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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ETF 출시 후 4년, AI는 지수 투자를 이겼을까

[김성일의 롤링머니] 최초 AI ETF 연수익률 0.4%… 現 기술력은 ‘약한 인공지능’ 수준

  • 김성일 리치고 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

인공지능 ETF 출시 후 4년, AI는 지수 투자를 이겼을까

1월이면 다들 신년 계획을 세운다. 그중 가장 많이 도전하는 게 다이어트 아닐까. 하지만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현명한 자산배분 투자자’의 저자이자 의사였던 윌리엄 번스타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체중 감소와 관련해 99.99%의 사람은 두 가지만 알면 된다. 더 적게 먹어야 한다는 것과 더 많이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 그럼에도 우리는 이 간단한 진실을 받아들이고 거기에 따른 노력을 기울이기보다 트랜스지방, 정체 모를 보충제, 케톤 다이어트(고지방 식단 위주의 다이어트)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열중한다.”

인간과 구별할 수 없는 인공지능은 아직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투자 역시 두 가지만 알고 실천하면 된다. 적절한 분산과 꾸준한 장기투자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 간단한 진실을 실천하기보다 테마와 유행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즐긴다. 결국 다이어트와 투자에 실패하는 원인은 원리를 몰라서가 아니라 실천하지 못해서인 경우가 많다. 이런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원리와 원칙에 입각해 투자를 돕는 도구가 많이 나오고 있다. 그중 하나가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다.

로보어드바이저에 관한 정의는 다양하다. 위키피디아에는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며 온라인으로 포트폴리오 관리를 제공하는 재무 상담의 한 종류”라고 나온다. 또 다른 정의에 따르면 “빅데이터, 머신러닝, 알고리즘 등 정보기술(IT)과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 같은 금융이론이 결합돼 컴퓨터가 사람을 대신해서 자산을 관리하는 기술”이기도 하다. 금융감독원 금융교육센터에 공개된 자료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자동화된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에게 온라인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주는 재무적 자문 서비스를 말한다. 일반적인 자산관리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점은 바로 자동화된 알고리즘을 통해 온라인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Automated Investment Advisor가 좀 더 정확한 표현이다.”

로보어드바이저란 심리상담 같은 조언자(advisor) 역할이 아니라, 금융자산을 관리하거나 투자를 도와주는 것을 말한다. 다양한 정의가 존재하는 이유는 로보어드바이저가 학계에서 정립된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생겨난 이름이기 때문이다. IT를 기반으로 금융서비스를 시작한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로보어드바이저’라는 타이틀을 달고 마케팅을 하며 알려진 용어라서 회사마다 추구하는 전략에 따라 정의가 약간씩 다를 수 있다.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바둑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대국에서 승리하며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많은 언론이 로보어드바이저 역시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다고 소개하면서 덩달아 많은 관심을 받게 됐다. 과연 로보어드바이저는 인공지능인가.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간단히 알아보고, 로보어드바이저와 관계를 살펴보자.

인공지능은 인간이 컴퓨터에 부여한 지능 혹은 컴퓨터에 의해 모방된 인간의 사고 과정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크게 ‘강한 인공지능’과 ‘약한 인공지능’으로 나뉜다. 기존에 사람들이 대부분 생각하던 것은 강한 인공지능이다. ‘터미네이터’나 ‘로보캅’처럼 “모든 면에서 인간과 구별할 수 없는 지능”을 말한다. 반면 현재 인공지능은 대부분 약한 인공지능이라고 할 수 있다. 약한 인공지능은 “특정한 문제 해결에 특화된 지능”으로 정의된다. 구글 알파고가 바둑을 위해 개발된 것이 예다.

“인공지능 기술은 범용의 지능이 아닌, 특정 문제에 특화된 빠른 계산 방법으로만 작동한다. 현재 인공지능이 이룩한 성과 중 많은 부분은 지능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이 발견됐기 때문이 아니라, 엄청나게 발전한 컴퓨터 하드웨어 덕분에 똑같은 알고리즘이 이전보다 훨씬 더 빨리 실행되기 때문에 얻어진 성과”라는 평가도 있다. 이런 점에서 보통 사람이 생각하는 강한 인공지능 개발은 다소 먼 미래의 일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마쓰오 유타카는 저서 ‘인공지능과 딥러닝’에서 인공지능을 아래 4단계로 분류했다.

