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깨끗하게 피어나는 연꽃의 자태는 예로부터 군자의 모습에 견주었다. 궁궐의 큰 연못에서나 볼 수 있던 연꽃들이 항아리 속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냈다.
오후 2시 꽃 닫혀 ‘낮잠자는 수련’
경기도 남양주시 서울종합촬영소에는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한 99칸짜리 고택 운당이 있다. 이곳 너른 마당에 물을 가득 담은 옹기 항아리가 옮겨지고 그 위에는 붉고 흰 수련 50여종이 화사하게 피어 있다. 자생식물을 연구해 온 계명문화대 김용원 교수가 한국, 중국, 일본, 타이, 인도네시아, 인도, 네덜란드, 미국 등 각국의 희귀 수련 모종을 구해 직접 키운 것들이다.

수련의 꽃말은 ‘청순한 마음’. 맑고 깨끗한 자태를 그대로 표현해 준다. 부엽식물인 수련은 초여름에서부터 초가을까지 무더운 시기에 꽃이 피는 수초의 왕자다. 본래 수련이란 야생 수초를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현재 외국산이나 원예 품종까지 아우른다.

최근 들어 야생수련을 개량한 다양한 신품종들이 나오고 있는데 크게 열대성 수련과 내한성 수련으로 나뉜다. 가정용으로 키우려면 겨울에도 잘 자라는 내한성 수련이 적합하다. 연못 대신 플랜터 용기, 돌절구, 항아리, 플라스틱통, 어항 등 어디에나 재배할 수 있다.
수련꽃은 긴 꽃줄기 끝에 한 송이가 3일 동안 핀다. 오전 7시에 피었다 오후 2시 무렵 꽃이 닫히기 때문에 ‘낮잠 자는 수련(睡蓮)’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