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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변해도 가슴 시린 ‘민중의 아픔’
‘나무의자 밑에는 버려진 책들이 가득하였다은백양의 숲은 길고 아름다웠지만 그곳에서는 나뭇잎조차 무기로 사용되었다.그 아름다운 숲에 이르면 청년들은 각오한 듯눈을 감고 지나갔다. 돌층계 위에서 나는 플라톤을 읽었다. 그때마다 총성이 …
20020808 2004년 10월 11일 -

恨을 건너온 꽃과 여인의 숨결
”나물 캐러 갔던 동네 소녀가 갑띠(허리띠)인 줄 알고 꽃뱀을 집으려다가 물려 죽은 일이 있었어요. 무서우면서도 이상하게 마음 끌리는 그 장면이 어렸을 때부터 머리에 남아 언젠가 그림으로 그리고 싶었지요. 그러나 내가 처음 그린 뱀…
20020530 2004년 10월 06일 -

개 같은 세상, 혹은 상팔자?
폭우 속에 어영부영 말복이 지나갔다. 숨죽이고 있던 적잖은 견공(犬公)들이 소리 없는 환호를 터뜨렸을 법하다. 사람의 가장 절친한 친구에서부터 여름에 빼놓을 수 없는 보양식까지, 개처럼 우리에게 다양하게 비춰지는 동물은 아마 없으리…
20020822 2004년 10월 05일 -

“좋은 그림은 태교에 제격”
”좋은 그림으로 뱃속 아기와 사랑의 대화를 나누세요.” 엄마의 눈을 통해 태아에게 좋은 그림을 보여주며 대화를 나눈다는 뜻의 ‘명화태담’(名畵胎談).태교음악은 익히 알려져 있으나 그림으로 태교를 하는 ‘명화태담’은 생소하다. 서울시…
20020523 2004년 10월 05일 -

無의 세계 찾아 ‘물방울’ 속으로
캔버스에 내려앉은 물방울이 금방이라도 후드득 떨어져 내릴 것 같다. ‘물방울 화가’로 유명한 김창열의 작품은 도판으로 보는 것보다도 실물이 훨씬 더 매력적이다. 가까이서 본 물방울은 그저 몇 번의 붓터치로 그려진 물감 자국에 불과하…
20020912 2004년 10월 01일 -

“돈 될 만한 그림 어디 없소”
박수근(1914~65)의 그림이 연이은 최고가를 경신하며 화랑계의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5월1일 서울옥션에서 열린 경매에 출품된 박수근의 작품 7점 중 5~6호 크기의 ‘아이 업은 소녀’가 5억500만원에 낙찰되었다. 한국 …
20020516 2004년 10월 01일 -

17세기 회화에 헌정된 푸른 월계관
아틀리에 풍경! 이것은 17세기 미술에서 일대 사건이었다. 화가와 모델이 새삼스러워서가 아니다. 작품의 생산 과정을 보여주는 화가의 작업실 풍경이 바야흐로 미술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소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향긋한 꽃이나 싱그러운 …
20020516 2004년 09월 30일 -

몸에서 우주까지 … 톡톡 튀는 유럽 디자인
‘유럽’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어떤 인상을 주는가. 아마도 고전, 셰익스피어, 예술 등이 유럽이라는 단어와 겹치는 인상일 것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가장 강렬한 유럽의 이미지는 ‘오래됨’이다. 세월의 먼지를 뒤집어쓴 채 우뚝 …
20020919 2004년 09월 24일 -

신의 솜씨 빌려 만든 ‘신들의 집’
그리스 신들의 계보를 죽 거슬러 올라가면 맨 끄트머리에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 나온다. 가이아는 모든 신들의 어머니다. 아니, 그 어머니의 어머니다. 거대한 밤하늘 우라노스를 제 품에서 어영차 뽑아냈을 정도이니 엉덩이도 엄청 컸을 것…
20020503 2004년 09월 21일 -

천년의 미술 ‘돈황 감동’ 눈을 뜨다
한 전도유망한 화가가 있었다. 서울대 미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던 그는 졸업하던 해에만 크고 작은 단체전에 10여회 넘게 불려다녔다. 한국화가로서 흔히 겪게 되는 현대와 전통의 갈림길에서의 갈등도 없었다. 작가적 아이디어에 자신이 있…
20040826 2004년 08월 20일 -

