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비하는 자만이 ‘해피엔딩’을 맞는다
대학입시 논술시험을 준비하던 고등학생 시절, 저를 가장 괴롭히던 논술 주제는 생명에 대한 가치 판단을 묻는 것이었습니다. ‘인류를 위한 동물실험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 ‘생존율이 희박한 식물인간 상태에 놓인 환자의 연명 치료를 중단…
20090630 2009년 06월 25일 -
‘압구정 현대’와 이상한 회의
“학교에서도, 성당에서도, 슈퍼마켓에서도 만나는 이웃끼리 이게 뭡니까? 요즘은 집 나서기가 겁나요.” 서울의 ‘대표 아파트’로 33년간 명성을 날린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의 분위기가 요즘 ‘싸~’합니다. 현 동대표 회장 신모 씨를 중…
20090623 2009년 06월 17일 -
개인 위기 No, 국가 위기 Yes
이공계 위기라는 말이 나온 지도 10년이 넘었습니다. 한 해에도 몇 번씩 언론에서 ‘이공계 위기’라고 대서특필하다 보니 어느덧 그 심각성에 무덤덤해졌습니다. 취재 도중 만난 젊은 과학자 한 분은 “이공계 위기가 더 이상 개인의 위기…
20090623 2009년 06월 17일 -
1987년 경찰, 2009년 경찰
어찌어찌하다 보니 서울지방경찰청 정보과의 보고 문건이 손에 들어왔다. ‘요즘 경찰, 갈 데까지 갔구나’라며 들춰보는데, 갑자기 타임머신을 타고 20여 년 전 어두운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문건 내용은 4월30일 청년학생…
20090616 2009년 06월 11일 -
“Who is she?”
요즘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서른이 넘어 배운 언어는 모두 쓸모없다고, 차라리 그 시간에 영어공부를 더 하라고 주변 사람들이 말렸지만 스페인어에 큰 매력을 느껴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한 사실은 생각보다 어렵지 …
20090616 2009년 06월 11일 -
잘 부탁드립니다
3년 반 만의 귀환. 모든 선후배가 “축하한다”고 말하는 것을 보니, 축하받을 일이긴 한가 보네요. 2000년 동아일보 출판국 입사 후 여성동아, 신동아, 주간동아 3개 매체의 기자로 5년여 동안 일하다가 2006년 1월부터 ‘경영…
20090602 2009년 05월 29일 -
“집에 가서 죽겠다”
1975년 늦여름, 초등학교 2학년이던 나는 그날도 ‘늘 그랬듯’ 열심히 학교 운동장을 휘젓고 다니다 해질 무렵에야 집에 돌아왔다. 집은 텅 비어 있었다. 얼마 뒤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거두절미하고 지금 당장 할아버지 댁으로 …
20090602 2009년 05월 29일 -
아버지의 눈물
‘돌아오지 못할 길을 끝내 가고야 말았어. 살아 돌아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데… 너를 지켜주지 못해 한이 되는구나. …하늘나라에서 우리 가족이 못다 해준 것 다 누리며 영원히 행복하게 살기를…. 아빠가.’연쇄살인범 강호순에게 살해당한…
20090526 2009년 05월 20일 -
“잘 뽑은 지방의원, 열 국회의원 안 부럽다”
지방의회 비리 백태를 취재하면서 가관도 아닌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공금횡령, 뇌물수수는 물론이거니와 면세유를 빼돌려 불법 유통하기, 교통사고 뺑소니치기, 체육대회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4행시 짓기 등 파렴치한 일들이 버젓이 일어납…
20090526 2009년 05월 20일 -
신종 인플루엔자와 황우석 줄기세포
신종 인플루엔자의 세계적 확산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한 가지 큰 의문에 맞닥뜨린다. 인접 국가인 미국과 캐나다는 괜찮은데 왜 멕시코에서만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또 죽는 것일까. 흔히 의료기술과 방역 수준의 차이를 말하지만, 이는 피상…
