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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뜻’ 앞세운 구원 혹은 폭력
세상은 ‘신의 뜻’으로 사는 자와 ‘인간의 뜻’으로 사는 자로 나뉘었다. 각각 선한 자와 타락한 자이고, 선택받은 자와 버림받은 자이며, 살아남을 자와 죽어 없어질 자다. ‘셋의 후손’과 ‘카인의 후예’다. 신의 뜻으로 사는 자이자…
20140324 2014년 03월 24일 -
죽은 소녀는 무슨 말 하고 싶었을까?
도처에 죽음이 있다. 건물이 붕괴돼 사람들이 깔려 죽고, 어떤 이는 어찌할 수 없는 가난 앞에서 가족과 함께 죽음을 택한다. TV 교양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하던 일반인 출연자가 자살한 일도 있다. 대본 없이 만들어지는 ‘리얼리티 쇼’…
20140317 2014년 03월 17일 -
한과 신명 시대의 ‘씻김굿’ 보러가자
“니 아바지는 오래 못 살겄다. 너그 오마이는 또 에미나이 낳는구나.” 일제강점기 황해도 연백의 한 마을. 아들을 고대하던 집안의 둘째 딸로 태어난 김금화는 ‘요다음에는 아들이 넘석한다(넘본다)’는 뜻의 ‘넘세’로 불렸다. 아주 어…
20140310 2014년 03월 10일 -
인류 유산 지키기 드림팀 떴다
마이클 조던, 래리 버드, 스코티 피펜, 존 스톡턴, 찰스 바클리, 매직 존슨 등이 함께 뛴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당시 미국 농구 ‘드림팀’은 세계 농구팬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 만했다. 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았을까. 2001년 …
20140303 2014년 03월 03일 -
지하 권력 주무르는 찌라시 세상
‘찌라시’를 아는지? 어지름, 흩뜨려 놓음, 광고로 뿌리는 전단이라는 뜻의 일본어 ‘ちらし’를 소리 나는 대로 우리말로 쓴 단어다. 흔히 증권가에서 비밀리에 유통되는 미확인 혹은 출처 불명의 정보들을 모은 비공식 간행물을 가리킨다.…
20140224 2014년 02월 24일 -
뜨거운 40대 그녀들의 ‘性 민낯’
#1 40대 후반 싱글맘과 20대 미혼 딸이 소파에 나란히 앉아 영화를 보고 있다. TV 영상에선 벌거벗은 남녀가 얽혀 숨 가쁜 신음을 뱉어내고 있다. “어머, 쟤네 진짜 하나 봐.”(엄마)“무슨 소리? 저게 각이 나와? 열심히들 …
20140217 2014년 02월 17일 -
꽃다운 윤미는 왜 백혈병으로 숨졌나
2003년 10월 19세 황유미 씨는 한 대기업에 입사해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게 된다. 반도체 원판을 화학물질 혼합물에 담갔다 빼는 작업을 맡았다. 그런데 2년 뒤인 2005년 10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 판정을 받는다. 곧바로 …
20140210 2014년 02월 10일 -
웃음 터지고 눈물 나고…스크린과 마음이 通하니까
대중문화, 특히 흥행작은 당대 대중의 ‘마음 풍경’을 담아내고 그려낸다. 설까지 한 달 반여 동안 상영되며 기록적인 흥행성적을 내는 ‘변호인’이 담아낸 것은 단지 고인이 된 전(前) 대통령이 겪은 사실 일부에 대한 허구적 재현이 아…
20140127 2014년 01월 27일 -
‘디즈니 왕국’ 그 명성 그대로
나이를 속이면서까지 자원입대해 미국 적십자사 구호부대 소속으로 프랑스 전선에서 제1차 세계대전을 치른 10대 후반 청년은 미술에 대한 재능과 열의로 한 광고 회사에서 1~2분짜리 애니메이션 만드는 일을 첫 직업으로 삼는다. 이후 자…
20140120 2014년 01월 20일 -
악의 축 월가의 모럴해저드 고발
‘월스트리트’ 하면 당신은 무엇을 떠올리는지. 황소 동상? 전화통을 붙들고 호들갑스레 떠드는 와이셔츠 차림의 브로커? 몇 년간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1% vs 99%’로 상징되는 날 선 계급 갈등, 핵폭탄 위력의 파산과 주가 폭락…
20140113 2014년 01월 13일 -
소년이여, 지구와 인류를 구하라!
