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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처럼 능숙하고 재빠르게
2016년 원숭이 해에 맞춰 ‘트렌드 코리아’가 작명한 슬로건은 ‘멍키 바(Monkey Bars)’다. ‘멍키 바’는 원숭이처럼 매달려 이동하는 구름다리 형태의 놀이기구. 원숭이처럼 능숙하고 재빠르게 경기 침체의 늪을 넘으라는, 대…
20151116 2015년 11월 16일 -
마흔 살, 자기의 역사를 쓰는 시간
아홉 살 소년은 어느 날 이런 궁금증이 들었다.“목포를 황무지로 기억하는 나, 서울행 기차 시간을 외우고 전두환 대통령에게 인정받고 싶던 아이, 그 아이의 욕망은 어디에서 출발한 것일까? 이 욕망은 내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것이 아…
20151109 2015년 11월 09일 -
우리는 어떤 국제 질서 속에서 살아가는가
2004년 8월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대사가 서울에 도착했다. “당시 부시 행정부가 점점 우편향되는 와중에 한국의 노무현 정부는 점점 좌편향하면서 양국관계가 악화됐다”는 게 그의 정세 분석이었다. 힐 대사는 부임 후 자신의 임무를…
20151102 2015년 11월 02일 -
늘 하던 방식을 의심하라
미국 속담에 ‘인생이 당신에게 레몬(신 것)을 내놓으면 그걸로 레모네이드(청량음료)를 만들어라’는 말이 있다. 괴로움 뒤에 기쁨이 있다는 말은 우리도 자주 한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거나 고진감래(苦盡甘來), 새옹지마(塞翁…
20151026 2015년 10월 26일 -
여성들의 절규가 문학이 되다
“사람은 어떻게 다른 사람을 죽여도 된다는 정신 나간 생각과 의기투합할 수 있는가? 심지어 죽일 의무가 있다는 생각까지 하다니.” 이것이 작가의 출발점이었을 것이다. 1948년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나 벨라루스의 저널리스트가 된 스베틀…
20151019 2015년 10월 19일 -
정직한 절망 적당한 희망
조성주의 ‘청춘일기’에는 수많은 ‘나’가 등장한다. 고시원 방세를 모으기 위해 여름방학 동안 강원도 해수욕장에서 치킨을 파는 ‘들치기 인생’(한철 장사해 바짝 벌고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것)인 나, 밤 11시부터 커피숍 야간 아르바…
20151012 2015년 10월 12일 -
아버지 손에 죽은 아들, 아들을 죽인 아버지
‘“죽어라!” 그리고 쾅, 세상의 문이 닫혔다. 당신의 성난 고함이 다시 들려온다. “네 놈은 반드시 그 안에서 죽어야 한다!” (중략) 아버님이 나를 정말 죽이실까?’이준익 감독의 영화 ‘사도’가 5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시점에서…
20151005 2015년 10월 05일 -
흑백사진에 담긴 당신의 이야기
“어느 날 할머니께서 빛바랜 사진첩을 들고 나오시더니 내 앞에 내미셨다.” 박종휘 작가의 장편소설 ‘태양의 그늘’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젊은 시절 지인의 소개로 전북 진안의 한 할머니 댁에 머무는 동안 우연히 듣게 된 할머니의 생생…
20150921 2015년 09월 21일 -
그래, 책을 읽자
지난여름 독서인 사이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의 색연필 독서법이 화제가 됐다. ‘읽는 인간’에 실린 오에의 공손한 말투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한 권의 번역본을 읽습니다. 그 책에서 정말로 좋다고 생각하는 부분, 혹은…
20150914 2015년 09월 14일 -
불행한 진실일수록 기억해야 한다
문학평론가 황현산 교수는 “인문학이란 사람을 사람으로 대접하려는 생각을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기르는 공부”라고 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295명의 사망자를 내고도 9명의 실종자를 찾지 못해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세월호 참사와 올해…