레벨1. 단순한 제어 프로그램
‘제어공학’이나 ‘시스템공학’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학문 분야(전자제품들)

레벨2. 고전적인 인공지능
행동 패턴이 다채로운 경우에서 지능(장기 프로그램, 청소 로봇 등)

레벨3. 기계학습(머신러닝)을 받아들인 인공지능
내장된 검색엔진이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자동적으로 판단하는 인공지능. 1990년대부터 시작돼 최근 빅데이터를 토대로 더욱 진화했음(IBM 왓슨, 애플 시리 등)

레벨4. 딥러닝을 받아들인 인공지능
기계학습할 때 데이터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되는 입력값 자체를 학습하는 것으로 최근 가장 뜨거운 영역이며, ‘강한 인공지능’의 가능성일 수 있다고 얘기됨(구글 알파고 등)

그의 분류를 참고해 “로보어드바이저가 인공지능이냐”는 질문에 답한다면 레벨3~4의 인공지능 수준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듯하다. 다만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가 인간 바둑기사들을 이긴 것처럼 로보어드바이저가 자산관리나 투자에서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는 아직 시기상조인 듯하다. 앞서 얘기했듯이 아직은 ‘약한 인공지능’이기 때문이다.

연수익률↓ 위험 지표↑

투자 시장에는 이미 인공지능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상품과 서비스들이 있다. 펀드나 ETF(상장지수펀드)로 출시된 경우라면 성과를 추적할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7년 11월 1일(현지시각) 캐나다 토론토 증권거래소에 인공지능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는 ETF를 상장했다. 당시 소개된 기사에 따르면 ‘호라이즌액티브AI글로벌주식ETF(Horizons Active A.I. Global Equity ETF, 티커 ‘MIND’)’는 주로 북미지역에 상장된 ETF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인공지능이 모든 투자를 결정하는 세계 최초 ETF다. MIND ETF는 50개 이상 주요 경제 데이터가 투입되는 인공신경망을 모니터링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리밸런싱은 기본적으로 매달 이뤄지며 기대수익, 상관관계, 변동성 등을 고려해 유동성을 비롯한 지역별, 국가별 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조절한다.

2017년 11월부터 2021년 12월 24일까지 4년 1개월간 성과를 보면 MIND ETF의 연수익률은 0.4%로, 벤치마크로 볼 수 있는 MSCI World 지수의 연수익률 13.7%에 비해 매우 낮고, 코스피200(연 7.4%)보다도 상당히 낮다(그래프1·표1 참조). 반면 연변동성이나 최대 낙폭 등 위험 지표는 MSCI World 지수와 비슷하거나 더 나쁘게 나온다. MIND ETF는 MSCI World 지수와 0.86의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다. 상관관계가 높다는 것은 ‘그래프1’에서 보듯 비슷하게 오르고 내리는 성질을 갖는다는 뜻이다.

국내에도 2020년 9월 29일 인공지능 ETF가 상장됐다. ‘TIGER AI코리아그로스액티브’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내 자체 AI가 예측한 기대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대해 코스피 편입 비중보다 높게 투자해 지수 대비 초과 성과를 추구한다”고 한다. 상장일 이후 2021년 11월 30일까지 누적수익률은 24.7%로,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인 ‘KBSTAR 200TR’의 성과 23.6%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지수와 상관관계 역시 매우 높다는 것을 ‘그래프2’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막연한 기대로 투자한 것은 아닌지

펀드 형태로 출시돼 운용 기간이 긴 ‘미래에셋AI스마트베타EMP’도 있다. 이 펀드의 상품 정보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경제지표, 종목 정보 등 투자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판단되는 다양한 정보의 입력 데이터에 기반해 사전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이를 사후적으로 구성한 최적 포트폴리오와 비교해 그 차이가 최소화되도록 신경망을 진화하는 방식으로 학습하는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활용한다”고 돼 있다.

미래에셋AI스마트베타EMP가 출시된 2017년 1월 이후 약 5년간 성과를 보면 같은 회사에서 운용하는 미래에셋코스피200인덱스 펀드와 상관관계는 0.96으로 매우 높으며, 연수익률은 인덱스 펀드 대비 2.8% 낮고, 위험 지표인 연변동성이나 최대 낙폭은 더 크다(표2 참조).

지금까지 몇 가지 인공지능 ETF와 펀드의 성과를 살펴봤다. 과거에 성과가 안 좋았으니 미래에도 안 좋을 것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막연한 기대로 투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주간동아 1321호 (p46~48)

김성일 리치고 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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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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