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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대표하는 ‘현의 노래’
해마다 이맘때면 자연스레 손이 가는 애청반이 하나 있다. 바로 프라하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드보르자크 ‘현악 세레나데’ 음반(Denon)이다. 1994년 프라하 루돌피눔에서 녹음한 이 음반에 가만히 귀 기울이고 있노라면 어디선가 초여…
20150608 2015년 06월 08일 -

쓰레기 더미에서 길어 올린 희망의 증거
아이는 눌러도 자란다. 일본 소설가 사카구치 안고가 한 말이다. 아이는 우려보다 강하고 생각보다 위대하다. 아이처럼만 살아간다면 굳이 성문법이 필요 없을지 모른다. 윤리에 대한 감각을 갖고 있고, 도덕을 겁낼 줄 알기에 아이들만 있…
20150608 2015년 06월 08일 -

꽃향기는 비 오기 전 가장 짙어요
비가 오는 날엔 향이 더 짙게 느껴집니다. 습도가 높으면 대기 중 물 분자에 냄새 분자가 달라붙어 향이 잘 퍼지지 않고 한곳에 머물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꽃향기는 비가 오기 전 가장 짙다’는 말이 있습니다. ‘개미가 일렬로 지나가…
20150608 2015년 06월 08일 -

메르스, 공포와의 전쟁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안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의심환자 임시격리실이 설치된 가운데 병원 직원들과 시민들이 감염 방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임시격리실 앞을 지나고 있다.Canon EOS-1DX, ISO 400, F11, …
20150608 2015년 06월 08일 -

무수한 수꽃들의 지극한 사랑
“흠! 흠! 이게 뭔 냄새지? 어디서 나는 거야?”6월 접어들면서 시골에서 맡게 되는 묘한 냄새. 바로 밤꽃 냄새다. 밤꽃은 겉보기에는 수수하다. 하얀 꽃이 실처럼 가늘게 필 뿐이다. 하지만 냄새는 강렬하면서도 묘하다. 말로 설명하…
20150601 2015년 06월 01일 -

폐허 속에 들리는 웃음소리
빨래를 널어놓은 좁고 가파른 골목길 계단 위에 예닐곱 살쯤 된 소녀가 남자아이와 마주 서 있다. 눈과 입가에 번지는 미소, 뭔가를 열심히 설명하느라 가슴 위에 살짝 얹은 손까지 소녀는 자신의 이야기에 흠뻑 빠진 것 같다. 골목을 지…
20150601 2015년 06월 01일 -

원칙대로 살다 평화롭게 죽기
매일 아침 6시 15분 전 눈을 뜬다. 그는 평생 자명종이라곤 가져본 적이 없을뿐더러 자명종이 울리지 않아 늦잠을 잤다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다. 아침마다 여과기에 똑같은 양의 커피를 넣는다. 컵 두 개에 한 잔씩 따르고 나면 주전…
20150601 2015년 06월 01일 -

시원 달콤 매콤, 여름을 날린다
일평균 기온이 20도가 넘어가면 찬 음식들이 불티나게 팔린다. 뭍에 사는 이에게 여름 별식으론 보통 냉면과 막국수가 꼽히지만 해안가에선 물회 인기가 더 높다. 회를 좋아하는 이에겐 두말할 나위 없다. 시원한 국물에 숭덩숭덩 회를 썰…
20150601 2015년 06월 01일 -

실패 없는 선택, 스파클링 와인
치킨과 맥주의 계절이 왔다. 퇴근 무렵 치킨집과 호프집 앞 야외 테이블에는 ‘치맥’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치킨 하면 맥주가 떠오를 정도로 둘은 찰떡궁합을 자랑하지만 의외로 와인도 치킨과 잘 어울린다. 와인에는 고급 안주만 어…
20150601 2015년 06월 01일 -

봄과 여름 경계 가른 거장들의 리듬
사흘 내내 달은 눈썹 모양이었다. 맑은 하늘에 금성과 목성이 달 주변을 지켰다. 봄과 여름의 경계임이 확연했던 황금연휴, 아름다운 밤하늘 아래 재즈가 울렸다. 돗자리에 앉아 여유롭게 귀를 기울이는 친구들과 연인들, 무대 앞에서 리듬…
20150601 2015년 06월 01일 -

