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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여기서 행복’의 준말, 반나절이면 충분”

여행 작가 박은하, 반나절 여행 코스로 백사실계곡 등 추천

  •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여행은 ‘여기서 행복’의 준말, 반나절이면 충분”

코로나19 사태로 여름 여행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여행사가 주도하는 패키지여행 시대가 저물고 가족끼리, 친구끼리 삼삼오오 떠나는 소규모 여행이 유행하고 있다. 그것도 실내보다 야외, 도시보다 자연을 찾고 대중교통보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여행이 인기다. 이 모든 현상은 ‘언택트(untact) 여행’의 특징이다. ‘반나절 주말여행’을 쓴 여행작가그룹 ‘꼰띠고’의 박은하 작가를 만나 올여름 유행할 여행 트렌드를 들어보고, 무더위를 잊게 해주는 근거리 여행지,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여행지 등을 알아봤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여행 트렌드는? 

“해외여행이나 장기간 숙박을 꺼리면서 국내 근거리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여행자 사이에서는 ‘거리두기’가 가능한 당일 캠핑이나 ‘차박’(차+숙박)이 화제다. 특히 근교 수목원에서 반나절을 보내는 코스 또는 아이들과 간단하게 체험이 가능한 일정이 인기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식도락 위주의 여행이었다면, 최근에는 자연이나 문화를 체험하는 여행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왜 하루가 아니고 반나절인가.

“주말만 되면 ‘어디 가지?’라며 막막해하는 이들에게 시간적으로 큰 부담이 없는 서울과 서울 근교의 가볼 만한 곳을 추천하고 싶었다. 바캉스 시즌마다 해외여행지를 찾던 이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여행지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괜찮은 국내여행지를 소개하고 싶었다. 이 책은 2013년 여행과 글쓰기를 좋아하는 작가 15명이 모여 ‘반나절이면 충분한 여행지’라는 부제로 세상에 나왔는데, 최근 찾는 사람이 더욱 늘면서 5월 말 개정판을 냈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인데, ‘반나절 여행 코스’로 어디가 좋을까. 

“멀리 떠나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서 생각지 못한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다. 서울 백사실계곡과 한강 세빛섬, 경기 양평군 세미원과 가평군 아침고요수목원이 바로 그런 곳이다. 서울 속 비밀 정원으로 통하는 백사실계곡은 도심 속 피서지다. 맑은 물에만 사는 도롱뇽이 서식할 만큼 깨끗한 곳이다. 계곡물이 흐르는 숲길이나 인적 드문 호젓한 산길을 걷다 보면 절로 ‘힐링’이 된다. 한강 세빛섬은 시원한 한강바람을 만끽하면서 여름밤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곳이고, 세미원에서는 여름 내내 피고 지는 연꽃을 만날 수 있다. 아침고요수목원에서는 계절 꽃들을 볼 수 있고, 무엇보다 수목원 곳곳에 발을 담글 수 있는 계곡이 자리해 여름 나들이지로 제격이다.”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반나절 여행 코스도 있나. 

“서울어린이대공원과 쁘띠프랑스, 남산골한옥마을, 덕평공룡수목원을 추천한다. 서울어린이대공원은 설명이 필요 없는, 철저히 어린이를 위한 곳이다. 오래된 느낌이 들긴 하지만 동물원과 식물원이 있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도 만날 수 있어 아이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천국으로 통한다. 쁘띠프랑스는 프랑스의 낭만이 가득한 곳으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프랑스에 온 듯한 기분을 선물할 수 있다. 남산골한옥마을은 조선시대 가옥뿐 아니라 당시 생활문화도 살펴볼 수 있는 곳이고, 공룡을 테마로 한 덕평공룡수목원은 다양한 공룡 모형이 전시돼 있어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일상에서 ‘여행’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여기서 행복할 것’의 줄임말이라고 생각한다. 한 번 놓친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걱정, 근심 내려놓고 현재를 즐기는 것이 여행 아닐까. 그래서 지금 ‘집콕족’에게 필요한 것도 바로 여행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여행 계획을 짜고 준비하면서 느끼는 기대감과 즐거움을 잊고 있었다면 다시 그 행복을 찾아보길 권한다. 국내여행을 하면서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평소 무심코 지나친 곳도 자세히 보면 훌륭한 여행지다. 가까운 여행지에서도 생각지 않았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자동차를 타고 드라이브스루로 반나절만 자연에서 콧바람을 쐬고 오면 집콕으로 생긴 우울감이 싹 사라지고 삶의 활기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무더위를 잊게 하는 반나절 여행지 4〉

백사실계곡
백사실.

백사실.

