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를 예방한다고 하면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우뚱한다. 범인이 ‘나 이제 저지릅니다’ 하고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이상, 어떻게 막는다는 말인가 하고…. 그러나 찬찬히 들여다보면 범죄에도 흐름이 있다. 인신매매가 흥하다가 마약 범죄가 활개를 치고, 이어 경제범죄가 빈발하는 등 경제와 사회의 발전 정도에 따라 유행하는 범죄가 따로 있다. 따라서 이러한 추세를 파악해 미리 대책을 세운다면, 흥할 가능성이 큰 범죄를 막을 수도 있는 것이다.
프랑스 리옹에 본부를 둔 인터폴은 최근 한국에 대해 “위조 외화 사건이 빈발할 가능성이 높으니 대비하라”는 경고를 집중적으로 보내오고 있다. 인터폴의 경고는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번째는 내년 1월1일부터 실시될 예정인 2단계 외환 자유화 조치다. 한국은 98년 7월과 99년 4월에 걸쳐 1차 외환 자유화 조치를 취했다. 그리고 2001년 1월1일부로 해외여행경비와 (증여성) 해외 송금, 해외 이주비를 거의 무제한으로 보내거나 들고 나갈 수 있는 2차 외환 자유화 조치를 취한다.
위폐범들 대거 돈세탁 노릴듯
외국인들은 한국에서 돈을 마음대로 갖고 나갈 수 있다고 믿어야 한국에 많은 돈을 갖고 들어와 쇼핑하고 투자도 하는 법이다. 재정경제부는 이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2차 외환 자유화 조치를 취했는데, 이렇게 되면 국내에서는 외국 화폐를 원화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사설 환전소는 물론이고 은행에서조차도 위조 외화를 감별하는 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때문에 위조 달러를 갖고 한국에 들어와 원화로 바꾸고, 이 원화를 다시 진짜 달러로 바꿔 빠져나가려는 ‘위조 외화 세탁범’들이 몰려들 가능성이 높다. 위조 외화가 은행이나 환전소를 통해 유통된다면, 그 피해는 ‘재수 없는 사람’에게 돌아간다. 은행이나 환전소에서 바꾼 달러를 들고 외국에 나가 사용하다 위폐 사용자로 적발되는 사람이 피해를 몽땅 뒤집어 쓰는 것이다.
먼저 그는 외국 수사기관에 의해 위조지폐 사범으로 조사받는다. 혐의를 벗는다 해도 그는 위폐로 판정된 외화에 대해서는 보상받을 방법이 없다. 환전시 그가 은행원이 보는 앞에서 달러의 일련 번호를 기록해두고 은행원으로부터 공증을 받아두었다면, 이 기록과 위폐에 찍힌 일련 번호를 비교해 보상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환전 시 이렇게까지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때문에 인터폴은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한국은 외환 자유화 조치에 앞서 위폐 감별기 대거 도입 등 필요한 조처를 취하라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은 위폐 범죄가 거의 없는 나라다. 위폐범이란 도서를 찍어내는 일반 인쇄기보다는 훨씬 정교한 인쇄기를 갖추고, 대량으로 돈을 찍는 조직을 말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발견되는 위폐는 대개 컬러 복사기나 스캐너를 이용한 아주 조잡한 단계의 위폐들이다. 원화를 직업적으로 위조하는 조직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원화 최고액권이 1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만원은 10달러도 안 되는데, 위폐범 입장에서 10달러짜리를 위조하기 위해 고급 인쇄 시설을 갖추는 것은 ‘본전도 안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10만원이 넘는 미화 100달러나 일본의 1만엔권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중에서도 달러는 세계적으로 유통되므로, 위폐조직은 100달러 지폐를 집중 위조하고 있다. 한국에 위폐 제작 조직이 없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은행이나 환전소는 물론이고 경찰조차도 위폐 감별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가운데 2차 외환 자유화 조치를 실시하면, 국제 위폐 조직은 한국을 위폐 세탁 기지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인터폴은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두번째는 본격적인 ‘유로’화의 등장이다. 유로는 유럽 15개국으로 구성된 EU의 공식 화폐인데, 현재 EU 회원국들은 기존의 자국 화폐와 함께 유로화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일 월드컵이 열리는 2002년 7월1일부터 유로는 EU 내의 유일한 화폐로 통용된다. 유로화의 가치는 외환시장에서의 수급에 따라 변동하지만, 달러와 동일한 것으로 출범하였다. 즉 1달러가 1유로인 것이다. EU는 10만원이 넘는 100유로는 물론이고 200유로와 500유로도 발행하고 있다.
이러한 유로화의 본격적인 유통은, 위폐 조직 입장에서는 달러에 이어 또 하나의 시장이 등장했다는 뜻이다. 인터폴은 2002년 6월 월드컵이 열리면, 월드컵 게임을 관전하기 위해 약 20여만명의 유럽인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때 유럽인들은 소지하기 편리한 고액 유로화를 갖고 들어올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에서는 약 4억 유로(4100억원 상당)가 원화로 환전될 전망이다. 국제 위폐 조직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위조 유로를 갖고 들어와 진짜 외화로 바꿔나갈 수 있다.
