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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아 봄이로다, 고운 한나절 보내고 싶다
높고도 큰 지리산은 언제나 아버지처럼 듬직하고 넉넉하다. 때묻지 않은 자연미를 간직한 섬진강은 어머니처럼 자애롭고 푸근하다. 아버지 같은 지리산에 등을 기대고 어머니 같은 섬진강을 젖줄로 삼은 전북 남원시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
20080415 2008년 04월 11일 -
600년 고목 아래 있노라면 선비들의 文香에 취할 듯
잔뜩 부풀어오른 춘흥(春興)이 어느덧 동장군을 물리쳐버린 듯하다. 간간이 불어오는 꽃샘바람의 시샘 속에서도 봄기운은 무르익게 마련이다. 이미 남녘은 매화, 산수유가 절정이다. 그런 꽃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괜스레 마음이 조급해진다. …
20080401 2008년 03월 26일 -
매화 꽃가슴 열었다, 봄이 황홀하다
매화는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전령사다. 겨우내 모진 삭풍과 한설(寒雪)을 견디며 꽃망울을 부풀려온 매화나무는 가녀린 봄기운이 감지되는 3월 초부터 하나 둘씩 꽃부리를 펼치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꽃샘바람 속에서 피어난 매화의 고결한 꽃…
20080318 2008년 03월 12일 -
가창오리떼 군무 빅쇼 놀랍고 장엄한 감동
사람들은 흔히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구경거리로 싸움 구경과 불 구경을 꼽는다. 하지만 내 경험으로 미뤄볼 때 그보다 더 재미있는 것이 있다. 바로 새 구경이다. ‘어신(漁神)’이라 불리는 물수리 한 마리의 물고기 사냥 장면, ‘겨…
20080304 2008년 02월 27일 -
겨울 먹고 핀 하얀 꽃밭 마음 녹이는 한나절 산책
세상의 모든 이치가 그렇듯 한겨울의 진객인 ‘눈’도 야누스적 속성을 지녔다. 눈이 풍성하게 내린 겨울날 풍경은 꿈결처럼 아름답다. 하지만 그 아름다운 설경(雪景)을 찾아가는 길은 쌓인 눈으로 인해 몹시 힘겹고, 때론 가슴 철렁한 일…
20080219 2008년 02월 11일 -
한파에 지쳤나 봄볕 그리웠나 수줍은 수선화 살포시 고개 드네
역시 소한(小寒)과 대한(大寒)답다. 기를 펴지 못하던 동장군이 요즘 들어 갑자기 기세를 올리기 시작했다. 이 같은 강추위를 겪다 보면, 봄날 같은 겨울날씨를 탓하던 사람조차 따스한 봄 햇볕을 그리워하게 마련이다. 이미 남녘의 화산…
20080129 2008년 01월 28일 -
눈꽃 덮인 절경의 산세 한 폭 동양화를 보는 듯
흔히 ‘무진장’이라 불리는 무주·진안·장수군은 전라북도의 삼수갑산이다. 이 무진장의 명산을 대표하는 곳은 단연 덕유산인데, 반드시 겨울에 가야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1975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덕유산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눈꽃 …
20080115 2008년 01월 14일 -
발길 잡는 과메기 맛 눈길 잡는 해안 절경
동해 영일만의 동쪽 끝에는 호미곶이 기다린다. 호미곶에서 구룡포항을 거쳐 경주 땅의 감포와 대왕암 바닷가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동해안 남부에서 첫손에 꼽힐 정도로 아름다운 길이다. 그저 자연풍광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내가 나고…
20080101 2007년 12월 26일 -
단양팔경에 취하니 유적들이 깨워주네
물 따라 가는 길은 언제나 편안하다. 충북 단양에서 충주까지 남한강 물길을 따라가는 길도 그렇다. 춥고 썰렁한 겨울날에도 이 길의 서정과 낭만은 쉽게 스러지지 않는다. 충북의 맨 북쪽에 자리한 단양 땅을 굽이치는 남한강변에는 590…
20071218 2007년 12월 12일 -
큰일났다, 굴맛이 꿀맛이다
