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과 마음 흔드는 ‘순백의 美’
“단순한 원형이, 단순한 순백이, 그렇게 복잡하고, 그렇게 미묘하고, 그렇게 불가사의한 미를 발산할 수가 없다.”화가 김환기가 1963년 쓴 산문 ‘항아리’의 일부다. 그는 이 글에서 백자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며 “나는 아직 우리 …
20140818 2014년 08월 18일 -
활자가 전해주는 과거의 우리 모습
“어제는 지나가버렸고(history), 내일은 알 수 없지(mystery). 하지만 오늘은 선물(present)이란다.”영화 ‘쿵푸 팬더’에서 사부님이 제자에게 하는 말이다. 어쩔 도리 없는 어제와 내일에 얽매이지 말고, 선물 같은…
20140721 2014년 07월 21일 -
김환기 화백의 삶과 예술 발자취
“만일 세상이 좀 더 따뜻한 곳이라면, 우리는 예쁜 예술작품에 이렇게까지 감동하지 않을 테고, 그런 작품이 그리 필요하지도 않을 것이다.”작가 알랭 드 보통은 에세이집 ‘영혼의 미술관’(문학동네)에서 이렇게 썼다. 삶이 우울하고 일…
20140623 2014년 06월 23일 -
마법의 세계…꿈이야, 현실이야
흔히 디지털은 감성의 파괴자로 여겨진다. 그러나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대림미술관에 들어서면 최첨단 디지털 기술이 감성을 깨우고,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수많은 크리스털 프리즘이 빛을 굴절시켜 만들어낸 찬란한…
20140526 2014년 05월 26일 -
물방울무늬, 시련과 치유였구나
철학자 니체는 저서 ‘우상의 황혼’에서 “나를 죽이지 않는 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고 했다. 일본 화가 쿠사마 야요이는 이 문장의 산 증거다.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화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는 열 살 때부터 사물에…
20140512 2014년 05월 12일 -
조선 왕실 잔치 잔치 열렸네
붉은빛이 감도는 하얀 꽃잎 위에 나비가 사뿐 올라앉아 있다. 투명해 보일 만큼 얇은 날개를 펼쳐 금세라도 훨훨 날아오를 것 같다.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아름다운 궁중채화’전 풍경이다. 채화(彩花)는 비단과 천연재료를 사용…
20140414 2014년 04월 14일 -
남다른 상상력 ‘7인 7色’ 봄맞이
봄이 왔다. 서울 중구 서소문로 일우스페이스 윈도 갤러리에도 봄내음이 가득하다. ‘맨드라미’ 연작으로 유명한 김지원 작가의 ‘맨드라미’가 오가는 행인의 눈을 붙든다. 그 붉고 뜨거운 매력에 끌려 건물 안에 들어서면 ‘物質(물질)매직…
20140331 2014년 03월 31일 -
과학이 예술의 옷 갈아입었다
예술과 과학의 융합. 서울 아르코미술관에서 3월 6일 시작한 ‘다이내믹 스트럭처 앤드 플루이드’전의 기획 취지다. 전혀 다를 것 같은 두 분야가 한자리에서 만난다니, 결과물에 호기심이 생길 만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술이라는 ‘…
20140317 2014년 03월 17일 -
경쾌한 워킹에 발랄한 色 입히다
“아무 거리에서나 잠시 멈춰 서서 지나가는 군중을 바라보라. 이 걸어가는 인물들에게서 아름다움과 에너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각 인물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옷차림을 연출하면서도, 낯선 이들과 뒤섞여 끊임없이 변화하는 무작위적인 춤을…
20140303 2014년 03월 03일 -
평범한 얼굴, 위대한 일상
‘박해받는 노동자의 해방.’1984년 스물일곱 살 노동자 박기평이 시집 ‘노동의 새벽’을 내며 필명으로 사용한 이름 ‘박노해’에 담긴 뜻이다. 야간 상고를 졸업한 이 청년의 시어는 생생함과 진정성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고, 그에겐 오…
20140217 2014년 02월 17일 -
무엇이 존재이고 무엇이 허상인가
我他(아타). 작가는 이 두 글자를 자신의 이름으로 삼았다. 그리고 남과 나, 실재하는 세상과 그것을 인식하는 자아의 관계를 줄곧 탐색했다. 그 과정에서 얻은 성찰은 그를 세계적인 예술가로 만들었다. 2006년 미국 뉴욕 국제사진센…
20140127 2014년 01월 27일 -
이것이 바로 ‘진경산수화’구나
이보다 더 드라마틱할 수가 없다. 80년간 고국을 떠나 있었고, 두 번이나 화마를 피했으며, 수많은 이의 눈독까지 뿌리치고 마침내 돌아와 우리 앞에 선 ‘겸재정선화첩’ 이야기다.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를 창시한 화가 겸재 정선(167…
20140120 2014년 01월 20일 -
정말 반갑다, 무적의 친구들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날아라 날아 태권브이 정의로 뭉친 주먹 로보트 태권 용감하고 씩씩한 우리의 친구~.’이 노래가 들리면 만사 작파하고 TV 앞으로 달려간 추억을 가진 이가 많을 것이다. 이제는 중년이 된 그 시절 ‘어린이’를 …
20131230 2013년 12월 30일 -
가슴 뛰는 젊음의 에너지 ‘후끈’
젊음은 얼마나 눈부신가. 어린 육체는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서울 대림미술관에서 열리는 사진전 ‘라이언 맥긴리-청춘, 그 찬란한 기록’은 이 당연한 사실을 새삼 깨달을 수 있는 자리다. 전시는 제목 그대로 ‘찬란한 청춘’에 대한 예…
20131216 2013년 12월 16일 -
절제의 美 손때 묻어 더 좋아라
옛 장인의 솜씨를 이야기할 때 곧잘 ‘대교약졸(大巧若拙)’이라는 표현을 쓴다. 매우 뛰어난 것은 일견 서툴게 보인다는 뜻으로, 수수한 가운데서 고아(古雅)함을 풍기는 우리 문화재의 아름다움을 설명하는 말이다. 서울 강남구 호림박물관…
20131202 2013년 12월 02일 -
찰나의 순간 포착 불멸의 역사 되다
한 장의 사진은 때론 백 마디 말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한다. TV 뉴스가 대중화되기 전 사람들은 사진 잡지 ‘라이프’를 통해 세상을 봤고, 현대사의 극적인 순간을 체험했다. 스페인 내전 당시 머리에 총알을 맞은 병사가 두 손을 늘어…
20131021 2013년 10월 21일 -
알 듯 모를 듯 ‘이상한 나라’로 초대
‘오른쪽으로 조금 움직이고 다시 왼쪽으로 기울여서 미끄러지듯 아래로 내려가면 바로 그곳, 그곳에 닿는다.’정서영 작가의 설치 작품 ‘무릎’에 적혀 있는 글귀다. 일상적인 단어를 조합한 군더더기 없는 문장인데 무슨 뜻인지 이해가 쉽지…
20131007 2013년 10월 0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