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통증 삼키며 야간 운전 나는 아버지였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 알 수 없으나, 요사이 잔병치레가 잦다. 한여름, 때아닌 감기에 걸려 오랫동안 보일러를 틀어놓고 자기도 했고,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두통 때문에 미간 가득 주름이 생기기도 했다. 더위 탓에 몸이 허해진 것일까…
200907212009년 07월 15일예술, 몰두와 통섭 사이
이 칼럼의 제목이 ‘소소한 일상’이지만, 사실 요즘 도무지 ‘소소’하지 못한 일상을 살고 있다. 아니, 생활은 ‘소소’하게 흘러갈지 모르나 마음은 전혀 그렇지 않다. 큰일이 연이어 터지는데도 애써 ‘소소’하게만 지내려 하는 내 모습…
200907072009년 07월 01일나무 보려고 인도 배낭여행?
얼마 전 우연히 종로 거리를 걷다가 한 무리의 대학생이 일렬횡대로 서 있는 모습을 보았다. 무슨 일인가. 혹시 공짜표를 나눠주는 것은 아닐까. 괜스레 줄 끝에 서서 기웃기웃 앞의 상황을 살펴봤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줄이 …
200906092009년 06월 03일“저는… 내성적인 사람입니다” 아, 이놈의 ‘영어 울렁증’
얼마 전,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동창에게서 국제전화를 한 통 받았다. 얼굴을 못 본 지 햇수로 10년이 넘은 친구인데, 그 사이 스웨덴으로 날아가 그곳에서 기반을 잡았다고 했다.“야, 그런 일이 있었구나. 진작 연락 좀 하지, 이놈…
200905262009년 05월 20일건강하게 태어난 둘째 아이, 고맙다, 고마워…
지난주에 아내가 둘째 아이를 낳았다. 새벽 3시 무렵 욕실에서 쏴~ 물소리가 들려오더니, 이내 아내가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며 방으로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한밤중에 웬 샤워를 하고 그러냐? 사람 잠도 못 자게….” 잠에서 깨…
200905122009년 05월 08일‘대한민국 아버지’임을 증명하는 민방위 비상소집 훈련
올해도 어김없이, 바람에 벚꽃이 날리듯 민방위 비상소집 통지서가 날아왔다. 휴일 저녁 아내, 아이와 함께 아파트 단지 주변을 한 바퀴 돌고 왔더니 집 앞에 턱, 통장 아주머니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건 말 그대로 ‘턱’이었는데,…
200904282009년 04월 22일대한민국 동명이인들 반갑거나 황당하거나
● 요즘 이메일함을 열어보기가 겁난다. 스팸 메일이니, 고지서 메일 때문에 그런 건 아니다. 그런 것들이야 좀 번거롭기는 해도 제목만 보고 바로 삭제할 수 있으니, 그 정도를 가지고 엄살떨 일은 아니다. 문제는 내 이름 석 자를 수…
200904142009년 04월 10일내가 머리칼만 풍성했다면 구준표 무릎 꿇렸다
요 근래 아침마다 적잖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머리를 감을 때 우수수, 매생이국처럼 하수구 구멍을 막아버리는 머리카락 때문이다. 내가 무슨 해조류나 녹조류도 아닌데, 이게 왜 이리 많이 빠지나, 거울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플라…
200903312009년 03월 27일‘무지한’ 스승이 겪은 5학년 제자의 가짜 졸업식
지지난 주는 졸업 시즌이었다. 학교에 몸담고 있는 처지라 졸업 시즌이 되면 마음 한구석이 자동적으로 짠해지는데, 올해는 시절이 시절인지라 그 진폭이 더 가파르게 다가왔다. 오랜만에 양복에 넥타이까지 갖춰 매고 웃는 낯으로 함께 사진…
200903172009년 03월 12일버르장머리 없는 고양이의 도도한 매력
주위에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만 간다. 예전엔 강아지가 대세였는데, 요즈음은 아무래도 고양이 쪽으로 무게중심이 넘어간 듯하다. 내 주변만 보더라도 사촌 여동생부터 시작해 동료 작가, 학교 후배, 아파트 이웃 주민까지 …
