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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버 기업가치 126조… 모빌리티 혁신 더딘 한국

규제 유연한 동남아 플랫폼 ‘그랩’ 기업가치 20조… 음식 배달에도 진출

  • 김지현 테크라이터

美 우버 기업가치 126조… 모빌리티 혁신 더딘 한국

동남아시아의 모빌리티 플랫폼 ‘그랩’. [사진 제공 · 그랩]

동남아시아의 모빌리티 플랫폼 ‘그랩’. [사진 제공 · 그랩]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모임과 회식이 늘면서 매일 저녁 서울 시내 곳곳에선 택시 잡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택시 운송 수요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지난 3년 동안 택시기사가 30% 가까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모빌리티 산업 혁신이 더딘 것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시민의 발인 대중교통과 택시를 쉽고 빠르게 이용하는 데 스마트폰은 큰 기여를 했다. 스마트폰 덕에 실시간 빠른 길을 안내받을 수 있게 됐다. 버스가 어디쯤 오는지, 빈 택시가 주변 어디에 있는지도 훤히 알 수 있다. 손쉬운 모바일 결제 덕분에 교통비 지급도 편리해졌다. 모빌리티 사업 혁신엔 스타트업을 비롯한 기업의 노력도 한몫했다. 글로벌 기업으론 ‘우버’, 동남아시아에선 ‘그랩’, 국내에선 ‘타다’가 대표적이다.

누적 가입자 3000만 명 카카오모빌리티

늦은 시간 서울 시내 도로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잡고 있다. [동아DB]

늦은 시간 서울 시내 도로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잡고 있다. [동아DB]

렌터카 기반의 호출 서비스로 운영된 타다는 2018년 10월 서비스 시작 1년 만에 서울에서만 회원 170만 명을 확보했다. 승차 거부가 없는 데다 널찍한 좌석과 기사의 친절함 등이 소구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2020년 4월 11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일명 타다 금지법이 시행되면서 타다 베이직 서비스가 중지됐다. 기존 택시업계의 반발과 정치권의 규제로 모빌리티업계의 실험이 끝난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카카오모빌리티는 타다와 달리 기존 택시 사업자들과 제휴해 모빌리티 시장에 뛰어들었다. 카카오는 2015년 ‘김기사’라는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을 인수한 후 ‘카카오내비’로 개편했다. 이어서 카카오모빌리티의 통합 교통 플랫폼 ‘카카오T’를 론칭해 택시뿐 아니라 대리운전, 바이크, 렌터카, 주차 서비스로 영역을 확대했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액은 4425억4656만 원으로 전년(2112억1274만 원) 대비 2배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41억8592만 원에서 98억5800만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국내 누적 가입자 수 3000만 명에 달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가치를 시장에서는 8조 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코로나19 시대에 급성장한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구설에 올랐다. 카카오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6월 카카오모빌리티 경영권 매각·인수를 놓고 물밑 협상을 벌였다. 협상이 공식화되자 직원들과 노동조합 측의 강한 반발로 매각 추진은 이내 철회됐다. 당초 카카오 측은 기업공개(IPO) 흥행몰이로 투자금 회수를 꾀했으나 최근 주식시장 냉각으로 여의치 않게 됐다. 골목상권 침해, 택시 산업 독과점 논란은 사업 확장 및 성장에 부담이 되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의 성장은 다양한 사업 기회를 포착해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카카오모빌리티도 택시뿐 아니라 대리운전, 카풀, 렌터카 등 다양한 모빌리티 사업으로 확장해 덩치를 키워야 미래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 택시 운송업에 발을 담근 이상, 수수료 등 여러 문제를 두고 기존 업계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택시 운송업계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렌터카, 카풀 같은 모빌리티 서비스를 도입할 경우 사회적 반발도 우려된다. 대기업의 사업 확장에 법적 제동이 걸린 점도 변수다. 가령 대리운전 영역은 5월 동반성장위원회가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해 카카오, 티맵 등 기업의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현금성 프로모션이나 공격적 마케팅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승차 공유 서비스 보편화 추세

글로벌 시장 상황은 어떨까. 공유경제의 대표 아이콘인 미국 우버는 지난해 기업가치 910억 달러(약 126조 원)를 기록했다. 말레이시아의 승차 공유 서비스 그랩의 기업가치는 150억 달러(약 20조8600억 원)에 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빌리티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이들 업체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비결은 뭘까.

우버와 그랩의 사업 모델은 국내 모빌리티업계와 비슷하다. 한국에도 진출한 우버는 현재 SK텔레콤의 티맵모빌리티와 합작법인 ‘우티(UT)’를 세워 서비스 중이다. 우버는 미국과 유럽, 동남아 등지에선 한국과 달리 차량을 소유한 개인 운전자가 택시기사처럼 승객을 실어 나르는 승차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버는 30개국에 법인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특히 화물차 운전자와 화주를 연결하는 플랫폼 ‘우버프레이트’ 등 사업 영역 확장이 눈에 띈다. 그랩은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를 아우르는 동남아 대표 모빌리티로 자리 잡았다. 오토바이를 통한 소형 화물 배달 등 현지 시장 특성을 파악해 서비스하는 것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들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은 각각 ‘우버이츠’와 ‘그랩푸드’라는 이름으로 음식 배달 서비스에도 진출했다. 특히 그랩푸드는 독자 결제 서비스 ‘그랩페이’를 함께 론칭해 핀테크 기업으로서 서비스 다각화에 나섰다. 두 기업의 성장엔 미국과 말레이시아의 유연한 규제 환경도 한몫했다.

기술 발전에 따른 혁신 기업의 ‘와해성 혁신(disruptive innovation)’에는 전통 산업과의 충돌이 뒤따른다. 이 과정에서 기존 산업 종사자들의 원성을 나 몰라라 할 순 없다. 다만 국내 모빌리티 산업의 혁신은 기존 업계의 피해는 물론, 소비자 편의도 균형감 있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동남아에선 모빌리티 스타트업이 기업가치 100조 원을 넘는 공룡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혁신적인 모빌리티 기업들의 실험이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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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57호 (p36~37)

김지현 테크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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