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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다언어 교육’ 필요하다

제2외국어 교육 무용론에 ‘할 말 있다’ …“영어권 이외 정보-문화의 중요성 인정해야”

입력
2006-05-04 14: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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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다언어 교육’ 필요하다

‘조기 다언어 교육’ 필요하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영어공용어론과 조기유학론 바람이 불고 있다. 영어공용어론은 마침내 제2외국어 무용론으로까지 번졌다. 필자 역시 누구보다도 영어교육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사태를 냉정하게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과연 제2외국어는 배울 필요가 없는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제2외국어 교육의 필요성은 대략 다음과 같다.

●다언어·다문화주의 또한 대세다

모국어 이외의 외국어에 무관심한 시대를 우리는 쇄국주의 시대라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언어적-문화적으로 볼 때 ‘점(点)의 시대’이다. 이때는 그야말로 우물안 개구리 신세를 면치 못한다. 그런데 여기에 외국어 하나를 더하게 되면 시야가 확대된다. 그래서 ‘선(線)의 시대’를 형성한다. 그러나 이때는 특정언어에만 의존함으로써 한쪽만 바라보게 되어 다른 세계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해의 지평선이 너무 좁아진다.

그래서 특정언어 일변도의 병폐를 극복하기 위해 오늘날 모색되고 있는 것이 모국어와 두 외국어를 세 정점으로 해서 서로간의 거리, 각의 관계위치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자 하는 이른바 ‘언어`-`문화의 삼각측량’이다. 이것이 바로 ‘면(面)의 시대’이다. 현재 유럽에서는 모국어와 두 외국어 교육을 EU 각급 학교교육의 목표로 삼고 있다. 제1외국어는 초등학교에서부터, 제2외국어는 증등교육에서부터 실시하고 있다.

조기 다언어교육은 EU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신뢰할 수 있는 통계에 의하면 주요 38개국 전부가 복수의 필수 외국어, 다양한 외국어학습 기회 제공, 학습개시의 저연령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호주 영국 미국 등 영어권에서조차 외국어를 완전 또는 부분적으로 필수화하고 있다. 제도적으로 제2외국어 교육을 완전 제외하고 있는 국가는 현재 일본과 뉴질랜드뿐이다.



미국 워싱턴DC를 흐르는 포토맥 강 맞은편에 미 국무성 소속의 어학연수원 The Foreign Service Institute (FSI)가 있는데 여기에서 교육되는 외국어 수는 60여개에 이르고 있다. 외교무대에서 어찌 영어가 통하지 않으리오마는 그 나라의 문화를 속속들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언어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미국은 외국어교육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주가 떨어지는 제2외국어에 왜 투자하나?” 이러한 표현은 너무나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논리를 바탕으로 한다. 그렇다. 당장 취직해서 돈버는 데는 제2외국어는 그 실용성이 부족할 것이다. 그러나 이 ‘실용성’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어떤 외국어를 배우는 요인 중에는 문화적 요소 또한 크다. 스페인어 러시아어 프랑스어 독일어 중국어 등이 가진 문화적 힘, 지적 자산을 생각해 보라. 영어만 해서는 영어권 이외의 정보나 문화영역에는 접근하지 못한다. 인터넷에서의 언어구성도 2050년에는 영어비율이 40%로 떨어진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 점을 생각할 때 제2외국어는 쉽사리 쇠퇴하지 않는다. ‘영어의 미래?’라는 책에 의하면 2050년경에는 중국어-‘힌디어-우르두어’-영어-스페인어-아랍어가 대언어 집단을 형성하며 아랍어-말레이어-중국어-영어-러시아어-스페인어가 광역언어 집단을, 그 다음 약 90여개의 국가`-`민족언어가 또 한 집단을 형성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주로 무역이라는 관점에서 본 것이며 문화적`-`정치적 관점에서 본다면 현재의 일본어, 프랑스어, 독일어가 여전히 선진국 기능을 유지할 것이다. 따라서 제2외국어 학습은 여전히 ‘삶의 자산’으로 남는다.

고교나 대학에서 제2외국어 교육을 함으로써 우리는 중국문화, 일본문화, 유럽문화를 보다 심도있게 접할 수 있다. 영어 하나만 한다면 우리의 문화풍경은 얼마나 단조롭겠는가.

2001년 입시부터 제2외국어를 반영하는 대학은 절반이 되지 못한다. 이제 겨우 기사회생한 제2외국어 교육을 북돋워주지는 못할망정 짓밟으려 해서야 되겠는가.



주간동아 229호 (p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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