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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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부동산 대세 하락? 경기지역 미분양이 결정

[조영광의 빅데이터 부동산] 전국 미분양 3만 호 수준… 포항과 대구에 집중

  • 조영광 하우스노미스트

    입력2022-09-25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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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에서 가장 많은 7523채가 미분양된 지역은 대구다. 사진은 대구 도심 전경. [GETTYIMAGES]

    전국에서 가장 많은 7523채가 미분양된 지역은 대구다. 사진은 대구 도심 전경. [GETTYIMAGES]

    분양시장 흐름은 국내 주택시장을 이끄는 신축 주택 흐름과 직결된다. 보통 아파트 분양은 착공과 동시에 시작되므로 분양 단지들은 2~3년 후 신축으로 태어난다. 이런 분양 단지의 판매율 추이에는 2~3년 후 해당 지역, 해당 입지 신축 시장에 대한 대중의 기대심리가 반영된다. 만약 어느 지역에서 미분양이 급증한 후 감소세가 더디다면 이는 분양 단지 판매가 정체되고 있다는 뜻이다. 입주 5년 이내에 해당 입지 신축의 가치 역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앞으로 2~3년 후 신축 공급이 넘쳐날 텐데 굳이 미래의 구축이 될 수 있는 현재의 신축을 높은 가격을 주고 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전국적인 주택 고령화로 지역과 무관하게 부동산 리딩 단지는 대부분 신축일 개연성이 크다. 미분양 급증으로 신축 리딩 단지의 집값이 흔들린다면 해당 지역의 다른 주택 가격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포항시 미분양 11년 만에 최고치

    2020년 수준으로 회귀하는 재고 주택시장의 흐름에 더해 미분양 통계로 대변되는 분양시장마저 악화된다면 현재 확산하는 부동산 하락 공포 심리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다. 최근 미분양 급증은 일시적 현상인가, 아니면 대세 급락장의 새로운 변수인가. 전국 시군구 미분양 빅데이터가 알려주는 대한민국 신축의 운명을 살펴보자.

    7월 전국 미분양은 6월 대비 3374채가 증가하며 3만 호 수준에 도달했다(그래프1 참조). 최근 2년간 1만~2만 호 수준의 안전지대에 머물러 있던 전국 미분양의 평온을 깬 진앙지는 어디일까. 미분양 급증에 가장 크게 기여한 지역은 바로 경북 포항시다. 7월 포항 미분양은 전월 대비 1849채 증가하며 4358채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이후 11년 만의 최고치로 포항은 유례없는 공급 과잉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포항의 미분양 급증은 지난 3년간 1만6000채가 공급된 포항 북구의 과잉 공급이 원인이다. 예비 신축 미분양이 쌓여가는 동안 포항 북구 신축 단지의 집값은 지난해 고점 대비 10~20%까지 하락했다. 입주 3년 차인 ‘두호 SK뷰 푸르지오’ 33평형은 고점 대비 약 1억 원 하락한 가격으로 거래되기도 했다. 포항 남구는 포항 북구에 비해 공급 부담이 적지만 포항 남구의 대장단지인 ‘포항자이’ 34평형 역시 지난해 고점 대비 20% 하락한 거래가 있었다. 포항 남구는 아직 바닥을 가늠하기 어려운 포항 북구 신축 단지의 거래 양상과 달리, 4억 원 중반 수준에서 실거래 가격이 지지되며 저점을 확인하고 있는 모습이다.

    포항과 함께 전국 미분양 증가에 기여한 곳은 대구다. 지난해 9월 역사적 저점이던 1만3842채를 기록한 전국 미분양은 매달 베이비스텝 상승을 기록하며 7월 기어이 3만 채를 넘겼다. 그 일등공신이 바로 대구다. 대구의 미분양 증가는 비단 어제오늘 일만은 아니다. 7월 현재 전국에서 가장 많은 7523채 미분양을 기록 중인 대구의 전국 미분양 점유율은 24%로 전국 미분양의 4채 중 1채가 바로 대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경상권, 아니 지방 부동산을 대표하는 쌍두마차가 바로 대구와 부산인데, 부산 미분양은 대구의 20% 수준인 1503채에 불과하다.

