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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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듣는 게 누구보다 익숙한 Z세대

[김상하의 이게 뭐Z?] Z세대 귀를 사로잡는 콘텐츠 성공 비결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2-08-17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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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는 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Z세대는 듣는 콘텐츠에 누구보다 진심이다. [GETTYIMAGES]

    Z세대는 듣는 콘텐츠에 누구보다 진심이다. [GETTYIMAGES]

    1년 전쯤 한국에서 ‘클럽하우스’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이 대유행한 적이 있다. 사실 클럽하우스는 목소리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라 한국에서 그 정도로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한국 시장에서 오디오 콘텐츠는 아직 어색한 서비스다. 클럽하우스가 잘된 이유는 초반에 초대장이 있어야 가입이 가능했던 마케팅 덕이 크다고 생각한다. 뭔가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 된 것처럼 프라이빗한 공간에 들어갈 수 있게 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스포티파이 팟캐스트, 플랫폼 등 다양한 오디오 기반 콘텐츠가 성공했고, 최근 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거나 그들이 잘 사용하는 플랫폼 또한 오디오 기반인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과연 오디오 기반 콘텐츠는 어떻게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을까.

    #대화할 수 있는 커뮤니티

    서버를 만들어 소통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디스코드. [디스코드 캡처]

    서버를 만들어 소통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디스코드. [디스코드 캡처]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지는 오래됐다. 기사만 찾아봐도 오디오 콘텐츠에 관한 게 많고, ‘미래에는 오디오 콘텐츠’ ‘◯◯기업 오디오 콘텐츠를 위한 투자’라는 제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쏟아져 나오는 기사에 비해 보이는 결과물이 없다면 실패한 것일까”라고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분명 이 가운데 살아남은 것들이 있다.

    우선 디스코드라고, 아직 생소한 사람이 많겠지만 Z세대가 많이 쓰는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디스코드는 Z세대가 게임을 할 때 많이 활용하는 플랫폼이었지만 지금은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학교 과제, 동아리 모임 등 다양하게 쓰인다. 디스코드에서는 서버를 만들 수 있는데, 이 서버라는 사이버 공간에 원하는 커뮤니티를 형성해 사람들과 소통한다. 목소리로만 이뤄지는 커뮤니티가 아닌 채팅 커뮤니티도 가능해 한 서버에 방 여러 개를 만들어 소통할 수 있다.



    아직까지 디스코드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회사는 많지 않다. 최근 들어 많은 기업이 Z세대와 알파세대를 잡기 위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만큼 디스코드를 활용해 팬들과 연예인을 목소리로 만나게 하거나, 신입사원 채용 시 즉각적으로 질의응답이 가능한 취업 설명회를 여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직 많은 기업이 이런 시도를 하지 않았다면 ‘힙’해 보일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되지 않을까.

    #회의록 작성에 더빙도 해주네

    네이버가 제공하는 클로바 노트와 클로바 더빙 서비스. [네이버 클로바 캡처]

    네이버가 제공하는 클로바 노트와 클로바 더빙 서비스. [네이버 클로바 캡처]

    회사에서 막내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회의록을 작성하는 것이다. 선배 중에는 후배가 회의록만 잘 쓰면 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여럿 있다. 사실 회의를 진행하면서 녹음하고 잠깐씩 받아 적는 것도 일인데, 추후 글로 작성하려고 녹음을 풀고 있다 보면 그것만큼 스트레스도 없다. 오디오 기반 서비스 중 직장인에게 가장 유용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게 네이버 클로바다. 유튜버 ‘빠더너스’ 문상훈이 네이버에서 인턴을 하는 콘텐츠에서도 클로바 노트로 회의록을 작성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중간에 욕한 것까지 녹음되는 게 ‘웃음 버튼’이지만 보고 있으면 “오, 유용하겠다”라는 생각이 무조건 든다.

    이외에 클로바 더빙 기능도 유용하다. 이전 기사에서 필자가 설명한 것처럼 요즘 Z세대는 영상 만드는 것이 사실 일도 아니고, 개인 브이로그 등을 찍어 유튜브에 올리는 초등학생 알파세대, 중고생 Z세대도 많다. 이들은 클로바 더빙 기능을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한다. 유튜브 영상을 만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더빙이 필요할 때가 많은데, 마음에 드는 목소리를 선택하고 대사만 적으면 바로 그 목소리로 더빙을 할 수 있다. 자체 편집 기능도 제공한다.

    네이버 클로바에서 제작한 목소리도 있지만, 셀럽과 목소리 컬래버레이션을 하기도 하고 채널A 예능프로그램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에 나오는 ‘금쪽이’ 목소리도 더빙에 활용할 수 있다. 단순히 콘텐츠를 제작해 사람들이 즐기게 하는 것 외에도 콘텐츠를 직접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서비스인 셈이다. 색다른 마케팅을 고민 중이라면 Z세대가 많이 쓰는 오디오 서비스와 컬래버를 진행해보자. 캐릭터 목소리가 유튜브에서 더 자주 들리게 되니 하나의 유행이 될 것이다.

    #성공한 오디오 콘텐츠의 특징

    FLO의 오리지널 오디오 콘텐츠 ‘캡틴모립’. [사진 제공 · FLO]

    FLO의 오리지널 오디오 콘텐츠 ‘캡틴모립’. [사진 제공 · FLO]

    오디오 콘텐츠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라디오나 팟캐스트다. 누구보다 케이팝과 팟캐스트에 진심인 스포티파이가 한국에서 팟캐스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다양한 질과 양의 오디오 콘텐츠가 쏟아져 나올 것이다.

    최근 주변에 라디오를 듣는 Z세대가 현저히 줄었지만 듣는 것 자체가 줄어든 건 아니다. 에어팟 없는 Z세대가 없을 정도로 Z세대는 듣는 것을 좋아하는데, 지난 기사에서 소개한 것처럼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듣는다거나 좋아하는 아티스트 노래를 스트리밍하는 이는 여전히 많다. MZ세대를 분석하는 스포티파이 컬처넥스트 보고서도 오디오 콘텐츠를 소비하는 Z세대가 점점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올드 미디어인 라디오와 현재 유행하는 오디오 콘텐츠의 차이점은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ASMR도 단순히 소리만 들려주는 게 아니라 정말로 귀를 파거나 젤리를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ASMR나 오디오처럼 잔잔한 토크 위주인 네이버 NOW 역시 좋아하는 연예인의 영상을 함께 올려준다.

    이제는 보이는 라디오를 즐겨 찾는 사람이 많을 정도인데, 중요한 건 오디오가 주가 돼도 시각적 볼거리는 꼭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다. 음악 플랫폼 FLO도 모니카와 립제이의 오리지널 오디오 콘텐츠 ‘캡틴모립’ 같은 콘텐츠를 진행하면서 출연자들이 토크하는 모습을 함께 공개하고 있다.

    한국 오디오 콘텐츠 시장은 아직 누군가를 완전하게 사로잡지는 못했다. 하지만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만약 지금 새로운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면 시각과 청각을 모두 사로잡을 수 있는 콘텐츠를 선점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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