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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런던'을 느껴보세요
마치 거미줄처럼 얽힌 런던의 지하철 지도. 그런데 자세히 보면 이 지도의 역들은 ‘킹스 크로스’ ‘옥스퍼드 스트리트’ 등 런던의 역 이름이 아니라 ‘폴 매카트니’나 ‘임마누엘 칸트’같은 사람들의 이름을 달고 있다. 또 오른편 상단에…
20011004 2004년 12월 29일 -

볼품없고 땟국 흐르는 ‘사랑의 신’
피렌체 피티 미술관에는 독특한 그림이 하나 걸려 있다. 보볼리 정원 쪽을 보면서 길게 뻗은 회랑을 몇 개 지나고 나서 마지막 전시실에 걸려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은 에로스. 사랑의 신이다. 그런데 무척 고단한 표정으로 세상 없이 잠…
20011004 2004년 12월 28일 -

천재 예술가 기묘한 우정과 예술
예술의 세계에서 빈센트 반 고흐와 폴 고갱만큼 기묘한 우정을 나눈 경우가 또 있을까. 19세기 말 프랑스에서 나란히 활동한 두 사람은 정열적 화풍과 외골수 같은 성격, 그리고 생전에 화단에서 철저히 외면당한 것까지도 닮은꼴이다. 이…
20010927 2004년 12월 24일 -

이제야 만나는 ‘서예적 추상’세계
고암 이응노는 행복하고도 불행한 화가다. 화가로서 생전에 자신의 작품세계를 인정받고 부와 명예를 얻었으니 행복한 작가였고, 동시에 조국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외면당했으니 철저히 불행했다. 그가 타계한 지 12년. 한국 화단은 이제야 …
20010927 2004년 12월 24일 -

짧은 삶이 남긴 영원한 예술혼
어떠한 경우에도 죽음은 애달프다. 특히 ‘요절’(夭折)은 말 그대로 삶의 허리가 꺾이는 것이니 더욱 애달프다. 요절한 화가의 그림이 좀더 특별하고 신비롭게 보이는 것은 그러한 이유 때문일까. 아마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화가는 보통…
20010920 2004년 12월 22일 -

광화문 ‘미술의 거리’로 변신
서울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이 가장 이상하게 여기는 점 하나가 도심에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없다는 사실이다. 외국의 대도시 중심가에는 반드시 미술관과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와 대영박물관, 파리의 루브르와…
20010913 2004년 12월 17일 -

“마음의 눈으로 작품을 감상하세요”
마음으로 보는 전시회. 12월20일까지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우리들의 눈’展은 눈이 아닌 마음으로 봐야 한다. 작품을 출품한 이들이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학생들이기 때문. 볼 수 없기 때문에 만지고, 느끼고, 들은 것을…
20011227 2004년 12월 14일 -

“혼돈의 시대 함께한 蘭은 내 친구”
“내게 난(蘭) 그림은 친구 같은 존재입니다. 나를 문인화가로 불러준다면 기쁘겠지요.” 12월11일부터 열리고 있는 ‘미의 여정, 김지하의 묵란’전을 보러 인사동 학고재 화랑에 들어서자 뜻밖에 한구석에 앉아 있는 김지하의 얼굴이 보…
20011227 2004년 12월 14일 -

숨막히는 색감으로의 초대
머리에 꽃을 단 여인은 옆을 보고 있다. 그림 속의 여인을 보고 있노라면 열대 지방에 사는 여인 특유의 냄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야릇한 냄새까지 느껴지는 듯하다. 비단 천경자가 그린 여인뿐만이 아니다. 12월14일부터 가나아…
20011227 2004년 12월 14일 -

하늘에 영광, 땅에는 평화
예수는 참 파란 많은 존재였다. 신성이 육신을 입고 세상에 난 것부터 예사롭지 않지만, 그의 삶은 고비마다 극적인 장면들을 연출한다. 예수는 잘 알려진 대로 십자가에 못박혀 죽음을 맞았다. 보리수나무 아래 느긋하게 누워 입멸한 붓다…
20011227 2004년 12월 14일 -

