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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촉감, 아릿한 향, 개운한 육수
메밀은 본디 가을에 거둬 겨우내 식량으로 삼는 곡물이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 논밭이 적은 산간지방의 주요 작물이었다. 메밀로 만드는 음식으로는 메밀밥, 메밀죽, 메밀묵, 메밀전(부꾸미) 등이 있는데, 요즘 들어 내가 가장 많이…
20060704 2006년 07월 03일 -

콩 미세분말로 만든 전두부 아시나요
몇 주 전에 밝혔듯이 맛 칼럼니스트 일은 취미다. 맛 칼럼 쓰는 일이 본업이 될 수 없는 여러 이유가 있는데, 그중 가장 큰 것은 원고료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음식 관련 글을 쓰는 많은 사람들의 사정도 나와 크게 …
20060627 2006년 06월 21일 -

고소하고 개운한 맛, 돼지갈비 맞아?
나는 일산 신도시에 산다. 일산 사정에 밝지 않은 사람들은 일산 주민들을 퍽 부러워한다. 그럴듯한 식당들이 참 많다는 것이 이유다. 겉보기에는 확실히 그렇다. 상업지구에는 3~4층 통째로 식당들이 들어선 건물이 즐비하고, 주거지에는…
20060620 2006년 06월 19일 -

묵사발 당하면 묵이 먹고파?
얼마 전 한 라디오 방송작가에게서 전화가 왔다. 자신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맛집을 소개해달라는 제의였다. 그런데 오전에 전화하고는 오후에 방송이란다. 게다가 1회인지 고정 출연인지도 아직 모르겠단다. 일단 해보고 나중에 결정하려는 듯…
20060613 2006년 06월 12일 -

횟집마다 다금바리가 왜 제각각이지?
10여 년 전 전원생활자를 위한 월간지를 만들고 있을 때였다. 원양어선을 가지고 있는 몇몇 업체들이 참치회를 본격적으로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다. 가격이 약간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고기에 물린 직장인들 사이에서 참치회는 꽤 인기가 있었…
20060606 2006년 06월 01일 -

푹 삭힌 쌉쌀한 맛 … 홍어도 울겠네!
지난주, 제사음식에 관한 글을 쓰고 난 뒤 주위 사람들에게 “댁네 제사음식은 어떻습니까?”라고 물으니 다들 할 말들이 많다. 전 한 가지만 두고도 배추전이 있어야 제사음식이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런 음식은 듣도 보도 못했다는 이…
20060530 2006년 05월 29일 -

어? 진주에도 ‘헛제삿밥’ 있었네
흔히들 음식 맛은 정성이라고 한다. 젖 뗀 뒤 40여 년간 음식을 먹어본 경험에 의하면, 지극히 맞는 말이다. 어린 시절 받았던 생일상, 장모님이 처음 차려준 밥상 등은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내 시각과 미각에 강렬하게 남아 있다…
20060523 2006년 05월 22일 -

‘100일 지성’이 빚는 은은한 향기
거친 바람에 한창 만개한 산수유며 흐드러진 매화가 바람에 다 져버릴 듯한 봄날이었다. 아무리 오래 지내도 전부를 볼 수 없는, 하지만 아무 데나 들렀다 와도 좋은 곳 경주를 갔다. 작은 도시 안에 과거의 시간이 현재의 삶과 농익은 …
20000420 2006년 05월 16일 -

정겨운 손맛, 왁자지껄 사는 맛
지난해 가을부터 종로구 누하동에 사무실을 마련해 일하고 있다. 경복궁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는 곳인데, 서울 한복판에 이런 동네가 있나 싶을 정도로 조용하고 예스럽다. 직장인에게 일터의 위치는 집 위치만큼 중요하다. 하루 중…
20060516 2006년 05월 10일 -

막장에 찍고 썩썩 비비고… 오묘한 맛 끝내주네
요즘 막회가 유행이다. 막회를 즐기는 나로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동네마다 한두 곳씩 막횟집이 있는 것 같은데, 예전처럼 막회 먹으러 종로로 마포로 일부러 나가지 않아도 돼서 좋다. 막회는 어느 집이나 맛 내는 솜씨가 비슷…
20060509 2006년 05월 08일 -

