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설계, 은퇴 준비, 그리고 금융이나 투자 관련 상담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다. 누구나 재무적으로 안정된 노후와 투자를 통한 수익 증대를 원하지만 관련 분야의 전문지식이 부족하고 깊이 있게 공부할 여유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상담에 대한 고객과 상담사의 기대치가 다르다는 점에 있다. 고객은 대부분 “이런 상담은 무료로 받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금융상품이나 투자 관련 상담을 유료로 받는 경우가 드물어서다. 그 결과 우리는 전문적인 금융 상담을 ‘무료’라는 틀 안에서만 경험한다.
즉 소비자는 무료로 상담을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상담은 대부분 금융상품 가입으로 유도되고, 해당 금융상품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나 보수를 통해 결국 비용이 지불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상담 목적이 고객의 재정적 이익보다 상품 판매에 의한 수익 창출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렇듯 무료 상담의 경우 상담사와 고객 간 이해 상충 문제가 존재한다.
반면 유료 상담은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 비용을 지불하고 받는 유료 상담은 상담사가 특정 상품 판매를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얻지 않거나 그런 비용이 발생할 경우 고객에게 명확히 고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상담사로 하여금 고객의 재정적 목표에 부합하는 최적의 해결책을 제공하는 데만 집중할 수 있게 한다. 다시 말해 유료 상담은 고객의 재무적 목표와 필요에 맞춘 맞춤형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는 구조다. 상담사가 특정 금융상품을 추천할 때 그 추천이 순수하게 고객 이익을 위해 이뤄진다는 신뢰가 형성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IFA(Independent Financial Advisor) 제도가 오래전 정착돼 운용되고 있다. IFA는 독립금융자문가로, 고객에게 재무 관련 조언과 자산관리를 제공하는 전문가 혹은 전문 서비스를 말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은 특정 금융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한다. 특정 금융회사 상품만을 판매하지 않아도 되고, 상품 판매를 통한 수수료 수익이 영업활동의 주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회사의 상품을 비교해 고객에게 유리한 상품을 추천한다.
한국도 2017년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금융투자업규정을 개정하며 독립투자자문업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활동이나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유료 상담에 대한 문화적·심리적 부담감이 작동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그냥 좀 알려주면 안 되는 건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금융 상담을 받는 일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의문을 품기도 한다.
이는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등 다른 전문 분야와 비교했을 때 유독 금융과 투자 분야에서 두드러지는 독특한 현상이다. 예를 들어 법률 상담을 받을 때는 당연히 상담료를 지불해야 하고, 세무사에게 세무 관련 자문을 받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왜 금융 상담만은 무료여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 중 하나는 금융상품이 가진 특수성 때문일 수 있다. 많은 금융상품은 구조상 그 자체로 수수료나 상담 보수가 포함돼 상담료가 별도로 청구되지 않는 것이 한국 금융시장의 일반적 상황이다. 이런 구조는 상담사의 중립성을 훼손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상담사가 특정 상품을 추천할 때 고객의 이익보다 자신의 수익 혹은 자신에게 월급을 주는 회사의 이익을 고려한 것일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소비자는 진정한 의미의 ‘공정한 상담’을 기대하기 어렵다.
물론 유료 상담이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것은 아닐 수 있다. 경제적 여건이나 상담에 대한 접근성 문제로 유료 상담이 부담스럽다면 금융감독원이 제공하는 금융자문서비스(국번 없이 1332) 등을 이용하면 된다. 다만 이 경우 공공서비스의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유료 상담이 제공하는 가치와 그 의미를 이해하고, 필요에 따라 이러한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이다. 재무 상담은 단순히 ‘조언’을 받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재정적 목표를 이루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실행해나가는 과정이다. 원포인트 레슨이 아니라 꾸준한 동반자 관계여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과 상담사 모두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 비용이 필요하다. 상담사 역시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 분석을 위한 데이터 비용 등 많은 리소스가 소비된다.
결국 금융 상담이 유료로 이뤄져야 하는 이유는 상담의 질과 신뢰성, 고객의 재정적 이익을 위한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무료 상담이 제공하는 제한된 정보와 상품 판매 중심의 조언에서 벗어나 진정한 의미의 맞춤형 재무 설계를 경험하고 싶다면 유료 상담은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금융 상담은 단순한 상품 추천이 아니라, 고객의 인생을 설계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이 과정에 투자하는 비용은 미래의 재정적 안정과 번영을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상담에 대한 고객과 상담사의 기대치가 다르다는 점에 있다. 고객은 대부분 “이런 상담은 무료로 받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금융상품이나 투자 관련 상담을 유료로 받는 경우가 드물어서다. 그 결과 우리는 전문적인 금융 상담을 ‘무료’라는 틀 안에서만 경험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정착되지 않은 유료 금융 상담을 고민해야 할 때다. [GettyImages]
독립투자자문업, 뚜렷한 성과 못 내
하지만 과연 이런 방식이 금융소비자에게 최선인지는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무료 상담이 흔한 이유는 금융상품 판매 과정에 대부분 상담비용이 수수료 등으로 녹아 있기 때문이다. 보험의 경우 고객이 납부한 보험료에서 사업비 명목의 상담비용이 인출되고, 펀드는 납부 금액의 일부가 판매 보수로 인출된 후 운용된다. 주식은 오프라인 상담을 통한 매매 시 높은 매매수수료가 책정돼 증권사의 수익원이 된다.
