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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만 자극하는 ‘할리우드 오버 액션’
1998년 지구 멸망 시나리오가 가속화했을 때, 할리우드는 아주 신이 났다. ‘딥 임팩트’니 ‘아마겟돈’이니 하는 영화는 죄다 혜성 충돌을 상정하며 지구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놓았으니까. 바로 그해 롤런드 에머리히 감독은 재난영화 대신…
20091201 2009년 11월 30일 -

그 남자는 왜 연쇄살인을 저지를까
어떤 영화들은 머리보다 먼저 오감을 가격한다. 놀라게 하거나 무서운 장면을 연출한다는 뜻이 아니다. 이런 작품들은 오감을 자극해 이성의 소름을 돋게 한다. 존재 자체를 혼란 속으로 밀어넣는 강렬함 말이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20091124 2009년 11월 18일 -

LA 뒷골목에 흐르는 영혼의 선율
뉴스는 살아남지만 페이퍼는 죽어가는 시대.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칼럼 소재를 찾아 동분서주하던 기자 스티브 로페즈(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어느 날 자전거를 타다 넘어져 얼굴에 커다란 상처를 입는다. 그리고 바로 그날, 길거리의 특…
20091117 2009년 11월 13일 -

형부를 사랑한 처제의 위험한 욕망
안개는 왜 무책임한 남자들에게 도피처가 돼줄까? 김승옥의 ‘무진기행’ 속 주인공은 서울에서의 비겁을 피해 고향 무진으로 내려간다. 공지영의 소설 ‘도가니’의 주인공도 일자리 때문에 안개의 마을로 간다. 박찬옥 감독의 영화 ‘파주’ …
20091110 2009년 11월 04일 -

이런 대통령을 원한다
대통령을 ‘각하’라 부르며 “차렷! 경례” 하던 시절은 지나갔다. 이제 대통령, 우리의 대통령은 TV 드라마를 보고 라면을 먹고 부부싸움을 한다. 장진 감독의 신작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상상만 해도 즐거워지는 3명의 유쾌한 대통령…
20091103 2009년 10월 28일 -

내겐 자식 따윈 없…있다
영화 ‘부산’에는 매력적인 세 남자 김영호, 고창석, 유승호가 등장한다. 김영호는 주로 TV 드라마에서 선 굵은 남자의 매력을 선보인 바 있다. 추성훈과 닮은 외모로 화제가 됐을 만큼 김영호는 최근 트렌드로 급부상한 야수 같은 이미…
20091027 2009년 10월 21일 -

다시 찾아온 연한 연둣빛 사랑
영혼을 가진다는 것은 비밀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사랑의 영역에서 사랑의 비밀이란, 누군가를 사랑하려는 ‘이유’가 아니라 왜 하필 그 ‘시간’에 그 혹은 그녀를 만났는가 하는 것이다.허진호 감독의 다섯 번째 작품 제목인 …
20091020 2009년 10월 16일 -

우린 소수자인 동시에 가해자
임순례 감독의 ‘날아라, 펭귄’은 용감한 영화다. 추석 시즌, 게다가 여러 편의 대형 프로젝트 영화가 기다리는 대목에 ‘인권’을 들고 찾아왔으니 말이다. 우리에게 ‘인권’은 지켜야 하지만 확인하기엔 불편한 것들을 지칭한다. 예를 들…
20091013 2009년 10월 07일 -

“니, 부산영화 흥행 코드 아나?”
KTX를 타고 부산에 가다 보면 대구를 지날 즈음부터 열차 안이 소란스러워지는 걸 느낄 수 있다. 걸걸한 경상도 사투리가 크게 들려오는 것이다. 짜증이 날 때도 있지만 정겨울 때도 있다. 사적인 전화 내용이 다른 사람에게 들릴 만큼…
20091013 2009년 10월 01일 -

서사와 직설화법의 부담스러움
박진표 감독의 영화 세상에서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 그게 운명이고, 그게 사랑이다. 주인공들을 갈라놓는 것 혹은 시험하는 것은 대개 돌이킬 수도, 어떤 희망의 끈을 가질 수도 없는 엄혹한 질병이나 유괴다. 반면 허진호의 영화 세상에…
20090929 2009년 09월 23일 -

