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얼굴로 돌아본 긱 이코노미
영국 사실주의 영화를 대표하는 거장 켄 로치 감독은 신자유주의 속 복지제도의 맹점을 파고든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2017년 칸영화제 황금야자상을 수상한 직후 은퇴를 선언했다. ‘성난 젊은이(Angry Young Man)’로 불…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2019년 12월 20일천의무봉 추리극 뒤에 사회비평의 칼날을 숨기다
1970년대에는 애거사 크리스티 원작의 고전미가 풍기는 추리영화가 있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1974), ‘나일 살인사건’(1978), ‘거울 살인사건’(1980)에서는 집단적으로 여행을 떠나는 와중에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2019년 12월 06일새로운 영화에서 진정 어른다운 영화로
1942년생 미국 감독 마틴 스코세이지, 1945년생 독일 감독 빔 벤더스. 두 거장은 1970년대, 1980년대 뉴아메리칸시네마와 뉴저먼시네마의 기수였다. 동시대를 풍미하면서 ‘뉴시네마’를 기치로 기존 영화 문법에 대항하며 젊은 …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2019년 11월 22일오락적 영화언어로 그려낸 대형 금융스캔들
영화는 마치 거울처럼 이 세상 현실을 반영한다. 때로는 놀라운 예지력으로 미래를 예측하곤 한다. ‘내부자들’ ‘아수라’ ‘더 킹’ 같은 영화에서는 권력자의 범죄가 비호되고 범죄수사가 정의보다 정무적 판단의 결과로 이용될 때 관객은 …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2019년 11월 08일공감할 대목 많지만 주체적 여성서사로 재탄생 아쉬워
2016년 출간 이후 판매 부수 100만 부를 돌파한 조남주 작가의 소설이 원작이다. 이 책 출간 전후로 페미니즘 관련 이슈가 폭발적으로 발생했다. 2015년 “페미니즘이 싫다”며 다에시(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2019년 11월 01일영화 테크놀로지의 또 다른 진화를 만나다
50대인 윌 스미스가 20대 윌 스미스를 만난다? 그런 일이 현대 영화 테크놀로지로 가능하다. ‘알라딘’으로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윌 스미스를 ‘맨 인 블랙’(1997) 시절 풋풋하고 명랑하던 모습으로 기억한다면 이 영…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2019년 10월 11일몸으로 깨친 교훈, 삶을 바꾸다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버렸다. 공부가 더는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고, 온통 매달렸던 시험을 포기하고 말았으며, 남자친구가 문득 이별을 고해온 그날, 그녀에게 남은 것은 오직 몸 하나였다. 그래서 몸에 집중해보기로 했다. 정성껏 몸을 …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2019년 09월 27일웃고 울고, 통쾌하고 스릴 넘친다
추석 연휴는 극장가로서는 두말할 나위 없는 성수기다. 메이저 영화사들은 연휴가 이어지는 이 시기에 가족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고자 각기 자존심을 걸고 총력전에 나선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파이가 한정된 영화시장에서 영화사들의 제…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2019년 09월 09일가장 무더웠던 그해, 이카로스의 날개는 왜 녹아내렸을까
데뷔작으로 세계 예술영화계를 깜짝 놀라게 한 여성감독이 등장했다. 베를린국제영화제, 트라이베카필름페스티벌, 시애틀국제영화제, 그리고 부산국제영화제 등에서 25개 상을 들어 올린 김보라다. 굳이 화려한 수상 경력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2019년 08월 30일자연과 시간의 결을 존중하는 건축
유동룡, 이타미 준. 재일한국인 건축가는 한국 국적을 평생 유지했고, 유동룡이라는 한국 이름으로 일본에서 교육을 마쳤다. 그의 이름 ‘준’은 좋은 친구였던 작곡가 고(故) 길옥윤의 예명에서 따왔고, ‘이타미’는 그가 처음으로 이용했…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2019년 08월 16일한국적 오컬트 슈퍼히어로 영화
