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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실려 가을이 저만치 가네
바람결에 온몸을 맡긴 채 서걱서걱 머리채를 흔들며 춤추는 억새는 가을을 타는 황혼의 신사를 닮았다. 어느새 키만큼 자란 억새밭 은빛 물결 속에서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흘러가는 세월의 향기를 맡는다.
20091027 2009년 10월 21일 -

억새가 춤추는 산, 코발트블루 바다 사랑 부르는 천상 하모니
사량도로 향하는 배가 뜨는 통영시 도산면의 가오치 선착장. 선착장 앞에는 튼튼한 등산화를 신고 땀 흡수가 잘될 것 같은 등산복을 차려입은 등산객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배가 뜨는 항구에 하늘하늘한 원피스와 챙 넓은 모자 대신 울긋불…
20091020 2009년 10월 16일 -

환관과 궁녀 外
환관과 궁녀제왕의 최측근 비서인 환관과 왕조 유일의 여성 공무원인 궁녀. 그들은 왕조시대를 움직인 숨은 권력자들이었다. 거세 전문가 엄공의 환관 만들기, 환관 부부와 자식, 궁녀의 선발과 교육, 의녀의 탄생과 역할 등 궁궐에서 벌어…
20091020 2009년 10월 16일 -

죽기 전 실천해야 할 다섯 가지 행동
가을이다. 주위를 보면 가을 타는 사람이 여럿 있다. 사색에 잠기고 좀 센티멘털해지는 건 남녀노소 불문하고 똑같은 것 같다. 만남과 이별은 다반사로 일어난다. 지나고 보면 다 그게 그거고 새삼스러울 게 전혀 없다. 그런데도 새로운 …
20091020 2009년 10월 16일 -

죽음과 자살의 우울한 관능적 해석
필자의 기억이 틀림없다면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말은 ‘드러눕는 개’ 등으로 유명한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이 대마초 흡연으로 당국에 체포되면서 한 말이다. 당시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킨 이 말이 오늘날 이 땅…
20091020 2009년 10월 16일 -

그들이 돌아왔다, 슈퍼밴드 미스터 빅
헤비메탈이 마지막 전성기의 불꽃을 피우던 1990년대 초반, 미스터 빅(Mr. Big)은 그 중심에 있었다. 최고의 속주(速奏) 기타리스트로 인정받던 폴 길버트와 록 베이스의 살아 있는 교범 빌리 시언, 그리고 많은 밴드가 탐낸 실…
20091020 2009년 10월 16일 -

도발적 주제, 어수선한 흐름
‘오페라의 유령’ ‘캣츠’ ‘라이온 킹’ ‘아이다’ 등 이른바 ‘메가뮤지컬’이 뮤지컬의 전모라 생각한다면 ‘아니올시다’이다. 뮤지컬은 1960년대 이후 급격한 세계 사회·문화 변화 속에서 깊이와 다양성을 갖춰나갔다. 인종, 동성애,…
20091020 2009년 10월 16일 -

‘옥토버페스트’만큼의 강렬한 역동성
“뮌헨까지 왔으니 이번엔 비즌에 꼭 가야지!” 20년 만에 만난 친구가 제 안부를 묻고 난 직후 한 말입니다. ‘비즌’이 독일어로 잔디밭을 뜻하는 ‘비제’와 비슷해 “무슨 잔디밭이냐?”고 물었더니, 친구는 “테레지엔비제(테레지엔 잔…
20091020 2009년 10월 16일 -

다시 찾아온 연한 연둣빛 사랑
영혼을 가진다는 것은 비밀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사랑의 영역에서 사랑의 비밀이란, 누군가를 사랑하려는 ‘이유’가 아니라 왜 하필 그 ‘시간’에 그 혹은 그녀를 만났는가 하는 것이다.허진호 감독의 다섯 번째 작품 제목인 …
20091020 2009년 10월 16일 -

프랑스 농촌 질박함 묻어나는 알로스 코르통 2004
프랑스를 상징하는 달팽이 요리. 이 요리의 본고장인 부르고뉴에서 이제 달팽이가 더 이상 프랑스산이 아니라 해도 관광객이 끝없이 밀려드는 것은 프랑스의 또 다른 상징인 부르고뉴 와인이 있기 때문이다. 부르고뉴는 보르도와 달리 단일 품…
20091020 2009년 10월 16일 -

