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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손길 같은 너, “나는 행복하다”
따듯한 국수 국물이 식도를 타고 흐른다. 가슴속이 뜨거워진다. 비릿한 멸치 냄새가 어머니 손길처럼 포근하다. 국수는 행복의 음식이자 사랑스러운 먹을거리다. 3개월간 긴 좌선과 수행의 안거(安居)가 끝나면 스님들은 국수를 먹는다. 스…
20161109 2016년 11월 07일 -

품질에 신뢰를, 장인에게 박수를
와인을 고르다 보면 와인대회 수상 스티커가 붙은 것들이 있다. 딱히 찾는 와인이 있지 않는 한 자연스레 상을 받은 와인에 손이 가게 마련이다. 품질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전 세계에는 다양한 와인대회가 있다. 그중 아시아 최대 규모…
20161109 2016년 11월 07일 -

가난의 반대말은 정의였다
월터가 나에게 가르쳐 준 것 브라이언 스티븐슨 지음/ 고기탁 옮김/ 열린책들/ 504쪽/ 1만7000원|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미국 남부 앨라배마 주에서 자란 월터 맥밀리언은 펄프용재회사를 운영하는 성공한 사업…
20161109 2016년 11월 07일 -

도시 풍경, 세상 풍경
1980년대 30대 초반의 민정기(67)는 소위 ‘이발소 그림’을 들고 나와 민중미술 대표작가가 됐다. 그의 그림은 허름한 이발소에나 걸려 있을 법한 통속적이고 전형적인 풍경화처럼 보이지만, 그 키치적 화풍에 담긴 서민적 정서가 곧…
20161102 2016년 10월 31일 -

경석잠(警夕箴)
경석잠(警夕箴) - 날 저물고 난 뒤엔 길 찾기 어렵네들창에 석양빛 들더니지는 해 서산으로 빨리도 넘어가네얼마 남지 않은 인생을 생각하면가슴이 철렁 내려앉네책을 대하면분명 성현이 옆에 계신 듯한데감히 희희낙락하면서허송세월할쏜…
20161102 2016년 10월 31일 -

지금 필요한, 우리가 원하는 자백
5월 최승호 감독의 ‘자백’이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여러 부문을 수상할 때만 해도 사실 조심스러웠다. 정부기관의 문제점을 짚고, 찾고, 따라가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서다. 영화 한 편을 상영하는 게 영화제의 운명과도 연관될 수 …
20161102 2016년 10월 31일 -

서울김장문화제
찬바람이 분다. 아침녘엔 썰렁하다 못해 추위가 느껴질 정도다. 이제 겨우내 먹을 김치를 준비할 때가 왔다. 김장은 한꺼번에 김치를 많이 담그는 일이다. 예전엔 김장 때면 가족이 일손을 모았다. 농촌에선 먼저 밭에 심어 기른 무와 배…
20161102 2016년 10월 31일 -

우울한 시대의 상념
지금 우리는 어떤 세상에서 살고 있는 걸까. 최근 뉴스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했을 법한 질문이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일이 벌어지는 세상에서 음악을 듣고 글을 쓴다는 게 허망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래도 직업병일까, 일련의 …
20161102 2016년 10월 31일 -

서울 마포구의 시칠리아 음식점 신비롭고 거대한 섬의 맛
서울에서 이탤리언 식당 찾기가 중국집 찾기만큼 쉬워졌다. 우리나라 사람이 즐겨 먹기에 편한 음식이기 때문이다. 국수와 수제비가 떠오르는 각종 파스타, 조각조각 나눈 피자, 올리브오일 드레싱을 얹은 가벼운 샐러드는 이탤리언 식당의 일…
20161102 2016년 10월 31일 -

승리의 동남풍은 어디로 불까
용장(勇將)은 지장(智將)을 이기지 못하고, 지장은 덕장(德將)을 이기지 못하며, 덕장은 복장(福將)을 이기지 못한다는 ‘손자병법’ 내용이 널리 회자되면서 누가 용장이고 누가 덕장인지 가늠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때 빠지지 않고 …
20161102 2016년 10월 31일 -

