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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예절 선생님은 88세 할머니
경기 안성시 보개면 북가현리 611번지 2차선 도로 가에 집 한 채가 외로이 서 있다. 시선이 하정다회(霞亭茶會)라는 입간판에 머문다. 차인으로서 그냥 스쳐갈 수 없는 집이다. 외딴 곳에 찻집이 아니라 ‘다회’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
20121119 2012년 11월 19일 -

등
등안도현내 눈 밑으로 열을 지어 유유히 없는 길을 내며 날아가는 기러기 떼를 내려다본 적 있다. 16층이었다. 기럭아, 기럭아나 통증도 없이 너의 등을 보아버렸구나내가 몹시 잘못했다등을 본다는 건 통증을 유발한다. 연인의 등, 아버…
20121119 2012년 11월 16일 -

“설치미술가? 비디오아티스트? 난 틀에 매이지 않고 진화한다”
서울 광화문 네거리 일민미술관 외벽에 ‘육근병’(55)이라는 이름이 내걸린 것을 보고 가슴이 쿵쾅거렸다. 20년 전, 갑자기 사라져버린 중학교(부천 소명여자중) 미술선생님 이름이다. 선생님이 사라진 후 누군가 그랬다. “육근병 선생…
20121112 2012년 11월 12일 -

흉악범도 ‘얼짱’이면 뜨는 씁쓸한 세상
“공소시효에 이의 있습니다!”한국 영화가 한목소리로 주장한다. 공소시효란 특정 범죄가 발생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형벌권이 소멸하는 제도다. 범죄 경중에 따라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25년까지다. 한국 영화는 주로 살인죄에 대한 공…
20121112 2012년 11월 12일 -

‘텐프로’도 아닌 1%, 얼마나 죽여줬을까
사회적으로 성공한 이른바 ‘1%’를 만나보면 확실히 평범한 사람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들은 타고난 능력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열정을 지녔고 노력도 하지만 자신에게 끊임없이 투자한다. 1%가 남다른 건 매춘부도 마찬가지…
20121112 2012년 11월 12일 -

故 유재하, 김현식, 이진원을 추억함
11월이 되면 떠오르는 이름들이 있다. 시인은 4월을 이르러 잔인한 달이라고 했지만,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가장 잔인한 달은 11월이다. 1987년, 1990년, 그리고 2010년. 뮤지션 3명이 11월 우리 곁을 떠났다. 요절이란 …
20121112 2012년 11월 12일 -

모든 이를 위한 엔터테인먼트 外
모든 이를 위한 엔터테인먼트표종록·이영욱 지음/ 라이프맵/ 296쪽/ 1만2000원인정만으로 유지 가능했던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이제 더는 인정만으로는 유지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시스템을 갖추려면 법 체제 구축…
20121112 2012년 11월 12일 -

한국식 경영의 힘을 알려주마!
식민지배와 전쟁이라는 강력 펀치를 연달아 맞아 희망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동북아시아 변방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 바람 불면 날아갈 것만 같던 허약 체질을 딛고 한국은 몇십 년 만에 모두가 주목하는 ‘제조업 상상 발전소’가 됐다.…
20121112 2012년 11월 12일 -

가을 바람과 함께 온 ‘금지된 사랑’
애절한 짝사랑의 대명사로 꼽는 베르테르가 시린 가을바람과 함께 돌아왔다. 독일 문호 괴테가 1774년 발표한 동명 소설을 각색한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2000년 초연 때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마니아 사이에선 유명한…
20121112 2012년 11월 12일 -

茶 없는 삶 상상도 어려워
얼마 전 TV에서 산악인 엄홍길의 등반 이야기를 봤다. 네팔 고지대에 자리한 8000m급 히말라야 14좌 등정에 성공한 그는 한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산악인이다.흔히 고지대라고 하면 해발 3000m쯤을 기준으로 그 이상의 높이를 가…
20121112 2012년 11월 12일 -

