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생제르맹에서 이강인은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선수였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파리 생제르맹은 이강인에게 주로 베스트 11에 생긴 공백을 메우는 ‘12번째 선수’ 역할을 부여했다. 압도적 기량을 가진 이강인을 향한 팬들의 기대치는 그 정도 위치에 머무르지 않는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품에 안긴 이강인이 앞으로 커리어와 주전 입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강인이 최근 이적한 스페인 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X(옛 트위터) 계정
‘등번호 7번’ 이강인
최근 이강인이 스페인 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입단한 것에 대해 임형철 쿠팡플레이 축구 해설위원·EA SPORTS FC 한국어 해설은 이렇게 평가했다. 이강인은 3년간의 파리 생제르맹 생활을 마무리하고 새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스페인 발렌시아 CF 유소년팀에서 유망주로 성장했고 발렌시아 CF, RCD 마요르카에서 활약한 그로선 ‘제2 고향’ 스페인으로의 귀환이다. 이강인이 8월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벌써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월 4일 임 위원을 만나 이강인의 새로운 도전이 갖는 의미와 향후 주전 경쟁에서 관건 등에 대해 자세히 들었다.
임형철 쿠팡플레이 축구 해설위원·EA SPORTS FC 한국어 해설. 박해윤 기자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 유니폼을 입은 3년 동안 124경기에 출전해 16골·16도움을 기록했다. 그사이 팀은 유럽 챔피언스리그 등 12개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 같은 영광의 순간을 함께하며 이강인도 커리어를 성공적으로 꾸릴 수 있었다. 다만 주전 입지만 놓고 보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강인의 프랑스 시절은 아쉬움도 남겼다. 많은 팬이 그의 스페인행을 응원하는 배경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이강인에게 등번호 7번을 부여해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다들 알다시피 7번은 축구뿐 아니라, 대부분 스포츠 종목에서 에이스 반열에 오른 선수에게 주는 등번호다. 특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선 팀 레전드였던 앙투안 그리에즈만의 등번호였기에 의미가 더 크다. 물론 등번호만으로 안정적인 위상이 보장되진 않지만 현재로선 이강인의 주전 경쟁 전망이 밝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는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에서 기회를 창출하는 플레이메이커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해당 역할은 이강인이 강점을 보이는 분야라는 점에서 파리 생제르맹에서보다 많은 기회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서인지 이강인에게 ‘그리에즈만의 후계자’라는 별명도 붙었는데.
“이강인에 대한 새 팀과 팬들의 기대가 크다는 방증일 것이다. 다만 그리에즈만이 팀에서 맡은 역할은 매우 다양했다. 그리에즈만은 박스로 침투해 골을 넣는 것은 물론,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전방 압박에도 강했다. 무엇보다 팀에서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등 여러모로 선수들에게 끼친 영향력이 컸다. 그런 점에서 향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이 그리에즈만의 역할을 각각 나눠서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이강인은 그리에즈만이 빠진 후 생긴 패스 공백을 메우고, 아데몰라 루크먼은 공 운반과 돌파를 통한 득점을 맡는 식이다.”
“빠른 수비 전환 속도 보이는 게 관건”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선수들에게 많은 활동량과 수비 규율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강인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다소 불리한 조건 아닌가.“지금 지적한 것처럼 시메오네 감독은 수비수 4명과 미드필더 4명 사이 간격을 최대한 좁힘으로써 상대를 가두는 수비,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강한 조직력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2011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부임한 이후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시메오네 감독의 전술 스타일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최근에는 예전과 달리 위쪽에 방점을 둔 강한 전방 압박을 시도하거나, 상황에 따라 백스리 전술도 유연하게 활용하고 있다.”
전술 유연성이 높다면 이강인 특유의 다재다능함이 더 빛을 발할 것 같은데.
“그렇다. 요즘 시메오네 감독은 4-4-2, 5-3-2. 4-2-3-1 등 다양한 포메이션을 번갈아 쓰고 있다. 그때그때 유연한 전술 옵션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강인이 가진 멀티 포지션이라는 장점이 시메오네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어떤 이유에서든 각광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이강인이 경기에서 가장 활약할 수 있는 공간은 오른쪽과 중앙 사이 하프 스페이스다. 이강인은 오른쪽 측면에만 머무를 때보다 중앙으로 살짝 들어오면서 왼발 각이 열렸을 때 멋진 플레이를 온전히 보여줄 수 있다. 시메오네 감독이 이강인에게 이 같은 역할을 명확히 요구한다면 그의 주전 입지 확보에도 별문제가 없을 것이다.”
향후 주전 경쟁에서 관건은.
“빠른 수비 전환 속도와 그 과정에서의 영리한 위치 선정이다. 이는 이강인뿐 아니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새로 영입돼 주전을 노리는 선수라면 누구에게나 요구되는 덕목이다. 예를 들어 전방 압박을 할 때 상대 센터백과 풀백 간 패스를 얼마나 잘 막는지, 자기 진영으로 내려올 때 수비 위치 선정을 어떻게 할지 등이다. 이 과정에서 시메오네 감독이 내리는 지시를 잘 수행하는 게 이강인에게는 과제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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