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시와 절개 ‘권번문화의 밥상’
안동 헛제삿밥과 쌍벽을 이룬 것이 진주 헛제삿밥이다. 헛제삿밥은 선비들의 야참거리였는데 또한 전주비빔밥과 짝을 이룬 것이 진주비빔밥이기도 하다. 이에 버금가는 것이 진주 한정식이다. 한정식은 양반문화의 밥상을 뜻한다. 이는 곧 성(…
200108162005년 01월 18일참을 수 없는 그맛… 게눈 감추듯 뚝딱
원숭이 똥구멍은 빠∼알개’. ‘왜 그런 줄 아니’ 하고 아이들에게 물으면 누구나 게의 집게발에 물려 그렇다고 대답한다. ‘게와 원숭이의 떡 다툼’ 이야기를 모르는 아이들은 없을 만큼 ‘게맛살’은 다들 좋아한다. 그래서 김밥에 고명처…
200108092005년 01월 17일숯불에 ‘살짝’ … 혀가 반한 고소함
‘종달새가 우짖는 봄, 강 조개를 잡으며 멱을 감던 여름, 모래밭에서 쭈욱 뽑아 올리면 크고 작은 땅콩이 주렁주렁 달려 탄성을 지르게 한 가을, 얼어붙은 한강이 더 살이 찌느라 밤새 쩡쩡 소리를 내어 솜이불을 더 깊숙이 뒤집어썼던 …
200108022005년 01월 14일‘자라 + 닭’의 하모니 원기 충전!
섬진강은 우리 국토의 남반부를 흐르는 아직도 오염되지 않은 가장 힘센 강이다. 장장 500여 리로 강마을이라 할 수 있는 지점은 하동에서부터 구례구(구만리)를 지나 곡성군 압록까지다. 압록은 남원에서 달려온 순자강과 곡성군 석곡-죽…
200107262005년 01월 12일‘더위사냥’ 끝내주는 바다의 보약
여름 더위지기 보강식품으로 바닷가에서는 갯장어(참장어)만한 것이 없다. ‘자산어보’에서는 갯장어의 이빨이 개의 이빨처럼 생겼다 해서 개 견(犬)자를 넣은 견아양(犬牙 )으로도 소개하고 개장어(介長魚)로도 표기했다. 뭍에서 채소류가 …
200107192005년 01월 10일여름 입맛 살려내는 ‘밥도둑’
정월 참게는 소가 밟아도 안 깨진다’는 말이 있지만 봄 게는 맛이 없다. 게도 11월 중순부터는 월동을 한다. 이때는 게장을 담그려고 쇠고기를 잘게 뿌려줘도 먹지 않으니 10월 말쯤 담그는 참게젓이 별미일 것 같다. 맛을 얻는 것은…
200107122005년 01월 06일속앓이 어루만지는 ‘西海부인’
키조개란 키(箕), 즉 곡식의 쭉정이를 까불리는 그 키(챙이)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보통 연근해의 수심 20~50m의 뻘모래에 정착하므로 태풍이 불어 퇴적물이 쌓이면 키조개 밭은 금방 황폐화하고 만다.보령 근해의 오천항, …
200107052005년 01월 05일풍류와 묵향이 묻어나는 ‘밥상’
대숲바람 소리 소소할 때 불발기 창을 반만 열면 남으로 비껴 가는 기러기 떼 그림자가 보이는 늦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고, 반가운 사람이 오지 않나 싶어 이따금 마른 국화 문양이 뜬 창호문을 열기도 했으리라. 혹은 도시 속의 밀폐…
200110252005년 01월 03일담백하고 고소한 ‘삼다도 특미’
서귀포에 가서 맨 먼저 먹고 싶은 음식은 옥돔구이 백반이나 옥돔회, 옥돔죽이다. 본토인은 옥돔미역국을 귀한 음식으로 치기도 한다. 이처럼 제주인에게는 옥돔이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에 걸맞은 제주의 토산품이다. 농어목 옥돔과로 …
200110182004년 12월 30일“지글지글”… 부드러운 육질 일품
걸랑, 고거리, 고들개, 곤자소니, 구녕살, 다대, 도래목정, 등덩이, 떡심, 만하바탕, 만하, 멱미레, 미절, 발채, 새창, 서대, 서푼목정, 설낏, 수구레, 익은이, 비역살, 보습살, 절부들기, 초맛살, 큰꾸리, 채끝, 홍두깨,…
