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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드러난 정치적 도구
“학생, 자네는 아프리카 사람 아닌가? 그런데 지금 뭐 하고 있나? 진짜 아프리카적인 작품을 해보지 그래?” 대학시절,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정책)라는 주제에 천착하던 작가 잉카 쇼니바레(1962~)에게 지도교수가 던진 말…
20090714 2009년 07월 08일 -

동유럽 하층 ‘마더’의 처절한 싸움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영화에는 일종의 문법이 있다. 그 문법은 바로 시간의 흐름이다. 대표작 ‘시네마 천국’은 아동기에서부터 장년기까지 40여 년의 시간을 스크린에 담는다. 또 그의 영화에는 낭만적 회고와 쓸쓸함이 있다. 사라진…
20090714 2009년 07월 08일 -

오스트리아의 기운 꽉 찬 그뤼베 2008
무더워진 날씨로 가뜩이나 가라앉은 와인 소비가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요즘, 더위를 날리고 기분을 달래고자 와인셀러 문을 열면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쪽은 아무래도 화이트 와인이다.새콤하고 쌉쌀한 화이트 와인 한 잔, 여기에 경쾌…
20090714 2009년 07월 08일 -

보고 싶다! 그대의 깨끗한 손
당연한 이야기지만 소홀히 여겨지는 게 음식 만드는 사람들의 손 위생에 관한 것이다. 외국은 식당 화장실에 물비누와 손 건조장치를 비치하고 문 앞에 ‘식당 종업원은 필히 손을 씻고 나가라’는 경고 문구를 부착하도록 법으로 정해놓기도 …
20090714 2009년 07월 08일 -

달콤한 낮잠베개
몇 주째 ‘월화수목금월’의 생활을 반복하는 중입니다. ‘황 박사님’이 시켜서 ‘토일’ 대신 ‘월화수목금금금’인 것은 물론 아니고요, 금요일 밤에 자고 일어나면 월요일 아침이더라는 말씀이죠. 목요일에서 금요일로 이어진 새벽까지 ‘마감…
20090714 2009년 07월 08일 -

“풍년이 들어 벼 한 석 보낸다”
현대인은 문자메시지로 살지만, 소설 ‘임꺽정’에 “양반은 편지로 살고, 아전은 포흠으로 살고 기생은 웃음으로 산다”고 할 정도로 조선시대까지 가장 주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편지였다. 그러나 편지는 인편으로 전달됐고 종이도 구하기 …
20090714 2009년 07월 08일 -

“나의 미실은 모든 행복을 꿈꿨던 여자”
2005년 1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역사소설 ‘미실’은 ‘화랑세기’에 단 몇 줄로 묘사된 신라 여인 미실을 처음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신라 왕 3대를 ‘성’으로 모시고 수많은 남성을 애인으로 거느린 미실의 화려한 ‘남성 편력’이 주…
20090714 2009년 07월 08일 -

낮은 생존의 외침
꼬이고 휜 철조망 사이로 하고 싶은 말은 얼마나 많았을까. 아무도 듣지 못한 이야기, 단말마 같은 ‘생존’의 외침이 두 귀 끝을 울린다. 철조망 마디마디 비명의 흔적이 선명하게 새겨진다.“우리는 우리의 내일을 믿는다”고 다짐해…
20090714 2009년 07월 08일 -

사람 냄새 펄펄 나는 옥계시장
시장은 그리움이다. 세월을 담은 어머니 얼굴에 대한 그리움이고, 가벼운 주머니가 부끄럽지 않던 어린 날에 대한 그리움이다. 도시의 좁은 골목까지 침투한 대형 마트들 때문에 시장에 대한 아련함은 더욱 진하다. 집 앞에 들어선 마트에서…
20090707 2009년 07월 01일 -

블로그 만들기 外
블로그 만들기 밖에서는 스쳐 지나쳤을 사람들이 블로그에서는 친구가 되고 이웃이 된다. 블로그는 이전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정보와 마음을 나누는 열린 공간으로, 세상 모두와 소통을 꿈꾸는 이들의 1인 미디어다.‘블맹’에게 새 세상을 …
20090707 2009년 07월 01일 -

