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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투자 꼭 정답 아냐” 역사가 말해준다

[김성일의 롤링머니] 日·中 오히려 손실 확대… 투자 시기, 지역 분산해야

  • 김성일 리치고 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

“장기투자 꼭 정답 아냐” 역사가 말해준다

[GettyImages]

[GettyImages]

‘장기투자’는 말 그대로 투자 기간을 길게 가져가는 것이다. 워런 버핏은 “10년 보유할 주식이 아니면 10분도 보유하지 않는다”는 말로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문제는 투자자 대부분이 버핏처럼 행동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버핏이 살고 있는 미국의 경우 투자자들이 주식을 보유하는 기간은 얼마나 될까. 1960년대는 평균 보유 기간이 8년가량이니 버핏의 말처럼 10년 이상 보유한 투자자도 꽤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2020년 6월 평균 주식 보유 기간은 5.5개월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직전인 2019년 말 8.5개월보다 크게 줄었다. 종전 최단 기록인 2008년 금융위기 직후 6개월보다도 짧아졌다. 주식 보유 기간이 지속적으로 짧아지는 추세는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확인된다. 영국의 경우 1960년대 중반 8년간 보유했으나 2005년에는 8개월 정도로 짧아졌다. 일본도 1995년에는 4년을 보유했지만 2009년에는 1년이 채 안 된다.

주식 보유 기간이 계속 줄어드는 원인은 여러 가지다. 인터넷과 모바일 발달에 따른 편리한 투자 정보 접근, 증권사 간 경쟁에 따른 매매 수수료 인하, 낮은 금리로 인한 투자 수요 증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한 간편한 주식 거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높아진 시장 변동성에 따른 잦은 매매, 알고리즘 기반의 대량 시스템 매매 등 다양하다. 어떤 원인이 더 큰 영향을 미쳤는지는 시기와 지역에 따라 다르겠으나 주식 보유 기간이 줄어드는 추세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2021년 미국 주식 보유 기간 5.5개월

그렇다면 한국 투자자들의 평균 주식 보유 기간은 어느 정도일까. 2021년 코스피 시장 평균 보유 기간은 2.7개월이다. 최근 10년간 보유 기간이 가장 길었던 2014, 2017, 2018년에는 6개월 전후였고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 이후에는 3개월 정도로 짧아졌다. 일반적으로 주당 가격이 낮은 주식이 더 자주 거래되는 경향이 있다. 코스닥 시장의 보유 기간이 코스피 대비 절반 이하로 짧다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3개월이면 장기투자’라는 말이 여기서 나온 듯하다. 한국인은 ‘냄비근성 때문에 3개월도 보유 못 한다’는 글도 어디선가 본 듯하다. 하지만 이는 통계 사용의 착시현상으로 보인다.

저가주가 많은 시장은 고가주가 많은 시장에 비해 회전율은 높게, 보유 기간은 짧게 나타난다. 그래서 주식 유통 정도를 국제적으로 비교할 때는 상장주식회전율보다 시가총액회전율을 활용하는 것이 유용하다. 시가총액회전율을 기준으로 주식 보유 기간을 추산하면 코스피 시장의 경우 2012~2019년에는 11~14개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인 2020년부터는 6~7개월가량 보유했다. 이는 미국 시장과 비슷한 수준이다. 2020년 6월 미국의 평균 주식 보유 기간은 5.5개월, 2019년 말에는 8.5개월이었으니 말이다.

장기투자 장점은 손실 확률 낮추는 것

미국이든 한국이든 많은 나라에서 주식 보유 기간이 1년이 채 안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런데 왜 많은 전문가가 장기투자를 하라는 것일까. 장기투자가 손실 확률을 줄이기 때문이다. 미국 월가의 스타 투자자 리처드 번스타인은 저서 ‘소음과 투자’(2016)에서 5가지 주식 유형의 1970~2000년 약 30년간 연환산수익률과 손실 확률을 공개했다(표 참조). 한 번 사면 투자 단위만큼 각각 1년, 5년, 10년이 지난 후 팔았다고 가정한다. 손실 확률은 팔 때 수익이 마이너스인 경우를 말한다.



검증 결과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손실 확률이다. 연환산수익률은 대부분의 주식과 투자 기간에 걸쳐 14~18% 수준으로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투자 기간이 늘어날수록 손실 확률은 급격히 떨어진다. 어떤 주식이든 1년 투자 시 14~23% 손실이 났다. 하지만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손실 확률이 낮아졌고, 10년 투자 시 모든 주식의 손실 확률이 0%로 떨어졌다. 번스타인은 장기투자의 장점이 수익률을 손해 보지 않으면서 손실 확률은 낮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번스타인의 이와 같은 분석은 장기투자의 장점을 보여주기에 좋으나 대상 국가가 미국에 한정돼 있고, 조사 기간이 1970~2000년이라는 한계를 지닌다. 그래서 미국 주식에 대한 조사 기간을 1927년 12월~2021년 12월로 확장해봤다(그래프1 참조).

미국도 금융위기 때 ‘장투’한 사람은 손실

94년간 미국 S&P500 지수에 1년 단위로 투자했다면 연환산수익률은 8.9%, 손실 확률은 27%다. 5년 단위 투자 시에는 연환산수익률 9.6%에 손실 확률 12%, 10년 단위 투자 시에는 10.2% 수익률에 손실 확률은 7%다. 장기투자를 하면 수익률 차이는 크지 않으나 손실 확률이 상당히 낮아진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손실 확률이 번스타인의 조사 결과보다 크게 나온 이유는 조사 기간이 확장됐기 때문이다. ‘그래프1’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1998년 즈음 시작한 경우 손실을 봤는데, 이는 투자 기간 중 2008년 금융위기 때 주가 폭락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10년 장기투자라 해도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1920년대 후반에 시작한 경우라도 10년 장기투자 기간에 미국 대공황을 겪으면서 큰 손실로 투자를 마감할 수밖에 없었다.

조사 대상을 미국 외 지역으로 확대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그래프2 참조). 대다수 지역에서 투자 기간이 길수록 손실 확률이 줄었다. 다만, 일본과 중국은 장기투자 시 손실 확률이 더 컸다.

1993년을 기준으로 이후 29년간 국가별 주가 지수를 보면 대부분 우상향했다. 인도(연 10.9%), 미국(연 8.6%), 한국(연 5.3%), 영국(연 3.2%) 등이 그렇다. 그런데 일본은 연 1.6% 상승률을 보이기는 했으나 매우 오랜 기간 횡보하는 모습이었고 2000~2003년, 2008~2012년 긴 하락 구간을 보냈다. 중국은 29년간 -15%(연 -0.5%)나 주가가 하락했으며, 특히 1993~2003년 90% 가까운 폭락 기간을 지나왔다.

조사 기간이 달라지거나 대상 지역이 달라지면 장기투자 결과도 달라진다. 무조건 아무 때나, 아무 곳에서나 장기투자가 통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래서 시기와 지역, 대상을 분산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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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55호 (p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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