인터폴이 한국에 대해 거듭 경보를 울려주는 것은, 위조지폐의 국제 유통을 감시하는 인터폴 2국5과에 한국인 경찰관 이종화 경감(37)이 근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리에서 만난 이경감은 “위조 달러나 위조 유로가 은행이나 환전소에서 환전된 다음에는 아무리 수사를 잘해도 피해자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 월드컵 개최에 앞서 경찰과 은행은 위폐 감별기를 도입하는 등 위폐 범죄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리옹에 본부를 둔 인터폴은 최근 한국에 대해 “위조 외화 사건이 빈발할 가능성이 높으니 대비하라”는 경고를 집중적으로 보내오고 있다. 인터폴의 경고는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번째는 내년 1월1일부터 실시될 예정인 2단계 외환 자유화 조치다. 한국은 98년 7월과 99년 4월에 걸쳐 1차 외환 자유화 조치를 취했다. 그리고 2001년 1월1일부로 해외여행경비와 (증여성) 해외 송금, 해외 이주비를 거의 무제한으로 보내거나 들고 나갈 수 있는 2차 외환 자유화 조치를 취한다.
위폐범들 대거 돈세탁 노릴듯
외국인들은 한국에서 돈을 마음대로 갖고 나갈 수 있다고 믿어야 한국에 많은 돈을 갖고 들어와 쇼핑하고 투자도 하는 법이다. 재정경제부는 이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2차 외환 자유화 조치를 취했는데, 이렇게 되면 국내에서는 외국 화폐를 원화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사설 환전소는 물론이고 은행에서조차도 위조 외화를 감별하는 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때문에 위조 달러를 갖고 한국에 들어와 원화로 바꾸고, 이 원화를 다시 진짜 달러로 바꿔 빠져나가려는 ‘위조 외화 세탁범’들이 몰려들 가능성이 높다. 위조 외화가 은행이나 환전소를 통해 유통된다면, 그 피해는 ‘재수 없는 사람’에게 돌아간다. 은행이나 환전소에서 바꾼 달러를 들고 외국에 나가 사용하다 위폐 사용자로 적발되는 사람이 피해를 몽땅 뒤집어 쓰는 것이다.
먼저 그는 외국 수사기관에 의해 위조지폐 사범으로 조사받는다. 혐의를 벗는다 해도 그는 위폐로 판정된 외화에 대해서는 보상받을 방법이 없다. 환전시 그가 은행원이 보는 앞에서 달러의 일련 번호를 기록해두고 은행원으로부터 공증을 받아두었다면, 이 기록과 위폐에 찍힌 일련 번호를 비교해 보상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환전 시 이렇게까지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때문에 인터폴은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한국은 외환 자유화 조치에 앞서 위폐 감별기 대거 도입 등 필요한 조처를 취하라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은 위폐 범죄가 거의 없는 나라다. 위폐범이란 도서를 찍어내는 일반 인쇄기보다는 훨씬 정교한 인쇄기를 갖추고, 대량으로 돈을 찍는 조직을 말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발견되는 위폐는 대개 컬러 복사기나 스캐너를 이용한 아주 조잡한 단계의 위폐들이다. 원화를 직업적으로 위조하는 조직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원화 최고액권이 1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만원은 10달러도 안 되는데, 위폐범 입장에서 10달러짜리를 위조하기 위해 고급 인쇄 시설을 갖추는 것은 ‘본전도 안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10만원이 넘는 미화 100달러나 일본의 1만엔권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중에서도 달러는 세계적으로 유통되므로, 위폐조직은 100달러 지폐를 집중 위조하고 있다. 한국에 위폐 제작 조직이 없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은행이나 환전소는 물론이고 경찰조차도 위폐 감별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가운데 2차 외환 자유화 조치를 실시하면, 국제 위폐 조직은 한국을 위폐 세탁 기지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인터폴은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두번째는 본격적인 ‘유로’화의 등장이다. 유로는 유럽 15개국으로 구성된 EU의 공식 화폐인데, 현재 EU 회원국들은 기존의 자국 화폐와 함께 유로화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일 월드컵이 열리는 2002년 7월1일부터 유로는 EU 내의 유일한 화폐로 통용된다. 유로화의 가치는 외환시장에서의 수급에 따라 변동하지만, 달러와 동일한 것으로 출범하였다. 즉 1달러가 1유로인 것이다. EU는 10만원이 넘는 100유로는 물론이고 200유로와 500유로도 발행하고 있다.
이러한 유로화의 본격적인 유통은, 위폐 조직 입장에서는 달러에 이어 또 하나의 시장이 등장했다는 뜻이다. 인터폴은 2002년 6월 월드컵이 열리면, 월드컵 게임을 관전하기 위해 약 20여만명의 유럽인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때 유럽인들은 소지하기 편리한 고액 유로화를 갖고 들어올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에서는 약 4억 유로(4100억원 상당)가 원화로 환전될 전망이다. 국제 위폐 조직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위조 유로를 갖고 들어와 진짜 외화로 바꿔나갈 수 있다.
인터폴이 한국에 대해 거듭 경보를 울려주는 것은, 위조지폐의 국제 유통을 감시하는 인터폴 2국5과에 한국인 경찰관 이종화 경감(37)이 근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리에서 만난 이경감은 “위조 달러나 위조 유로가 은행이나 환전소에서 환전된 다음에는 아무리 수사를 잘해도 피해자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 월드컵 개최에 앞서 경찰과 은행은 위폐 감별기를 도입하는 등 위폐 범죄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