서울의 마지막 비밀 정원으로 불리는 북악산의 백사실계곡은 도심 속에서 숲길 트레킹이 가능한 곳이다. 청정자연뿐 아니라 백사 이항복, 추사 김정희 등 풍류를 즐긴 조상들의 흔적도 고스란히 남아 있어 볼거리 또한 다양하다. 계곡이 시작되는 곳에 ‘백석동천’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큰 바위가 있는데, ‘동천’은 수려한 경관을 뜻하는 말로 백사실계곡과 인왕산 청계계곡에만 유일하게 붙는다.

한강 세빛섬
세빛섬.

세빛섬.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한국 촬영지로 유명한 한강 세빛섬은 한강공원 반포지구 내의 4개 인공섬으로 이뤄져 있다. 물에 떠 있을 수 있는 부체(浮體) 위에 지은 플로팅(floating) 형태의 세계 최초 건축물로 국제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했으며, 각 섬에는 컨벤션홀, 카페, 레스토랑 등 다양한 시설이 있다. 밤이면 세빛섬의 야경과 더불어 반포대교의 무지개 분수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여름밤에 특히 더 화려하고 아름다운 빛을 뽐내니 꼭 한 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세미원
세미원.

세미원.

경기 양평군 세미원은 팔당호 상류에 자리한 물과 꽃의 정원이다. 정원에는 바닥이 훤히 보이는 맑은 개울, 한강수를 끌어다 만든 장독분수대, 모네의 작품 ‘흰색 수련 연못’ 속 일본식 다리를 재현해놓은 다리, 연꽃이 가득한 연못 등이 있어 여행객을 반긴다. 특히 6월 말부터 8월까지 피는 연꽃이 장관이니 이 시기에 나들이하길 권한다. 세미원에서 배다리를 건너면 두물머리가 나오는데, 이곳도 산책 코스로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아침고요수목원
아침고요수목원.

아침고요수목원.

총 20가지가 넘는 테마정원에서 4500여 종의 꽃과 나무를 만날 수 있는 아침고요수목원. 직접 만지고 향을 맡을 수 있는 허브정원, 200여 종의 다양한 무궁화를 전시해놓은 무궁화동산, 암석지 사이에서 자라는 약 230개 종의 고산식물만 모아놓은 석정원 등 계절별·주제별로 꽃과 나무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숲속 체험 데크에서는 나무 목걸이, 나무피리 목걸이 등 다양한 자연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아이와 함께 가면 좋은 반나절 여행지4〉

서울어린이대공원
서울어린이대공원.

서울어린이대공원.

1973년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개원한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 식물원, 놀이동산 등 다양한 놀이시설과 체험공간이 있어 아이들의 천국으로 통한다. 음악분수가 자리한 중앙을 지나면 식물원과 동물원이 나온다. 바다동물과 초식동물은 물론, 열대동물관 등에서 다양한 동물을 만날 수 있다. 캐릭터월드도 있어 하루 종일 부지런히 뛰어다녀도 다 못 볼 만큼 볼거리,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쁘띠프랑스
쁘띠프랑스.

쁘띠프랑스.

경기 가평군에 자리한 쁘띠프랑스는 프랑스의 낭만적이고 예술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쁘띠프랑스에 들어서면 길가에는 유럽 골동품이 즐비한 벼룩시장이 열리고, 광장에서는 마리오네트 공연이 펼쳐지기도 한다. 프랑스 전통 주택전시관에는 실제 150년 된 프랑스 고택과 가구, 생활용품이 전시돼 프랑스의 18~19세기 실생활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마치 프랑스에 온 듯한 기분이 들어 해외여행을 포기한 이들이 서운한 마음을 달래는 데 제격이다.

남산골한옥마을
남산골한옥마을.

남산골한옥마을.

1998년 서울시가 한옥 다섯 채를 이전, 복원해 조성한 곳으로 과거 남산골샌님들이 모여 살던 곳이기도 하다. 남산골샌님이란 가난하면서 자존심만 센, 세상 물정 모르는 선비를 빗댄 말이다. 이곳에 들어서면 정자와 연못이 어우러진 한국 전통 정원이 나온다. 정원 안쪽으로 다섯 채의 전통가옥이 이어지는데, 집안 살림살이까지 그대로 재현해놓았다.

덕평공룡수목원
덕평공룡수목원.

덕평공룡수목원.

덕평공룡수목원은 영동고속도로 덕평IC 근처에 있는, 공룡을 테마로 한 수목원이다. 참나물, 잣나무 등 3000여 종의 식물이 심겨 있고, 온실에는 다육선인장과 커피나무, 파파야 같은 열대식물도 있다. 수목원 곳곳에 자리한 공룡은 사람이 다가가면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 어린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토끼, 양, 말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도 가능하며, 곤충관에서는 곤충 모형을 관찰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주간동아 1248호 (p58~61)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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