 고집에 공장 육수가 웬 말이냐
여름 휴가철이면 강원도 막국수 식당이 호황을 누린다. 누구든 이 지역에 가면 으레 ‘막국수 한 그릇은 먹고 와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나 역시 강원도에 가면 막국수를 찾는다. 웬만큼 알려진 막국숫집은 다 다닌 터라 이제는 시장통에…
201108082011년 08월 0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