난 실패가 없다는 그 오만과 착각
필자가 대학 강단에 선 지 올해로 14년째다. 그동안 학생들에게 가르친 내용은 ‘이렇게 해야 한다’는 당위론이 위주였던 것 같다. 하지만 학생 처지에서 배워야 할 것이 성공 사례뿐이었을까. ‘이렇게 해야 한다’는 배움 못지않게 중요…
20090707 2009년 07월 01일 -

끝까지 사람을 믿었던 위대한 사상가
인식의 ‘평범’과 ‘비범’을 가르는 경계는 ‘응시’와 ‘실천’의 차이에 있다.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분량이나 권수에 집착해 많은 책을 읽기만 하는 것은 ‘자폐적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한 권을 읽더라도 사색과 명상을 하고 …
20090707 2009년 07월 01일 -

시대를 뛰어넘는 거장들의 ‘대규모 공연’
1977년 ‘아니 벌써’로 출발한 산울림의 김창완은 이제 음악생활만 30년을 넘게 한 ‘원로’급 거장 뮤지션이다. 그의 새 프로젝트 ‘김창완 밴드’는 산울림을 넘어선 또 하나의 시도로 ‘거장이 지키는 한국 대중음악’이라는 다행스러운…
20090707 2009년 07월 01일 -

형제와 문중의 갈등, 경쾌한 재미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장유정 극본, 장소영 작곡)는 ‘안동 이씨’의 종가를 배경으로 세대 간의 갈등과 화합이라는 고전적인 주제를 보여준다. 그러나 경쾌한 음악과 춤 그리고 재치 있는 유머로 이를 무겁지 않게 풀어낸다. 종손 석…
20090707 2009년 07월 01일 -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4개의 형광등
하나, 둘, 셋, 넷. 벽에 걸린 4개의 붉은 형광등 용도가 궁금하시죠? 이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 정육점에 걸린 형광등이 생각났는데, 조명이 뿜어내는 예사롭지 않은 붉은빛 때문이었죠. 정육점 형광등의 색깔이 붉은 이유에 대해 여러…
20090707 2009년 07월 01일 -

어머니는 왜 그 노래만 불렀을까
‘걸어도 걸어도’는 감독의 자화상이 투영되고 그 어머니의 초상이 그려지는 등 상당 부분 감독의 이야기를 담은 가족 멜로드라마다. 달콤쌉쌀한 재미가 여간 아니지만 흥행 오락영화가 아니라서 널리 선전, 홍보되지는 않았다. 또 이 영화의…
20090707 2009년 07월 01일 -

부르고뉴 테루아의 전통을 담은 페블레 메르퀴레
와인 세계의 절대반지는 테루아다. 포도나무 생장에 영향을 미치는 토양, 일조량, 경사도, 강수량 등의 상호작용을 일컫는다. 프랑스 사람들은 그들 와인의 우수성을 테루아에서 찾으려 하며, 그 말뜻을 다른 나라 말로 옮길 수가 없다고 …
20090707 2009년 07월 01일 -

피맛골이 그립지 않은 이유
누군가 세상을 떠나면, 생전의 과오보다 공을 더 떠올리고 좋은 이야기만 하려는 경향이 있다. 재개발이 한창인 종로의 피맛골에 대해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관련 보도는 피맛골 찬양과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 일색이다. 거…
20090707 2009년 07월 01일 -

예술, 몰두와 통섭 사이
이 칼럼의 제목이 ‘소소한 일상’이지만, 사실 요즘 도무지 ‘소소’하지 못한 일상을 살고 있다. 아니, 생활은 ‘소소’하게 흘러갈지 모르나 마음은 전혀 그렇지 않다. 큰일이 연이어 터지는데도 애써 ‘소소’하게만 지내려 하는 내 모습…
20090707 2009년 07월 01일 -

잠자리 날개 같은 가죽코트의 등장
생각할수록 음력은 신기해요. 24절기를 또박또박 찍어가며 우주가 돌아가는 걸 보면, 음력에 초자연적인 힘이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죠.양력이 각종 기념일까지 하루하루를 지켜가는, 시간의 냉혈한 감시자라면-올해는 삼일절 현충일 광복…
20090707 2009년 07월 0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