즉 소비자는 무료로 상담을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상담은 대부분 금융상품 가입으로 유도되고, 해당 금융상품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나 보수를 통해 결국 비용이 지불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상담 목적이 고객의 재정적 이익보다 상품 판매에 의한 수익 창출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렇듯 무료 상담의 경우 상담사와 고객 간 이해 상충 문제가 존재한다.
반면 유료 상담은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 비용을 지불하고 받는 유료 상담은 상담사가 특정 상품 판매를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얻지 않거나 그런 비용이 발생할 경우 고객에게 명확히 고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상담사로 하여금 고객의 재정적 목표에 부합하는 최적의 해결책을 제공하는 데만 집중할 수 있게 한다. 다시 말해 유료 상담은 고객의 재무적 목표와 필요에 맞춘 맞춤형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는 구조다. 상담사가 특정 금융상품을 추천할 때 그 추천이 순수하게 고객 이익을 위해 이뤄진다는 신뢰가 형성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IFA(Independent Financial Advisor) 제도가 오래전 정착돼 운용되고 있다. IFA는 독립금융자문가로, 고객에게 재무 관련 조언과 자산관리를 제공하는 전문가 혹은 전문 서비스를 말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은 특정 금융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한다. 특정 금융회사 상품만을 판매하지 않아도 되고, 상품 판매를 통한 수수료 수익이 영업활동의 주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회사의 상품을 비교해 고객에게 유리한 상품을 추천한다.
한국도 2017년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금융투자업규정을 개정하며 독립투자자문업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활동이나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유료 상담에 대한 문화적·심리적 부담감이 작동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그냥 좀 알려주면 안 되는 건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금융 상담을 받는 일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의문을 품기도 한다.
이는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등 다른 전문 분야와 비교했을 때 유독 금융과 투자 분야에서 두드러지는 독특한 현상이다. 예를 들어 법률 상담을 받을 때는 당연히 상담료를 지불해야 하고, 세무사에게 세무 관련 자문을 받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왜 금융 상담만은 무료여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 중 하나는 금융상품이 가진 특수성 때문일 수 있다. 많은 금융상품은 구조상 그 자체로 수수료나 상담 보수가 포함돼 상담료가 별도로 청구되지 않는 것이 한국 금융시장의 일반적 상황이다. 이런 구조는 상담사의 중립성을 훼손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상담사가 특정 상품을 추천할 때 고객의 이익보다 자신의 수익 혹은 자신에게 월급을 주는 회사의 이익을 고려한 것일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소비자는 진정한 의미의 ‘공정한 상담’을 기대하기 어렵다.
유료 금융 상담, 재정적 이익 위한 공정성 확보
유료 상담은 금융상품의 판매와는 독립적인 형태로 이뤄진다. 이는 상담사가 고객의 재무 상황과 목표를 정확히 분석하고, 이에 따른 최적의 재무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유료로 상담을 받는다는 것은 상담사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다. 상담을 받는 고객 역시 자신의 재무 목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이를 이루기 위한 계획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는 결국 더 나은 재무적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 기여한다.
물론 유료 상담이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것은 아닐 수 있다. 경제적 여건이나 상담에 대한 접근성 문제로 유료 상담이 부담스럽다면 금융감독원이 제공하는 금융자문서비스(국번 없이 1332) 등을 이용하면 된다. 다만 이 경우 공공서비스의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유료 상담이 제공하는 가치와 그 의미를 이해하고, 필요에 따라 이러한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이다. 재무 상담은 단순히 ‘조언’을 받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재정적 목표를 이루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실행해나가는 과정이다. 원포인트 레슨이 아니라 꾸준한 동반자 관계여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과 상담사 모두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 비용이 필요하다. 상담사 역시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 분석을 위한 데이터 비용 등 많은 리소스가 소비된다.
결국 금융 상담이 유료로 이뤄져야 하는 이유는 상담의 질과 신뢰성, 고객의 재정적 이익을 위한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무료 상담이 제공하는 제한된 정보와 상품 판매 중심의 조언에서 벗어나 진정한 의미의 맞춤형 재무 설계를 경험하고 싶다면 유료 상담은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금융 상담은 단순한 상품 추천이 아니라, 고객의 인생을 설계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이 과정에 투자하는 비용은 미래의 재정적 안정과 번영을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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