200110042004년 12월 28일“미끈미끈한 김밥~” 침 꼴깍
한반도의 최남단 한려 해상국립공원 중심부에 자리한 항구도시 충무는 단연코 한국의 나폴리라 할 만하다. 1995년에 충무시와 통영군의 통합으로 지금은 통영(統營)이 되었지만 도처에 유·무인도가 수없이 널려 있는 한려수도의 시발점이면서…
200109272004년 12월 24일심해의 진미 입안에서 '살살'
올 여름에는 더워지기로 능성어회와 능성어 어죽을 먹은 게 아직도 입맛을 감미롭게 한다. 전라도에서는 능주(화순군 능주면)에서 서울까지 멱서리에 담아 날라도 죽지 않는 것이 능성어로 알려졌다. 낚시꾼이 얼음간에 채웠다가 수족관에 풀어…
200109202004년 12월 22일구수하고 시원한 ‘제주의 미각’
자리젓은 깅이젓·게웃젓과 함께 제주의 3대 젓갈 중 하나다. 자리젓은 자리가 재료다. 자리젓 한 중발을 풀어놓으면 온 방안이 그 향기로 후끈하게 달아오른다. 향기 아닌 느랏내가 진동하면 곰삭지 않았다는 증거다.제주의 봄은 자리에서 …
200109132004년 12월 20일산 내음 듬뿍… 무공해 건강식
곤달비·참나물·참취·둥글레·원추리·고사리·더덕 등 우리 나라 산나물 종류만도 500여 종이지만, 이 가운데 곤드레나물로 찐 밥은 제주에 가서 ‘깅이죽’(바닷게죽)만큼이나 먹어보기 힘든 음식이다.강원도 평창군 미탄면∼정선간 국도의 비…
200109062004년 12월 16일소리까지 고소한 지리산의 별미
웃고 있는 돼지머리는 분명히 상서롭고 해학적이며, 그 주둥이에 지폐를 물려주는 ‘고사’ 행위는 부의 상징을 의미한다. 하나같이 무슨 복권에 당첨됐거나 횡재했다는 사람들의 말을 빌리면 돼지꿈을 꾸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200, 300…
200112272004년 12월 14일얼큰 매콤 이 맛… 꿈엔들 잊힐리야
추어탕(鰍魚湯)이란 말은 어감이 참 좋다. 가을이란 말이 따라붙기 때문이다. 희끗 싸락눈이 비치는 날 텅 빈 들판에 나가 열십(十)자로 금간 논바닥을 장두칼로 파면 주먹만한 우렁이가 나왔다. 어떤 때는 나물 바구니로 무초롬하게 판 …
200112202004년 12월 13일‘쑥향’ 그윽한 ‘칼슘의 보고’
청둥오리는 예부터 사냥새(엽조)로 이름 높은 철새다. 9~11월 우리나라에 오는 새다. 시베리아, 캄차카, 홋카이도 등지에 서식하며 잡식성이다. 그러니까 지구촌의 동북아시아 일대를 철 따라 오고 간다.불포화 지방산으로 고기가 맛있고…
200112132004년 12월 03일값싸고 질 좋은 ‘영양의 보고’
겨울 바다에 삼치 떼가 솟구쳐오르는 모습은 가위 장관이다. 청명한 햇빛 아래 물결을 가르며 수백 마리씩 뛰어오르는 모습은 동해안의 밍크고래 떼나 더 멀리는 남태평양의 참치 떼가 솟구치는 모습같이 온몸에 전율을 느끼게 한다. 여수항에…
200112062004년 12월 01일전통에 퓨전 첨가 ‘맛의 백화점’
딸깍발이라는 것은 남산골 샌님의 별명이다.’ 이희승의 산문집 ‘딸깍발이’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진날 갠날 나막신 신고 딸깍거리며 궁상을 떨쳐버리지 못한 남촌의 가난한 선비요, 이른바 깍쟁이를 이르는 말일 터다. 그러나 북촌(北村)…
200111292004년 11월 24일특미 ‘철갑상어회’ 식탁에 오른다
‘자산어보‘에 상어목은 14종이 기록되어 있다. 그중 세계적으로 이름 높은 철갑상어의 알(캐비아)을 생산할 수 있는 상어는 철갑장군(鐵鉀將軍), 호랭이상어(내안·耐安), 총절입(悤折立) 중 내안상어가 아닐까 싶다. 바다상어 중 가장…
200111222004년 11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