    대구 미분양 가장 많아

    대구와 부산의 엇갈린 운명은 2019년 예고됐다. 2019년 7월 부산은 대도시라면 10년마다 수립해야 하는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큰 그림인 ‘2030 부산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정비예정구역제도를 폐지하고 주민 스스로 정비구역 입안을 제안하는 ‘주거생활권계획’을 도입하는 큰 변화를 시도했다.



    고밀대도심의 대규모 공급은 통상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이뤄진다. 재건축·재개발의 첫 단계인 ‘구역지정’을 위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지자체)는 ‘정비예정구역’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도환계획)에 반영한다. 그런데 2020년부터 부산은 지자체가 직접 재개발·재건축의 씨앗인 ‘정비예정구역’을 뿌리지 않고 주민들이 힘을 합쳐 스스로 ‘정비구역지정’을 제안하는 상향식 방식을 채택했다. 주민이 주도해 자신들의 생활권을 정비한다는 취지는 그럴듯하나 ‘주거생활권계획’ 시행 이후 오히려 무분별한 정비구역지정 신청이 쇄도하고, 주거생활권계획과 함께 도입된 ‘사전타당성제도’의 부작용으로 ‘사전타당성신청’ 소문만 듣고 투기세력이 몰리는 등 여러 문제점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결국 이러한 폐단을 방지하고자 2021년 8월 부산시는 ‘주민동의율 및 호수밀도 배점 강화’ 등 기존 정비구역지정 요건을 더욱 강화하는 조치를 취한다. 부산 재개발·재건축 씨앗은 말라버렸고, 나비효과로 지방에서 대어를 찾던 시행사와 시공사들의 관심이 대구로 쏠리는 결과를 낳았다. 실제 부산 분양 물량은 2017년을 정점으로 꾸준히 감소하며 2021년 역대 최저치인 8000채 수준에 그쳤다. 반면 대구 분양 물량은 2020년 역대 최고치인 3만 채를 기록했다. 2019년 발표된 ‘2030 부산시 도환계획’이 불러온 나비효과로 현재 부산과 대구의 수급이 결정됐고, 결국 두 도시의 집값은 명암이 엇갈리게 됐다.

    아직 미분양 공포 전국적이지 않아

    그렇다면 현재 전국 미분양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대구 미분양의 흐름은 어떻게 전개될까. 대구 미분양의 절반은 대구 중심 도시인 수성구와 달서구에 양분돼 있다. 2023년까지 추가 공급 물량은 대부분 달서구에 몰려 있다. 2023년까지 약 3000채가 달서구에 공급될 경우 달서구 수급 불황의 끝을 예단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향후 공급 물량이 줄어들 수성구의 수급 불황은 고교 명문학군의 힘을 빌려 2023년 그 끝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적으로 미분양이 증가했음에도 대부분 대구와 포항에 집중돼 있다는 것은 미분양 공포가 전국으로 전이되고 있지는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분양이 역대 고점을 기록한 2008년 전국 미분양의 지역별 점유율은 경기 13.8%, 대구 12.9%, 경남 10.3%, 경북 9.7%, 충남 9.6%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그래프2 참조). 이는 공급 과잉 공포가 특정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대한민국 부동산의 대세 하락을 견인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전국 미분양의 절반가량이 대구와 포항에 집중된 현 양상이 2022년 하반기에도 꾸준히 유지된다면 공급 과잉으로 인한 신축 가치 급락은 특정 지역에만 국한될 것이다. 단, 대구와 포항 다음으로 비중이 큰 경기지역 미분양이 현재의 3000채 수준을 넘어 역사적 임계점인 5000채를 넘긴다면, 2023년 대한민국 부동산시장은 전국적인 대세 하락을 맞이할 수 있다. 즉 하반기 경기지역 미분양 흐름이 2023년 대세 하락 여부를 결정할 변수가 된다. 따라서 현재 경기지역 미분양의 대부분이 몰려 있는 안성과 양주의 미분양 소진 속도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금리인상과 거래절벽에 더해 미분양 증가라는 변수까지 면밀히 살펴봐야 하는 결코 쉽지 않은 부동산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썰’과 ‘뇌피셜’에 의존하던 습관을 버리고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개별지역 부동산의 바이털사인을 빅데이터로 진단해 대응하는 힘을 길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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