북극의 푸른 하늘과 바다, 아! 눈이 시리다
노르웨이 작가인 테리에 리즈버그의 판화들은 고요하다.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 그리고 그 사이에 떠 있는 빙하들을 표현한 리즈버그의 판화들은 절로 북극의 시린 대기를 연상케 한다. 10월31일부터 11월14일까지 원서동 공간그룹에서…
20031113 2003년 11월 07일 -

질곡의 삶을 사는 ‘여성 자화상’
‘페미니즘’이란 말만 들어도 온몸의 털이 곤두서고, 비뚜름한 눈으로 경계심을 갖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페미니즘이란 말이 일반화된 1980년대 중반 이후 ‘나는 페미니즘 작가’라고 말하는 것은 일종의 ‘도발’로서…
20031030 2003년 10월 23일 -

‘현실과 꿈’ 캔버스 대충돌
벌써 15여년 전부터 이동기의 회화작품은 젊은 미술 애호가들에게 꾸준히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다. 1980년대 말과 90년대, 그리고 21세기 벽두로 이어지는 한국 최현대사에서 새로움에 대한 강박 속에 명멸하는 수많은 이미지들 사이에…
20031002 2003년 09월 25일 -

미술과 패션, 그리고 사진의 어울림
패션과 사진, 그리고 미술은 오랫동안 서로를 흠모해왔다. 그러나 그동안 셋은 공식적으로 서로 적개심을 내보이거나 모른 척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패션과 사진, 미술이 서로 ‘다르다’고 강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미술…
20030828 2003년 08월 21일 -

“캔버스도 화장발 잘 받네”
얼굴을 캔버스 삼아 색조의 마술을 부리던 화장품들이 전시장 벽에 걸린다. 9월25일부터 10월1일까지 인사아트센터 제2전시장에서 열리는 ‘컬러풀, 파워풀’ 전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코스메틱 아트 기획전이다. 화장을 여성들이 자신의…
20020926 2003년 08월 01일 -

핀토르 김, 멕시코 화단 충격과 조화
스페인어로 ‘Pintores(핀토르)’는 화가라는 뜻이다. 멕시코 전체에서 ‘핀토르 김’으로 불리는 사람은 김정식씨(43) 한 사람뿐. 그는 중남미에 자리잡은 거의 유일한 한국 출신 미술가다. 만 3년이라는 짧은 체류기간 동안에 그…
20030731 2003년 07월 24일 -

‘환경사랑’ 애틋한 고백
” 새만금 공사가 중단됐답니다. 그건 당연한 결정이죠.”1987년 ‘한열이를 살려내라’는 걸개그림을 그려 한국 민중미술의 힘을 보여주었던 ‘현장예술가’ 최병수씨(44)는 자신의 전시에 대해서가 아니라 ‘법원의 새만금 공사 중지 판결…
20030731 2003년 07월 24일 -

6점의 작품 … 썰렁한 공간, 꽉 찬 감동
한국 현대미술을 세계에 알린 작가로 자주 거론되는 서도호의 개인전이 지금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2개 층으로 나뉜 전시장에는 모두 6점의 작품이 나누어 설치돼 있다. 그 6점이 형식적으로 너무나 미니멀해서 공간은 썰렁해…
20030717 2003년 07월 10일 -

“미술에 의한, 미술인을 위한 파티”
물과 예술의 도시라던 베니스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몇 백년 만에 찾아왔다는 이상 폭염으로 매일 35℃를 웃돌았다. 나를 포함하여 세계 최대의 미술축제에 참여한 작가와 관람객들의 열기도 더위 앞에서는 축축 늘어지곤 했다. …
20030703 2003년 06월 26일 -

예술품에 엉덩이를 붙여볼까
복사열로 뜨거웠던 서울 여의도 광장이 공원으로 변한 지 꽤 됐다. 아직 나무 그늘은 빈약하지만 잠시 쉬어가기엔 충분하다. 그 공원 끝, ‘한국 전통의 숲’이라 이름 지어진 곳에서 7월4일까지 ‘시민과 함께 하는 아트벤치’전이 열리고…
20030626 2003년 06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