지글지글 고소한 삼겹살 침 도네
솔직히 난 삼겹살을 좋아하지 않는다. 먹는다고 해도 두어 점이 고작이다. 5할이 기름인 삼겹살이 불판에서 구워질 때 나는 기름 냄새에 난 도저히 적응이 안 된다. 먹고 나면 속도 뻑뻑하니 버겁다. 기름 많은 음식을 즐기지 않는 식성…
20060502 2006년 04월 28일 -

쌉싸래… 깔끔… 산나물이 보약이래요
도시에 살다 보니 계절 감각이 무뎌졌다. 해마다 반복되는 일임에도 제때에 이르지 않은 것을 찾다 몇 주 지나면 되겠지 하고는 깜빡 때를 놓쳐 후회하기 일쑤인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정확하게 때를 맞혔다. ‘주간동아’ 독자들은 복이 …
20060425 2006년 04월 24일 -

추억 묻은 바삭한 과자 살살 녹아
최근에 담배를 끊었다. 바깥으로는 맛 칼럼니스트로서 좀더 민감한 미각을 지녀야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쇼’이기도 하고, 안으로는 아내와 아이들의 강력한 제재를 더 이상 견뎌내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런데 담배를 끊고 난 뒤…
20060418 2006년 04월 17일 -

달콤 쌉쌀 … “어~ 취하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혼자서는 그 맛을 즐길 수가 없다. 술은 더욱 그러하다. 무슨 청승으로 혼자 취하겠는가. 나는 한 달에 한 번쯤 밤중에 불쑥 전화로 불러내서 새벽녘까지 술을 마시는 선배와 후배를 불렀다. 대학 시간강사인 선…
20000330 2006년 04월 13일 -

짜릿한 숙성 솜씨 장난 아니네!
연재 첫 회에 “음식 맛있게 하는 식당이 왜 그리 없는지”라고 투정을 했더니 주변에서 말들이 많다. “자네 입이 너무 짧은 탓”이라며 좀 너그럽게 음식 대할 것을 주문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용케 맛없는 식당만 찾아다니는 모양”이라…
20060411 2006년 04월 05일 -

새콤 매콤 개운한 그 맛, 예술이네
일 때문에 러시아 연해주를 방문하는 일이 잦다. 초기에는 호기심으로 느끼한 러시아 음식을 잘도 먹었는데 서너 차례 먹다 보니 보기만 해도 속이 울렁거리고 답답해진다. ‘주간동아’에 칼럼을 연재하기로 한 뒤 바로 연해주에 갈 일이 생…
20060404 2006년 04월 03일 -

맛있는 식당이 왜 그리 없는지!
맛 칼럼니스트라고 하니 사람들은 나를 미식가로 안다. 남다른 미각을 지니고 있어 여기저기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다니다가 그 정보를 바탕으로 맛 칼럼을 썼을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나는 주면 주는 대로 …
20060328 2006년 03월 27일 -

겨울철 종합영양제 김
김은 12월에서 2월 사이에 채취한 것이 맛있다. 이 기간에 김의 단백질 함량이 높기 때문이다.김은 우리나라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 가운데 하나로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 또 별다른 반찬이 없어도 김치와 김만 있…
20060221 2006년 02월 20일 -

음식에 옷을 입힌다
보릿고개 허위허위 넘던 시절, 배고픔 해소만으로도 감지덕지했던 우리네 먹거리 문화가 ‘맛의 추구’ 라는 목적으로 방향을 선회한 지는 이미 오래된 일. 이제는 ‘탐미’(耽味)를 넘어서서 ‘탐미’(耽美), 즉 ‘아름다움의 추구’가 음식…
20000302 2006년 02월 03일 -

로마 검투사가 보리 먹은 까닭은
웰빙 바람을 타고 보리밥이 유행이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도 보리밥집의 매상이 여름철보다 많다고 하니 가히 보리의 부활로 봐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보리밥은 열무김치와 고추장을 넣고 비벼야 제 맛이다. 보리밥집에 가면 보리밥뿐만 아…
20060131 2006년 01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