성수기인 여름 극장가에 한국 영화 빅4의 경쟁이 뜨겁다. 코미디(‘엑시트’), 액션 역사극(‘봉오동 전투’), 사극(‘나랏말싸미’), 그리고 호러영화(‘사자’) 등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 이 중 ‘사자’는 호러영화의 하위 장르인 …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2019년 08월 09일명품 애니 실사화, 향수와 새로움 사이
1990년대 월트 디즈니사(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이 일으킨 바람은 폭풍처럼 강했다. 미키마우스가 간판이던 디즈니는 아이들이나 보는 만화영화를 만드는 영화사라는 인식이 강했다. 디즈니가 한창 침체기일 때 등장한 ‘인어공주’(1989)는…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2019년 07월 22일그렇게 그 남자, 아버지를 알게 되다
아버지가 죽고, 장례식을 치르고, 화장을 한다. 한 사람의 거대한 우주가 사라지는 순간이다. 그를 둘러싼 복잡하고 다채로웠던 기억은 흩어져 사라질 것이다. 어쩌면 시간의 주름 안에 숨어 있다 가끔씩 어느 순간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2019년 07월 08일이탈리아 시골과 도시를 유랑하는 마술 같은 순간
라짜로는 행복할까. 라짜로로 인해 사람들이 행복할까. 착하고 친절한 라짜로의 순롓길을 보여주는 이탈리아 영화 ‘행복한 라짜로’는 소박한 풍경과 가난한 사람들을 통해 사회의 거대한 부조리에 대해 말한다. 서정주의에서 마술적 리얼리즘을…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2019년 06월 24일연기만큼은 ‘보헤미안 랩소디’ 라미 말렉을 능가하다
피아노 위에서 현란하게 춤추는 손가락, 청량하게 뻗어 올라가는 높은 음에 강렬한 의상과 독특한 선글라스로 치장하고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까지 선보이는 그 남자는 수줍고 내성적인 사람이었다. 상처 입은 내면을 가리고자 그는 더 호사스럽…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2019년 06월 10일젊은 세대는 어떻게 ‘오월 광주’를 대면하는가
‘제1광수’로 불리는 사나이가 있다. 흐릿한 흑백사진 속 그를 보고 일군의 사람은 북한군의 5·18 민주화운동 개입설을 굳게 믿는다. 또 어떤 사람들은 그를 ‘김군’이라고 칭한다. 다큐멘터리 ‘김군’은 그렇게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2019년 05월 27일자신의 운명을 선택한 고양이의 교훈
많은 일본 영화가 그렇듯, 소설 원작 자체가 유명한 작품이다. 함께 살 인간을 선택했던 길고양이가 주인과 마지막을 함께 보내고자 스스로 운명을 결정한 이야기. 수많은 ‘고양이 집사’를 울린 화제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원작자는…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2019년 05월 13일배우 이광수의 재발견
영화는 실존 인물에서 출발했다. 광주 한 복지원에서 10여 년을 한 몸처럼 살아온 지체장애인 최승규 씨와 지적장애인 박종렬 씨의 실화다. 한 명은 머리가 되고, 다른 한 명은 몸이 돼 함께 생활하며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복지사 자격증…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2019년 04월 30일아이도 어른을 성장시킨다
배우 김윤석의 감독 데뷔작이다. ‘타짜’의 아귀, ‘황해’의 면정학, ‘도둑들’의 마카오박, ‘1987’의 박처장 역을 맡았던 배우, 그 김윤석이 맞다. 강하고 어두운 캐릭터를 줄곧 맡아온 그가 여성 드라마를 연출하다니, 고개를 갸…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2019년 04월 12일또 하나의 내가 살고 있는 다른 세계가 있다면…
코미디언으로 활약하다 자신이 쓴 각본으로 연출까지 하며 데뷔전을 치른 조던 필 감독은 흥행 대성공이라는 선물 이후 각종 영화제에서 각본상과 감독상을 수상해 그야말로 잭팟을 터뜨렸다. 인종차별 문제를 호러 장르의 문법과 독창적으로 결…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2019년 04월 0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