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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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늬 수놓은 당신 '가을 멋쟁이'

  • 이인성/ 이화여대 의류직물학과 교수

    입력2004-10-22 03: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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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무늬 수놓은 당신 '가을 멋쟁이'

    올 가을엔 꽃무늬로 상징되는 ‘로맨틱 빈티지 스타일’이 강세다. 톱 디자이너 갈리아노가 선보인 복고풍의 꽃무니 프린트 의상

    어느덧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차갑고, 일기예보에선 연일 내장산이나 설악산의 단풍 소식을 전해준다. 그야말로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올 가을은 예년보다 짧다던데….” “또 무슨 옷을 입지?”

    슬슬 옷장을 한번 뒤집을 계절이 온 것이다.

    올 가을 패션 키워드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빈티지(vintage)’, 특히 꽃무늬 문양이 주를 이루는 ‘로맨틱 빈티지 스타일’이다. ‘구제품’을 뜻한다고 해서 헌 옷을 재활용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물론 재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말이다). 서양 할머니들의 옷장이나 앤티크 숍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옷처럼 오래 입은 듯 낡고 촌스럽지만 어딘가 고급스럽고 수공예 장식이 강조된 스타일이다.

    올 가을엔 또다시 화려한 색상의 꽃무늬 아이템으로 변신해, 워싱 처리된 빛 바랜 듯한 청바지에 손뜨개질한 숄이나 머플러가 어우러지면서 예스러움과 로맨틱이 절묘하게 조화된 스타일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1960년대 히피 문화에서 인기를 누린 빈티지 패션이 자수, 아플리케(appliqu?, 비즈(beads), 모피 장식 등의 고급스러운 수공예 장식과 만나 다시 태어난 것이다.



    꽃무늬 수놓은 당신 '가을 멋쟁이'

    강동원

    남성들도 마찬가지다. ‘몸짱’ ‘얼짱’ 붐을 타고 꽃미남, 메트로섹슈얼(metrosexual·패션과 외모에 관심이 많은 남성)로 불리는 비, 에릭, 권상우뿐 아니라 코믹 연기로 인기를 얻고 있는 지상렬마저 로맨틱 스타일의 유행에 힘입어 가슴을 풀어헤치고 꽃무늬 프린트를 걸치기 시작했다.

    대표적 예로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남성화장품 광고를 보자. 영화 ‘범죄의 재구성’ 이후 전성기를 맞고 있는 중견배우 백윤식이 얼굴에 팩을 한 채 아내의 무릎을 베고 누워 “아이 참, 무슨 남자가 팩을 해. 이거 했다가 조인성이처럼 되면 어떡하려고 그래?” 하며 너스레를 떨고, CF 마지막 장면에는 탤런트 조인성이 등장해 ‘남자가 하는 첫 번째 마스크 팩’이라는 멘트를 내보낸다. 일명 ‘조인성 팩’은 발매 시작 두 달여 만에 5억원의 매출고를 올리는 기염을 토하는 등 이젠 나이를 떠나 남성들의 멋내기는 여성을 뛰어넘고 있다.

    꽃무늬 수놓은 당신 '가을 멋쟁이'

    김민준

    이렇듯 남성들이 여성의 전유물이던 꽃무늬 셔츠로 무장하고 나오는 마당에 여성들은 어떻게 꽃무늬 물결에 동참할 수 있을까. 좀 튀어 보이고 싶다면-약간 촌스럽게 보일 것을 각오하고-상의와 하의, 액세서리까지 각종 패턴과 컬러의 꽃무늬로 무장하는 보헤미안 빈티지 로맨틱 스타일로 나서보자. 아니면 화려한 색상의 셔츠나 스커트에 같은 계열로 맞춰입는 클래식한 빈티지 감성 룩, 좀더 트렌디한 꽃무늬 위에 반짝거리는 비즈나 자수로 한층 더 화려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느낌을 주는 보보스족 빈티지 느낌까지 다양하게 스타일링해볼 수 있다.

    섹시해 보이길 원한다면 망사형 꽃무늬 스타킹과 미니스커트를 조화시켜 여성스러움을 강조할 수 있다. 또 평범한 편이지만 트렌드 세터 대열에서 빠지고 싶지 않다면, 빛 바랜 청바지에 화사한 꽃무늬 셔츠나 재킷을 매치시킨 뒤 손뜨개 머플러나 숄을 걸치고 거리로 나가보자. 단, 주의할 것은 날씬해 보이고 싶다면 꽃무늬 패턴이 작은 아이템을 고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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