온종일 매서운 삭풍이 불더니 밤에는 첫눈이 내렸다. 가을의 끝자락을 붙든 채 서성이던 계절이 일순간에 겨울 한복판으로 질주해버린 듯하다. 본격적인 겨울철에 들어서면 굴맛이 꿀맛이다. 굴이나 키조개 등의 조개류는 날씨가 추워질수록 속…
20071204 2007년 11월 28일 -
동해가 반기고 성인봉 단풍이 유혹하네
울릉도는 제주도와 같은 화산섬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풍광이나 마음으로 느껴지는 정취는 제주도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우선 제주도의 자연풍광이 수평 구도라면 울릉도는 대체로 수직적이다. 눈에 들어오는 풍광마다 날카롭고 우뚝하다.…
20071120 2007년 11월 14일 -
하이킹 천국 선유도, 자꾸만 발길 잡네
어느덧 가을빛이 절정이다. 이때쯤이면 무서리가 내리기 시작하고 이따금씩 불어오는 갈바람에 한기도 함께 느껴진다. 겨울철새를 구경하기에 적당한 때가 된 셈이다. 전북 군산시와 충남 서천군의 경계를 이루는 ‘금강하구’는 우리나라의 대표…
20071106 2007년 10월 31일 -
가을색 노랗게 물들인 ‘감 익는 마을’
고향집 지붕 위로 먹음직스런 감들이 노랗게 익어가는 가을이다. 샛노란 감이 주렁주렁 매달린 풍경은 보는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풍요롭게 한다. 그래서 경북 청도군으로 떠나는 가을여행은 꺼지지 않는 포만감과 고향 같은 아늑함으로 충만하다…
20071023 2007년 10월 19일 -
이 장엄한 붉은 융단을 누가 깔았나
해마다 9월 중하순이면 전북 고창 선운사 주변의 숲과 계곡이 벌겋게 물든다. 여인의 입술보다도 더 붉은 빛깔의 꽃무릇이 만개하기 때문이다. 선운사는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꽃무릇 자생지로 유명하다. 이 가운…
20071009 2007년 10월 04일 -
귀족풍 청자의 멋 친근한 옹기의 정
전남 강진군은 청자골이다.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고려청자의 80% 이상이 강진에서 생산됐을 정도다. 오늘날에도 강진군에는 188개의 가마터가 남아 있는데, 특히 대구면 사당리는 고려시대 청자 제작기술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시기의 중심…
20070918 2007년 09월 17일 -
굽이굽이 서강 물길 따라 절경의 파노라마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대부분 7월25일에서 8월15일 사이에 여름휴가를 결정한다. 이 때문에 유명 해수욕장과 관광명소는 물론 1년 내내 한적하던 계곡과 작은 해변까지도 피서인파로 북새통을 이룬다. 그런데 8월15일이 지나면 피서지들은…
20070904 2007년 08월 29일 -
竹香 가득한 정자 오르면 詩心이 절로
전남 담양군은 대나무골이다. 어디를 가도 대숲이 있다. 무성한 대숲은 사람들 기분을 상쾌하게 만든다. 담양에는 옛 시인묵객과 선비들의 자취가 서린 정자와 원림(園林)이 유달리 많다. 대나무는 선비들이 목숨보다 소중히 여겼던 지조와 …
20070821 2007년 08월 14일 -
산·바다·계곡 어우러진 더위사냥 1번지
경북 울진을 찾아가는 길은 크게 두 갈래다. 중앙고속도로 풍기IC에서 36번 국도를 타고 불영계곡 쪽으로 가는 길과 동해고속도로 동해IC에서 7번 국도를 타고 동해안을 따라가는 길이 그것이다. 제각기 내륙과 해안을 종횡으로 내달리는…
20070807 2007년 08월 06일 -
더위 싹~ 시름 툭툭~ ‘목장길 산책’
마른장마가 계속되던 예년과는 달리 올해 장마철은 비가 잦고 후텁지근하다. 언제 폭우를 만날지 모르니 큰마음 먹고 먼 길을 떠나기도 부담스럽다. 이럴 땐 장맛비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틈을 이용해 ‘번개나들이’를 떠나는 것이 제격이…
20070724 2007년 07월 18일 -
그 섬에 가거든 진짜 오지 마소!
국토 최서남단 가거도가 뜨고 있다. 그동안 짝수일에만 1회 왕복 운항되던 목포항과 가거도를 잇는 여객선이 5월1일부터 매일 1회씩으로 증편된 덕분이다. 그래도 가거도까지 가는 길은 만만치 않다. 수도권 지역에서 다녀오려면 적어도 2…
20070710 2007년 07월 0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