20150907 2015년 09월 07일 -
월가의 저격수, 상원의원이 되다
2000년대 초반 ‘소비자 파산 프로젝트’에 참여한 엘리자베스 워런 미국 하버드 법대 교수는 충격적인 결과와 마주했다. 부모의 이혼을 겪은 아이보다 부모의 파산을 겪은 아이가 더 많아졌다. 대학을 졸업하는 여자보다 파산을 신청하는 …
20150831 2015년 08월 31일 -
광복 70주년 역사 전쟁은 계속된다
단단히 벼르고 나왔다. ‘매국의 역사학, 어디까지 왔나’(‘매국의 역사학’)에서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은 그동안 벼린 칼을 감추지 않았다. 그 칼끝은 ‘동북아역사지도’ 편찬사업을 겨누고 있었다. 그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다…
20150824 2015년 08월 24일 -
일본의 두 얼굴을 보다
1944년 11월 25일 일본 도쿄에 사는 열아홉 살 오구마 겐지는 가족의 송별인사를 받으며 입영열차에 올랐다. 그가 일본에 돌아온 것은 그로부터 4년 뒤. 그는 입대하자마자 소련군 포로가 돼 시베리아 수용소에 갇혀 있다 48년 귀…
20150817 2015년 08월 17일 -
신라 황금보검은 어디에서 왔을까
국립경주박물관이 개관 7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신라의 황금문화와 불교미술’ 특별전(11월 1일까지)에는 신라 문화재 600여 점이 전시되는데,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유물이 일명 ‘황금보검’이다. 1973년 경북 경주시 계림로 14…
20150810 2015년 08월 10일 -
山을 이용해 먹는 산촌자본주의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돈일까. 아니면 식량과 연료일까.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이 일본을 덮쳤다. 정작 위기가 찾아오자 돈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는 그런 세상이 갑자기 눈앞에 펼쳐졌다.”(‘숲에서 자본주의…
20150803 2015년 08월 03일 -
행복은 소득순이 아니잖아요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생활시간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여가시간은 4시간 49분이고, 그 가운데 1시간 55분을 TV 시청에 쓰며 다른 미디어 이용시간까지 합치면 2시간 21분이나 된다. 2004년 조사…
20150727 2015년 07월 27일 -
부와 변화를 좇는 중국의 열병
‘시카고트리뷴’ 베이징 지국장, ‘뉴요커’ 중국 특파원으로 일하며 2005년부터 2013년까지 8년간 중국에 머물렀던 에번 오스노스는 자신의 첫 책 ‘야망의 시대’에서 이렇게 심경을 묘사했다. “베이징에서 지내는 동안 나는 초대를 …
20150720 2015년 07월 20일 -
함께 살기, 싸우기, 떠나보내기
“93세가 된 부모님은 점점 쇠약해지고 있었다. 그간 두어 번의 낙상이 있었고(어머니), 차를 끓인 후 불을 끄는 것을 잊은 사고가 몇 번 있었다(아버지). 두 사람은 점점 아파트를 나서지 않게 됐다. 최근에 90대의 어머니를 돌보…
20150713 2015년 07월 13일 -
스릴러와 함께 여름이 왔다
신간 꾸러미에서 추리·스릴러 소설들이 보이기 시작하면 여름이 온 것이다. 올해는 영미 추리 스릴러를 대표하는 22인의 스타 작가가 두 명씩 짝을 이뤄 하나의 단편을 쓰는 기발한 기획물 ‘페이스 오프(FACE OFF)’가 신호탄이 됐…
20150706 2015년 07월 06일 -
전쟁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나
‘전쟁의 역설’(원제 ‘War! What Is It Good For?’: ‘전쟁! 도대체 무엇에 이롭단 말인가’) 한국어판 서문은 이렇게 시작된다. “대한민국은 전쟁의 산물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20150629 2015년 06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