주역 가수들의 고른 활약 돋보여
5월 20일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의 ‘발퀴레’ 콘체르탄테(무대장치와 의상 없이 진행하는 오페라 공연)가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발퀴레’는 바그너의 대작 ‘니벨룽겐의 반지’(‘반지’) 4부작 중 두 번째 작품으로…
20150601 2015년 06월 01일 -

패션 천재의 순수한 사랑
패션 디자이너 이브 생로랑은 천재다. 말 그대로, 재능을 그냥 타고났다. 모차르트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신기(神技)를 드러냈다. 프랑스 식민지 알제리에서 성장한 그는 10대 초반부터 각종 그림대회, 디자인대회에 참가했고 거의 매번 1…
20150601 2015년 06월 01일 -

서쪽 하늘 보면 내일 날씨 알 수 있죠
옛날 궁궐에선 거문고를 타서 하루 날씨를 예보하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기압이 높은지 낮은지에 따라 거문고 소리의 여운이 달라, 여운의 장단과 청탁으로 날씨를 알 수 있었는데요. 거문고뿐 아니라 우리 주변엔 날씨를 알려주는 여러 징조…
20150601 2015년 06월 01일 -

뿔난 노동자들
5월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빌딩에서 한국노동연구원 주최로 ‘임금체계 개편과 취업규칙 변경’ 관련 공청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노동계의 반대로 무산됐다. 공청회장을 찾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동계의 제지로 입장하지 못하…
20150601 2015년 05월 29일 -

호로하 전투와 고구려 장수의 최후
2011년 5월 임진강 일대 고구려 관방유적(關防遺蹟·국경 방비를 위해 설치한 진(鎭), 영(營), 보(堡), 책(柵) 등 군사적 목적의 시설)인 ‘연천 무등리 2보루’에서 고구려 철갑이 모습을 드러냈다. 철갑은 만주대륙을 지배하며…
20150526 2015년 05월 26일 -

옛 지명 더듬으며 사람 사는 구경하며
서울 강남에는 아파트만 있는 게 아니다. 단독주택도 있다. 지금은 드물지만 예전엔 아주 많았다. 1981년 필자가 대학생이 돼 서울에 왔을 때 살았던 곳은 영동시장 옆 논현동 단독주택이었다. 이후 강남의 단독주택 단지는 하나 둘 아…
20150526 2015년 05월 26일 -

마크 로스코展에서 잠시 멈춤
동일한 전시회도 개최지의 사회문화적 맥락에 따라 수용자의 감동이 달라진다. 더욱이 전시회가 대규모 기획전이라면, 개최되는 시점의 사회문화적 분위기를 한 번쯤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추상표현주의의 거장 ‘마크 로스코전’(6월 28일까…
20150526 2015년 05월 26일 -

내 안의 위선과 마주치는 심각하게 재밌는 만화
노동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인기 웹툰 ‘송곳’ 1차분 3권이 출간됐다. 주인공 이수인은 대형마트 ‘푸르미’의 야채청과 담당 과장이다. 한때 ‘지켜야 할 규율과 해야 할 일이 명확해서’ 직업군인이 됐지만 군대 안 부조리와 부패를 견디…
20150526 2015년 05월 26일 -

고추장, 된장, 김치의 환상적 조화
강원도와 경기도 경계에 위치한 원주의 음식문화는 경기도와 강원도의 음식문화를 두루 갖추고 있다. 원주역 주변에 있는 ‘남경막국수’는 강원도식 동치미 국물과 경기도식 쇠고기 육수로 만든 막국수로 유명한 집이다. 원주 시내에서 한참을 …
20150526 2015년 05월 26일 -

특별한 향기엔 각별한 이유가 있다
‘체리와 블랙베리, 다크초콜릿과 가죽향이 느껴진다.’와인에 대한 책이나 기사를 읽다 보면 이런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와인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고개를 갸우뚱하기 일쑤다. 와인을 만들 때 과일이나 초콜릿, 가죽을 넣는 것도 아닌데 …
20150526 2015년 05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