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002.08.29

군자를 닮은 청아한 '수련'이 피었네

우리문화가꾸기회 '화중군자전' … ”옹기항아리·돌절구 등에 실내 재배 얼마든 가능”

  • < 김용원/ 계명문화대 교수·원예조경과 > kyw4457@hanmail.net / < 사진·정경택 기자 > eugine@donga.com

    입력2004-10-04 11: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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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자를 닮은 청아한 '수련'이 피었네
    ”국화는 은일이요, 모란꽃은 부귀요, 연꽃은 군자라…. 연은 더러운 뻘에서 자라지만 그에 물들지 않기 때문이다.”(송나라 주돈이의 ‘애련설’(愛蓮說)에서)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깨끗하게 피어나는 연꽃의 자태는 예로부터 군자의 모습에 견주었다. 궁궐의 큰 연못에서나 볼 수 있던 연꽃들이 항아리 속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냈다.

    오후 2시 꽃 닫혀 ‘낮잠자는 수련’

    경기도 남양주시 서울종합촬영소에는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한 99칸짜리 고택 운당이 있다. 이곳 너른 마당에 물을 가득 담은 옹기 항아리가 옮겨지고 그 위에는 붉고 흰 수련 50여종이 화사하게 피어 있다. 자생식물을 연구해 온 계명문화대 김용원 교수가 한국, 중국, 일본, 타이, 인도네시아, 인도, 네덜란드, 미국 등 각국의 희귀 수련 모종을 구해 직접 키운 것들이다.

    군자를 닮은 청아한 '수련'이 피었네
    우리문화가꾸기회는 ‘화중군자전’(花中君子展)이라는 제목으로 9월10일까지 옹기에 담긴 수련들을 전시한다.(문의 02-3443-2513) 김교수는 연꽃은 알아도 수련은 모르는 현대인들에게 수련의 정확한 개념을 설명하고, 항아리나 돌절구에 담아 실내에서 재배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수련의 꽃말은 ‘청순한 마음’. 맑고 깨끗한 자태를 그대로 표현해 준다. 부엽식물인 수련은 초여름에서부터 초가을까지 무더운 시기에 꽃이 피는 수초의 왕자다. 본래 수련이란 야생 수초를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현재 외국산이나 원예 품종까지 아우른다.

    군자를 닮은 청아한 '수련'이 피었네
    수련과 식물은 전 세계적으로 약 8속 60여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순채속, 개연속, 가시연꽃속, 수련속, 연꽃속 등 5종 5속이 자생한다. 사람들은 수련과 연꽃을 헷갈려하거나 수련이 연꽃의 일종인 것으로 알고 있으나, 반대로 수련과 안에 연꽃속이 있다. 즉 연꽃이 수련의 일종이다. 한국에 자생하는 수련과 수련속 식물은 각시수련 1종밖에 없다.

    최근 들어 야생수련을 개량한 다양한 신품종들이 나오고 있는데 크게 열대성 수련과 내한성 수련으로 나뉜다. 가정용으로 키우려면 겨울에도 잘 자라는 내한성 수련이 적합하다. 연못 대신 플랜터 용기, 돌절구, 항아리, 플라스틱통, 어항 등 어디에나 재배할 수 있다.

    수련꽃은 긴 꽃줄기 끝에 한 송이가 3일 동안 핀다. 오전 7시에 피었다 오후 2시 무렵 꽃이 닫히기 때문에 ‘낮잠 자는 수련(睡蓮)’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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