괴짜가 만든 최고의 끝 맛
‘배드 보이(Bad Boy)’와 ‘배드 걸(Bad Girl)’. 프랑스 보르도의 괴짜 장뤼크 튀느뱅(Jean- Luc Thunevin)이 만든 와인이다. 배드 보이는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가 튀느뱅에게 …
20161102 2016년 10월 31일 -

“신이시여, 이 작품 하는 동안은 데려가지 마십시오”
그는 ‘sundance’라고 적힌 야구 모자에 네이비색 점퍼를 입고,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을 지나 아르코예술극장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막 들어온 가로등 불빛 아래서 새하얗게 빛나는 턱수염이 눈에 띄지 않았다면, 걸음걸이나 …
20161102 2016년 10월 31일 -

“이것은 나라가 아니다”
‘최순실 비선 실세’ 파문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와 탄핵을 요구하는 대학가 시국선언이 전국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10월 26일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에도 국정 농단을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었다.Canon EOS-1DX, IS…
20161102 2016년 10월 28일 -

‘카이카이’와 ‘키키’
‘카이카이(Kaikai)’와 ‘키키(Kiki)’, 2000~2005년. [사진 제공 · 황규성]일본의 대표적인 팝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을 한 번 더 소개합니다. ‘카이카이(Kaikai)’ ‘키키(Kiki)’라고 부르는 앙증…
20161026 2016년 10월 24일 -

절망을 딛고 일어선 열정의 맛과 향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서쪽으로 150km 떨어진 프리오라토(Priorato) 지역. 첩첩산중인 이곳에서는 11개 산골 마을의 주민들이 산등성이 경사면을 계단식으로 깎아 포도를 기르며 살고 있다. 12세기부터 와인은 마을 사람들의 주…
20161026 2016년 10월 24일 -

사잠(奢箴)
보리밥 억세다 말하지 마라하늘이 안락(安樂)을 줄 때는 사람 가리지 않고복록(福祿)을 줄 때도 공평하게 주는데왜 누구는 추위에 떨고 굶주리며누구는 비단옷에 맛있는 음식을 먹는가?네가 길쌈하지도 않으면서 어째서 화려한 비단옷을 입으며…
20161026 2016년 10월 21일 -

‘바람 불어 좋은 날’의 귀환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인 장률 감독의 ‘춘몽’은 도시 주변부로 밀려난 청년들의 일상을 그린다. 공간적 배경은 서울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맞은편 수색역 부근이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첨단과 낙후, 혹은 선진과 저개발의 개념…
20161026 2016년 10월 21일 -

식재료 살리는 전통과 글로벌의 향연
제주 사람은 거센 비가 내려야 제주의 참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제주를 찾은 날 제법 거센 비가 내렸다. 오후 4시 서귀포시 표선면에 있는 ‘춘자멸치국수’에 앉아 멸치 국수 한 그릇을 먹었다. 주인 강춘자 할머니는 단골 할아버…
20161026 2016년 10월 21일 -

시대 안에 있되 머무르지 않았던 ‘Rolling Stone’의 일대기
바람도 몰랐을 거다. 그가 그래미 어워드가 아닌 노벨문학상을 타리란 것을. 사실 음악 애호가들도 몰랐다.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을 줄. 목요일이던 10월 13일 저녁, 서울 을지로에서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스의…
20161026 2016년 10월 21일 -

콩글리시라도 괜찮아
과음으로 단기기억상실이 됐을 때 흔히 ‘필름이 끊겼다’고 한다. 이 말은 어디서 유래했을까. 신견식 전문번역가에 따르면, 원시 게르만어 felma(n)에서 유래한 영어 ‘film(얇은 껍질, 막, 층)’은 더 거슬러 올라가면 현대 …
20161026 2016년 10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