유래를 알면 더 맛있는 음식
우리가 흔히 사먹는 음식도 그 유래를 알고 나면 맛을 더 느낄 수 있지 않을까.1 얇게 썬 식빵에 재료를 끼워 만드는 샌드위치는 18세기 영국에서 샌드위치라는 이름의 도박꾼이 도박 중 먹기 편한 음식으로 창안했다. 대중적으로 널리 …
20091020 2009년 10월 16일 -

울릉도에 詩를 심어 가꾸자
해양주권 문제에 관한 한 조선은 미운 짓을 많이 했다. 건국 때부터 왜구에 시달렸던 조선은 태종 17년(서기 1417년) ‘해금(海禁) 정책’을 취했다. 왜구들이 유인도를 발판 삼아 내륙을 침략하자 섬에 사는 사람들을 육지로 들어오…
20091020 2009년 10월 14일 -

우리가 ‘꿀벅지’에 빠지는 이유
미인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달라져왔다. 수백 년 전에 그려진 미인도의 달걀형 얼굴을 지금의 관점으로 보면 밋밋하기 그지없다. 희대의 미녀라는 클레오파트라를 그린 그림을 봐도, 모나리자의 미소를 봐도 감흥이 일지 않는다. 아주 먼 옛…
20091020 2009년 10월 14일 -

“엄마, 깍두기 함께 담가요”
엄마, 아빠 어릴 적엔 서울 어린이들이 벼를 보고 ‘쌀나무’라 했다죠. 하지만 요즘 서울 어린이들은 농촌 까막눈이 아니에요.서울에서도 노랗게 익어 고개 숙인 벼와 붉은 태양처럼 잘 익은 감을 볼 수 있으니까요.엄마, 올 김장은 저도…
20091020 2009년 10월 14일 -

화장을 하는 고향의 가을 그냥 네가 참 좋아!
추석은 황금이다. 눈부시게 찬란한 황금빛 들판이 그렇고, 오랜만에 손을 붙잡는 가족과의 시간이 그렇다. 추석은 감이다. 동네 어귀를 돌면, 부끄러운 새색시처럼 감나무가 먼저 인사를 건넨다. 햇살을 받은 감나무는 얼마나 그 빛이 아름…
20091013 2009년 10월 07일 -

야구장 습격사건 外
야구장 습격사건 원고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던 소설가는 기분 전환을 위해 주니치 드래곤스 캠프가 있는 오키나와로 여행을 떠난다. 그런데 하네다 공항 로비에서 요코하마 베이스타스 선수들과 우연히 맞닥뜨린다. 흥분한 그는 자랑하려고 여기…
20091013 2009년 10월 07일 -

서당에서는 천자문만 달달 읽었을까
필자는 한 포털사이트에 1981년부터 2009년까지 베스트셀러의 흐름을 한 해씩 소개하는 ‘베스트셀러 30년’을 연재 중이다. 지금은 1987년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이 정도 정리로도 당시 ‘한 권의 책’이 독자와 얼마나 깊숙이…
20091013 2009년 10월 07일 -

인권에 대한 ‘묵직한’ 자각과 반성
오랜만에 국내 저작 가운데 좋은 책이 한 권 나왔다. 서두에 ‘좋은 책’이라고 전제하는 이유는 내용도 의미가 있지만 ‘인권을 외치다’(푸른숲 펴냄)란 이 책이 나오기까지 저자의 노고가 먼저 고려됐기 때문이다.저자는 1992년 이후 …
20091013 2009년 10월 07일 -

에픽하이 6집 [e] 外
에픽하이 6집 [e] 에픽하이의 여섯 번째 음반은 ‘대단하다’고 표현할 수 있다. 무엇보다 놀라운 창작력을 보여준다. 다섯 번째 정규 앨범과 이번 앨범 사이에 소품집 ‘Lovescream’과 프로젝트 ‘Map The Soul’이 있…
20091013 2009년 10월 07일 -

가정 부재 트라우마
‘밤으로의 긴 여로’란 ‘과거로의 절망적이고 괴로운 탐색’이라 할 수 있다. 한 가족이 아침부터 밤까지 고통스러운 전사(前事)를 곱씹으며 애증관계를 보이기 때문이다. 배경은 20세기 초, 미국 동북부 코네티컷주 항구도시의 별장이다.…
20091013 2009년 10월 0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