200903032009년 02월 25일폭설 내리던 날 주차장에서 낄낄 댄 사연
이번 겨울, 이사 와 처음 살게 된 호남은 눈이 많이 내리는 고장이다. 고향인 강원도도 ‘눈’ 하면 남부럽지 않은 곳이었지만, 이곳 역시 만만치 않다. 지금은 날이 많이 풀려 눈이 모두 녹아내렸지만, 설 전까지만 해도 염화칼슘으론 …
200902172009년 02월 11일무기력한 아빠의 ‘과외금지 국민 청원’
아내는 며칠 전,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와 주변 지역을 샅샅이 뒤지면서 돌아다녔다. 이제 20개월에 접어든 아이를 보낼 어린이집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최소한 열 군데 이상은 돌아다녀봐야 한대. 아내는 아침마다 옷을 차려입으면서 그…
200901272009년 01월 29일“헌금하시는 걸 보니 살림살이 괜찮은가 봐요”
주말마다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갈 일이 종종 생겼다. 대부분 출판 일에 관계된 것들이었다. 주중엔 출근 때문에 움직일 수가 없어 토요일 오전에 올라갔다가 막차를 타고 내려오는 생활을 반복했다. KTX를 타고 올라갈 때도 있으나, 그래…
200901132009년 01월 07일아내가 없을 때 할 수 있는 일 몇 가지
며칠 전 아내가 심각한 얼굴로 내게 말했다. “저기, 나 말이야. 친정에 며칠 갔다 와야 할 거 같은데….” 아내는 장모님 생신 얘기와 장인어른의 편치 않은 몸 얘기를 꺼냈다. 한 일주일 정도 아이와 함께 갔다 와도 될까, 내게 물…
200812302008년 12월 22일바보상자인 줄 알면서도 TV 껴안고 사는 까닭은
얼마 전 아내 앞에서 굳은 다짐을 하나 해야만 했다. 출마를 하겠다거나,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이 한 몸 희생하겠다거나, 이제부터 열심히 노력해서 축구 국가대표선수가 돼보겠다거나 그런 커다란 다짐은 아니었고, 아이 앞에서만큼은 절…
200812162008년 12월 08일관절염 앓는 어머니 ‘88 사이즈’ 블라우스 不孝
재작년 이맘때 결혼했으니까 아마 그 직전의 일이었을 것이다. 그 무렵 나는 스무 살부터 시작한 서울에서의 자취생활을 막 끝내려던 참이었다. 어언 15년의 자취생활을 결혼을 핑계로 끝내려고 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동안 바뀐 자취방만…
200812022008년 11월 25일500원 뽑기 자판기 우리가 건져올리는 것들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정문 옆 문구사에 얼마 전 ‘껌 뽑기 자판기’(정확한 명칭은 알 수 없으나 예전 ‘토이 크레인’과 흡사한 것이다. 인형에서 ‘껌’으로 바뀌었을 뿐이다)가 설치되었다. 동전을 넣고 집게를 조작해 바닥에 깔린 껌…
200811182008년 11월 13일한 모금에 시름 훌훌 흡연자를 위한 변명
며칠 전 혼자 심야영화를 보러 갔다가 조금 당황스러운 상황과 맞닥뜨리고 말았다. 영화상영 시간이 10분 정도 남아서 담배나 한 대 피울까 하는 마음에 옥상을 찾았다가 그만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아무도 없는 옥상 벤치에 앉아 연신 …
200811042008년 10월 27일음식 불신 사회문제 A형 국민 늘어난 탓?
고향에 계시는 아버지는 집에서 자전거로 3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조그만 텃밭을 갖고 있다. 말단 공무원 생활 30년 만에 유일하게 마련한 부동산인데, 정년퇴직과 동시에 당신 하루의 대부분을 그곳에서 보내고 있다. 200평이 조금 …
200810212008년 10월 15일가짜 하늘 공소리 퍽퍽 아싸, 트리플 보기
명절을 맞아 고향에 며칠 다녀왔다. 두 해 전부터 굳어진 기본 코스에 따라 명절 전야를 처가에서 보내고, 다음 날 고향으로 내려갔다. 우리나라 사위들은 왜 처가에만 가면 그렇게 잠이 쏟아지는 걸까? 연구해보면 근사한 논문 한 편이 …
200810072008년 09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