장르 해체 두드러진 실험성
12월이 되면서 한 해를 결산하는 공연과 음악회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공연에 비하면 드문 편이지만 미술에서도 ‘결산 전시회’가 가끔 등장한다. 성곡미술관에서 11월28일부터 열리고 있는 ‘2001년 한국미술의 눈’ 전은 9명의 …
20011213 2004년 12월 03일 -

‘사랑의 여신’ 흉내낸 ‘승리의 여신’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고대 유물관으로 이어지는 계단참에는 목이 달아난 여신이 하나 서 있다. 사모트라케의 니케. 승리의 소식을 전하는 반가운 전령이다. 가까이 다가서면 날개 깃털 사이로 바람소리가 요란하다. 푸른 하늘을 헤집으며 들…
20011213 2004년 12월 02일 -

위대한 도학자 퇴계의 행복지수는?
올해는 퇴계 이황(1501~70) 선생의 탄신 500주년이 되는 해다. 퇴계가 율곡 이이와 함께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사상가라는 말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그러나 퇴계라는 이름은 ‘조선을 대표하는 사상가’라는 막연한 표현만큼…
20011129 2004년 11월 24일 -

짙은 관능 뒤에 숨은 따끔한 교훈
어여쁜 그림이다. 둘러앉은 소년들도 사랑스럽다. 하나같이 빼어난 외모하며 옥처럼 매끈한 피부는 갓 쪄낸 찹쌀떡처럼 싱그럽고 찰지다. 소년 셋이 악기 하나씩 들고 연주를 준비하고 있다. 그림 왼쪽 구석에 날개 달린 아모르는 화살통을 …
20011129 2004년 11월 24일 -

“환자 다루듯 미술품도 정성껏 다뤄요”
꼭 해야 하는 일뿐만 아니라 하고 싶은 일도 하면서 살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 아닐까. 그런 면에서 갤러리 코리아의 최락원 관장(49)은 행복한 사람이다. 신경외과 개업의인 그는 전문가 이상의 안목을 자랑하는 미술 수집가이기도…
20011122 2004년 11월 23일 -

전시회에 부는 ‘공간 파괴’ 바람
지난 90년대에 영국 언론이 문화부에 맹공을 퍼부은 사건이 하나 있었다. 영국 문화부가 템스강변의 낡은 화력발전소를 미술관으로 개조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흉물스러운 발전소 건물에 미술관이 웬말이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나 영국…
20011122 2004년 11월 23일 -

메디치 가문과 영욕 함께한 조각상들
꿈의 도시 피렌체. 조각가 첼리니의 까마득한 선조가 로마 시대 카이사르의 명에 따라 숙영지를 구하러 돌아다니다가 들꽃이 만발한 너른 땅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가 훗날 퇴역해 아르노 강변에 촌락을 이룬 것이 꽃의 도시라는 이름의 유래…
20011115 2004년 11월 19일 -

‘미인도’에는 왜 양반댁 여인이 없을까
5등신 정도의 키에 다소곳이 숙인 얼굴, 쌍꺼풀 없는 가느다란 눈, 작은 입과 초승달 눈썹에 달걀형 얼굴. 혜원 신윤복(1758~1813 이후)의 ‘미인도’가 보여주는 2백년 전 미인의 얼굴이다. 언뜻 보아도 지금의 기준과는 큰 차…
20011108 2004년 11월 18일 -

글자는 아름다운 예술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매일, 아니 매순간 글자를 보며 산다. 그러면서도 글자가 디자인이나 창작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한다. ‘타이포그래피’(Typography), 즉 글자(Typo)+디자인(Graphy)이라는 말부터…
20011101 2004년 11월 16일 -

레오나르도의 자화상은 가짜였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그림이 있다(그림 1). 되는대로 뻗친 허연 눈썹 아래 눈빛이 형형하게 빛나고 한 발이나 되는 턱수염이 휘날리는 백발의 현자 같은 모습이다. 레오나르도의 자화상으로 알려진 이 그림이 실제로…
20011101 2004년 11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