스산함 날리는 노란색 생명력
겨울이 가까워져야 빛을 발하는 꽃이 있습니다. 흔히 겨울과 연관된 꽃이라고 하면 예전엔 매화나 동백나무를 떠올렸고, 야생화에 관심이 많아진 이즈음엔 눈 속에서 피어난 복수초를 떠올리지요.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이 꽃들은 아주아주 …
20121112 2012년 11월 12일 -

어느새 연탄의 계절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의 한 연탄공장. 기온이 떨어지면서 동한기에 사용할 연탄 주문이 밀려들자 인부들이 바쁘게 연탄을 나르고 있다.Canon EOS-1D Mark Ⅳ ISO1000, 렌즈 14mm t-1/80 F4
20121112 2012년 11월 09일 -

국수 공양
국수 공양 ―이상국 동서울터미널 늦은 포장마차에 들어가이천원을 시주하고 한 그릇의 국수 공양(供養)을 받았다가다꾸리가 풀어진 국숫발이 지렁이처럼 굵었다그러나 나는 그 힘으로 심야버스에 몸을 앉히고천…
20121112 2012년 11월 09일 -

‘하늘길’ 진작 알았더라면 가을이 행복했을 것을
‘걷기 길’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아지면서 지난 몇 년 사이 경쟁적이라 할 만큼 이름 붙은 길이 많이 생겨났다. 하긴 길 이름에 반해서 그곳을 찾는 이가 적지 않으니 ‘작명’에 적잖은 신경이 쓰였을 법도 하다. 오늘 걸어볼 길 이…
20121105 2012년 11월 05일 -

“유행만 좇아가면 멋쟁이 되기 힘들어요”
10월 넷째 주 서울에서는 ‘S/S 2013 서울패션위크(SFW)’가 열렸다. 한국 패션디자인의 정점을 보여주는 ‘서울컬렉션’ 무대에는 쟁쟁한 디자이너 5명의 의상이 올랐다. ‘화이트 보이(White Boy)’라는 주제를 던지며, …
20121105 2012년 11월 05일 -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괴물이야
“이게 웬 괴물이냐?”영화 ‘늑대소년’의 첫 대사다. 한 노파가 거울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며 한탄하는 말이다. 제법 곱게 나이 든 할머니지만 그 마음속 소녀는 거울 속 주름 가득한 늙은이 모습을 용납할 수 없었을 것이다. 누구라…
20121105 2012년 11월 05일 -

니가 어떻게 나를 배신할 수 있어?
사랑은 승자와 패자가 있는 엄연한 게임이다. 평행선을 달리는 사랑은 없다. 둘 중 한 명이 더 많이 사랑한다고 느끼는 순간 질투에 휩싸인다. 주는 만큼 받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다. 질투는 사랑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에서 비롯된다…
20121105 2012년 11월 05일 -

반갑다, 아날로그 그 목소리
음악을 듣고 소개하고 쓰고 말하는 걸 직업으로 삼다 보니 종종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이 누구냐”는 질문을 받는다. 그럴 때마다 당혹스럽다. 그 많고 많은 좋은 뮤지션 가운데 어떻게 하나만 고를 수 있겠는가. 그래서 이렇게 대답하곤 …
20121105 2012년 11월 05일 -

애국충절 안중근, 변함없는 감동
뮤지컬 ‘영웅’(한아름 작, 윤호진 연출, 오상준 작사·작곡)은 우리나라의 뼈아픈 근대사를 배경으로 안중근 의사의 행적을 다룬 작품이다. 1909년 2월 ‘단지동맹’에서 시작해 1910년 3월 사형당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이 작…
20121105 2012년 11월 05일 -

하늘의 문 外
하늘의 문이윤기 지음/ 열린책들/ 1088쪽/ 2만8000원인간의 삶과 죽음, 종교의 본질을 파고든 동시에 작가의 경험과 지혜가 녹아 있는 소설. 화자 이유복의 성장기에서부터 월남전 체험, 문필 생활, 미국과 일본으로 이어지는 방랑…
20121105 2012년 11월 0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