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이사회 회장. [GettyImages]
올 한 해 460% 이상 상승
2020년부터 비트코인을 매집하기 시작한 MSTR은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에서 비트코인 전문기업으로 거듭나며 올 한 해 주가가 460% 이상 올랐다. 엔비디아 주가 상승률을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친암호화폐 성향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자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미국 대선 이후 11월 21일까지 MSTR 주가는 77% 이상 상승했다(그래프 참조). 같은 기간 비트코인 상승률 35.9%의 2배가 넘는다. 마이클 세일러 MSTR 이사회 회장은 미 대선을 며칠 앞두고 주식 및 채권 공모를 통해 3년 동안 420억 달러(약 60조 원) 자본을 조달해 더 많은 비트코인을 매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주가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MSTR의 공격적인 비트코인 매수 전략으로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하자 MSTR 관련 종목에도 자금이 몰렸다. 12월 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11월 한 달간 서학개미는 MSTR을 1억5619만 달러(약 2210억 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표 참조). 이 기간 순매수 4위에 해당한다. 또한 주가 변동을 2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티렉스 2X 롱 MSTR 데일리 타깃 ETF’(MSTU)에는 1억1908만 달러(약 1680억 원), ‘디파이언스 데일리 타깃 2X 롱 MSTR ETF’(MSTX)에는 9062만 달러(약 1280억 원)가 몰렸다.
암호화폐사장 악화 시 부채 부담
월가는 MSTR의 주가 변동성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MSTR 주가가 보유한 비트코인 가치의 2배 이상으로 과도하게 상승해 있어 시장 상황이 악화될 경우 큰 폭으로 하락할 위험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MSTR이 보유한 비트코인 가치는 12월 4일 기준 380억 달러(약 53조7700억 원)이며, 본업인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는 3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MSTR은 12월 4일 현재 시가총액이 780억 달러(약 110조9700억 원)에 이른다. 공매도 여파로 주가가 고점 대비 30% 하락했음에도 여전히 MSTR은 보유한 비트코인 가치의 2배가량 고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MSTR 밸류에이션은 최소 30년간 비트코인을 주당 8%씩 증가시키겠다는 목표가 어떤 리스크도 없이 성공하는 경우를 반영한 수치”라며 “비트코인 가격이 횡보하거나 하락하는 구간에서는 주가의 하방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MSTR의 공격적인 비트코인 매수 전략이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MSTR은 전환사채 발행과 주식 매각으로 비트코인 매수 자금을 마련하고 있어 암호화폐시장이 악화되면 부채 상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MSTR은 2020년 전환사채,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매수했다가 2022년 글로벌 거래소 FTX의 파산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면서 9억1780만 달러(약 1조3000억 원) 상당의 손실을 입었다. 그 여파로 세일러 회장은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내려놓고 이사회 회장직으로 물러났다.
MSTR 주가가 기존처럼 비트코인 변동 대비 2~3배로 움직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공매도 이후 MSTR 주가뿐 아니라 비트코인 가격도 약세 흐름을 이어가자 상관관계가 약해졌다. MSTR을 추종하는 2배 레버리지 ETF가 MSTR 가격을 추종하며 움직이는 것이 지속적으로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며칠간 2배 레버리지 ETF MSTU는 MSTR 주가와 큰 괴리율을 보였다. 11월 27일 MSTR 주가는 9.9% 상승했지만 MSTU는 13.9% 상승에 그쳤으며, 12월 2일 MSTR 주가가 1.85% 하락했지만 MSTU는 6.2%나 급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한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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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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