20090519 2009년 05월 15일 -
보도자료와 꼼수
5월7일 기자의 책상 위에는 이런 보도자료가 놓여 있습니다. ‘題目 : 송도국제학교, 설립 준비 급진전.’ 2005년 11월1일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의 자료입니다. 송도국제학교 취재를 위해 옛 자료를 찾던 중…
20090519 2009년 05월 15일 -
이재오 자전거 그리고 거짓말
한나라당 이재오 전 의원의 트레이드마크는 자전거입니다. 그가 자전거를 탄 지는 꽤 오래됐다고 합니다. 1996년 지역구인 서울 은평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전부터라니, 최소 13년 이상은 탄 셈이죠. 그는 선거 때나 의원 시절에나…
20090512 2009년 05월 08일 -
노무현과 피아제
정치와 명품의 공통점은 ‘권력(power)’입니다. 정치가 권력인 것은 부연 설명이 필요치 않겠지만 명품의 본질도 권력이라니, 다소 생소하다고요? 자본주의 시대의 권력은 자본과 외적 이미지이고, 명품은 이러한 힘을 과시할 수 있는 …
20090512 2009년 05월 08일 -
검찰의 ‘盧심초사’
‘박연차 게이트’ 수사로 대어를 낚은 검찰의 기세가 하늘을 찌릅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지난 정권에서 검찰과 사사건건 충돌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수사하는, 정말 ‘천재일우’ 같은 기회를 잡았으니 오죽하겠습니까. 게다가 박…
20090505 2009년 04월 29일 -
관상도 생각하기 나름
요즘 이상한 습관이 생겼습니다. 허영만 화백이 1년4개월째 연재 중인 만화 ‘꼴’을 처음부터 정독하고, 관상이론의 대가를 취재한 뒤부터입니다. 화장실에서 용변을 본 뒤 손을 씻거나, 식사 후 이를 닦다가도 거울을 보면 한동안 눈을 …
20090505 2009년 04월 29일 -
자출족 여러분 ‘안라’하세요
운전 중에 자전거를 만나 짜증나거나(진행을 방해하므로), 긴장해본(혹시 부딪힐까 겁이 나서) 경험이 있나요? 출근 시간, 남산 소월길을 따라 힘차게 페달을 밟는 ‘자출족(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저 역시 ‘피하는 게…
20090428 2009년 04월 22일 -
‘때극기’ 휘날리며
4월12일 일요일, 늘 그랬던 것처럼 침대에서 ‘시체놀이’를 하던 중 불현듯 벌떡 일어나 거리로 나섰다. ‘이러다 봄이 그냥 달아나겠다’는 불길한 생각이 뇌리를 스쳤기 때문이다. 무념무상으로 걷는 거리엔 봄 냄새가 물씬했다. 가로수…
20090428 2009년 04월 22일 -
서민 두 번 죽이는 ‘이 죽일 놈의 사채’
국민권익위원회 110콜센터에는 억울한 사정을 호소하며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쉴 새 없이 걸려옵니다. 요즘은 경기 탓인지 불법 사금융을 이용했다 낭패를 당한 이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정식으로 등록된 대부업체는 그나마 …
20090421 2009년 04월 16일 -
묄렌도르프와 관세청의 숙제
묄렌도르프라는 이름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한국 이름은 목인덕(穆麟德). 1882년 청나라 주재 독일 영사관에서 근무하던 중 청나라 이홍장의 추천으로 조선에 와서 외교와 세관 업무를 맡은 인물입니다. 당시 차관급인 협판(協辦…
20090421 2009년 04월 16일 -
지난 7년간 달라진 것
2002년 12월 사교육 ‘입시전문가’의 진학상담 풍경을 취재한 적이 있습니다(‘주간동아’ 365호 참고). 주요 대학의 원서접수 마감 전날, 서울 서초구 한 오피스텔에 있는 그의 입시상담실은 밤새도록 붐볐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올…
20090414 2009년 04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