비유컨대 영화 ‘엔더스 게임’은 ‘우주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버전’의 ‘해리 포터’다. 특별한 운명과 재능을 가진 소년이 인류 구원자로 선택받는다. 그는 최고지도자가 되기 위한 시련과 훈련 과정을 거친다. 동료들과의 경쟁, 탈락에 …
20140106 2014년 01월 06일 -
탈북자 액션 스릴러, 느낌 아니까
올해 사상 최고 흥행성적을 내며 부흥기를 맞은 한국 영화에서 되짚어볼 만한 몇 가지 제작 및 관람 유행 경향이 있다. 그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이 ‘분단영화’의 새로운 경향이다. 간첩이나 탈북자를 주인공으로 한 일련의 영화로, 액션 …
20131230 2013년 12월 30일 -
‘야만의 시대’ 정의란 과연 무엇인가
부산상고 출신인 송우석(송강호 분)은 한때 ‘고졸 판사’(대전지법)로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하지만 그는 “다들 서울대, 연대, 고대…, 나 같은 상고 출신은 껴주지도 않아”라며 ‘판사질’ 그만두고 돈이나 벌 요량으로 변호사 사…
20131223 2013년 12월 23일 -
국가는 2년 동안 도대체 뭐 했나
9년여 전 어린 딸을 둔 30대 주부 장미정 씨는 넉넉지 않은 살림형편에 남편 후배인 조모 씨의 제안을 듣고 귀가 솔깃해진다. 남아메리카 수리남에서 프랑스 파리까지 금강 원석이 든 가방을 운반만 해주면 400만 원을 주겠다는 것이다…
20131216 2013년 12월 16일 -
멋진 인생? 바로 지금이잖아
시간여행을 꿈꿔본 적 있는지. 타임머신 탑승 티켓이 손에 들어온다면 과거로 가고 싶은지, 미래로 가고 싶은지. 영어로 ‘타임 슬립(time slip)’ 혹은 ‘타임 트래블(time travel)’이라고 하는 ‘시간여행’은 할리우드에…
20131209 2013년 12월 09일 -
흑인 몸으로 겪어낸 미국 현대사
흑인 대통령이 살기 전, 미국 백악관엔 ‘검둥이 집사’가 있었다. 리 대니얼스 감독의 영화 ‘버틀러 : 대통령의 집사’는 흑인 노예로 태어나 1952년부터 86년까지 백악관 집사로 일하며 대통령 8명을 겪은 실존인물 유진 앨런의 이…
20131202 2013년 12월 02일 -
교회 장로가 천하의 사기꾼이라고?
세계 최대로 꼽히는 국내 한 개신교회 전(前) 회장 목사가 교단 사유화 및 교회 재산 횡령, 불륜 행각 무마를 위한 밀거래 등의 의혹에 휘말렸다. 진실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언급되는 검은돈 거래 규모가 수백, 수천억 원에 이르니 벌어…
20131125 2013년 11월 25일 -
휠체어 탄 여인의 복수 방법은?
연쇄살인마에게 자식과 남편을 잃은 여인이 가해자에게 처절한 복수와 응징을 하려고 나선다. 여기까지만 보면 2000년대 들어 한국 영화가 줄곧 우려먹은, 닳고 닳은 설정이다. 영화 ‘더 파이브’(감독 정연식)는 전형적인 상황에서 출발…
20131118 2013년 11월 18일 -
우린 왜 소통할수록 소외되는가
부모와 10대 남매가 사는 어느 중산층 가정의 일상적인 저녁식사 풍경. 볼륨을 잔뜩 줄여놓은 동영상처럼 조용하다. 아주 이따금 이어지는 대화는 자꾸 어긋나고, 두 마디 이상을 견뎌내기가 힘들다. 그럴수록 모두의 손과 눈은 자꾸 탁자…
20131111 2013년 11월 11일 -
권선징악 스토리, 할리우드 액션
슈퍼히어로라고 할 때 슈퍼맨과 배트맨, 스파이더맨, 원더우먼 따위를 당장 떠올린다면 당신은 아마도 최소 30대 이상의 구세대일 개연성이 크다. 20대 이하는 철갑옷 입은 아이언맨과 망치 든 토르, 방패 든 캡틴 아메리카를 떠올린다.…
20131104 2013년 11월 0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