이웃집 억척 모녀 코끝 찡한 감동
멜로 영화는 시대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진다. 계층적 차이가 도저히 넘어설 수 없는 장애였을 때 다른 계층의 사랑 이야기는 애달픈 순애보로 찾아왔다. 1970년대, 산업화가 시대적 화두이던 시절 고향을 떠나 도시의 하층민으로 전락한 …
20090922 2009년 09월 16일 -

‘쩐에 울고 쩐에 웃고’ 10인10색 여운
‘황금시대’는 우리 시대 최고의 화두인 돈을 주제로 10편의 단편을 엮은 옴니버스 장편영화다. 독립영화와 상업영화를 넘나들며 신선한 시도와 개성 넘치는 스토리로 주목받아온 10명의 신예감독이 제작비 500만원씩을 나눠 들고 만든 초…
20090915 2009년 09월 11일 -

패션 신화의 숨기고 싶은 젊은 날
샤넬, 그것은 현대 여성이 꿈꾸는 욕망의 이름이다. 샤넬 로고가 달린 체인백은 수백만원을 호가하지만 혼수 1순위로 회자된다. 현실적으로 갖기는 어렵지만 ‘결혼’이라는 이벤트를 통해서라도 얻고 싶은 사치품, 그 이름이 바로 샤넬이다.…
20090908 2009년 09월 02일 -

시대의 아이러니 귓속말로 조롱
고백하건대 필자는 새 개봉작들이 별로 신통치 않아 이 글의 소재와 방향을 정하는 데 애를 먹었다. 장쯔이·소지섭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소피의 연애 매뉴얼’과 밀라 요보비치 주연의 스릴러 ‘퍼펙트 겟어웨이’는 세계적인 미녀 스타도 …
20090901 2009년 08월 26일 -

돌무더기에도 나무를 심는 아이들
밀란 쿤데라는 그의 소설 ‘향수’에서 향수(nostalgia)를 “그곳이 어찌 됐는지 모르는 무지” 상태라고 말했다. 향수, 노스탤지어의 어원은 잃어버린 것의 고통이다. 향수는 떠난 자들의 마음에 남는다. 흥미로운 것은 떠난 자들에…
20090825 2009년 08월 19일 -

평범한 일상에 숨은 ‘공포와 비극’
포털 사이트마다 영화 ‘불신지옥’이 화제다. 이용주 각본·감독, 남상미 류승룡 주연의 ‘불신지옥’은 신들린 동생의 실종 이후 시작된 이웃 사람들의 죽음, 그 뒤에 숨겨진 비밀을 그린 미스터리 공포물이다. 이 영화는 작품의 내용이나 …
20090818 2009년 08월 13일 -

어설픈 인간들, 飛上으로 감동 선물
이쯤 되면, 한국형 장르 영화에 하나의 법칙이 생겼다고 말할 수 있을 듯싶다. 이런 식 말이다. ‘주류라고 부를 수 없는, 말하자면 열외 인종 혹은 마이너리티들이 모여든다. 그들은 이런저런 일 가운데서 울고 웃기는 해프닝을 만들어간…
20090811 2009년 08월 05일 -

실감 나는 CG, ‘관객 쓰나미’ 만들까
요즘 한국에서 마케팅비를 포함해 총제작비 100억원 이하의 영화라면 블록버스터라고 부르기가 망설여진다. 평균 제작비 40억원, 1000만 관객 시대를 일찌감치 돌파한 한국영화의 비정상적 기준이나 거품 때문인지도 모르겠다.해양재난 블…
20090804 2009년 07월 29일 -

죽음과 내통한 ‘에로스’의 5가지 색깔
‘오감도’라 하면 먼저 이상의 시가 떠오른다. 그러니까 ‘오감도’는 전위적이고 혁명적인 이미지를 환기한다. 영화 ‘오감도’는 이상 시의 제목을 차용한 것이다. 하지만 까마귀 오(烏), 볼 감(瞰)자였던 원래의 제목은 다섯 가지 감각…
20090728 2009년 07월 20일 -

식인 멧돼지의 무차별 인간사냥
새 블록버스터 ‘차우’(감독 신정원)는 식인 멧돼지가 등장하는 호러영화다. 주인공이 괴물, 그중에서도 괴수(怪獸)다. 사건의 발단과 중심은 인간이 식인 멧돼지 사냥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그 ‘역’에 있다. 멧돼지가 오히려 인간 사냥…
20090721 2009년 07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