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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 꺾여도 환호할 수 없는 이유

국제유가 상승, 휴가철 소비 증가… 인플레이션 가능성 잔존

  • 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입력
2023-07-25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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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 꺾여도 환호할 수 없는 이유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 상승에 그치며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시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 상승에 그치며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시스]

6월 금융시장은 주요 선진국의 긴축 여파로 변동성이 확대됐다. 6월 15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기준금리 동결로 금융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심리는 높아졌지만 이후 연준 위원들의 계속되는 매파적 발언, 예상보다 강도 높은 유럽중앙은행의 통화긴축은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먼저 연준은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하고, 실업률을 낮춰 경기 연착륙 기대감을 조성했다. 반면 점도표를 올해 추가적으로 두 차례 정도 금리인상을 할 수 있다는 전망으로 상향 조정하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연내 금리인하가 없다고 주장하며 매파적 태도를 보였다.

또한 영국 영란은행은 예상치를 상회한 소비자물가 발표 후 이어진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1bp=0.01%p) 인상했다. 시장은 25bp 인상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보다 더 공격적으로 긴축 기조를 이어갔다. 유럽중앙은행 역시 25bp 추가 인상에 나서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과 함께 긴축 행보를 지속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도 금융시장 내 기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자 매파적 태도를 이어갔으며, 이런 행보는 시장금리 하락을 제한하면서 주식 등 위험자산의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국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 시장 예상치 하회

하지만 7월로 접어들면서 금융시장 분위기가 다시 변하고 있다. 7월 12일(현지 시간) 발표된 ‘미국 6월 고용보고서’에서 비농가 신규 고용이 둔화되고,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연준의 통화긴축 경계감이 다시 완화됐기 때문이다. 연내 두 차례 추가 금리인상을 우려하던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추가 금리인상이 한 차례 더 이뤄지는 선에서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에 안도하며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뉴욕 증시는 나스닥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미 달러와 국채금리는 급락해 금융시장 내 안전자산 수요가 약화됐다. 특히 엔화는 달러당 140엔대를 다시 밑돌아 일본은행은 현 통화정책에 변화를 가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다소 자유로워졌다(그래프1 참조). 현재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물가 둔화와 더불어 경기 연착륙 기대가 다시 부각됐으며, 위험자산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강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볼 수 있을까. 아쉽게도 3분기 중에는 연준의 긴축과 관련된 잡음이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25bp 추가 인상한 후에도 연준 의장의 매파적 태도는 지속될 테고, 8월 잭슨홀 미팅(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연례 경제정책 토론회)과 9월 FOMC 정례회의까지 통화정책 이벤트가 예정돼 있는 만큼 연준의 통화정책에 의한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둘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8월에 발표되는 7월 미국 CPI가 에너지 가격을 중심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또한 높은 구인율을 고려할 때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신규 고용 증가폭이 다시 확대될 여지가 있으며, 임금상승세 또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는 노동시장 과열을 재자극할 수 있는 만큼, 연준의 긴축에 대한 경계를 높일 수 있는 요인이다. 특히 7월 중 미국 물가 둔화로 나타난 미 달러 약세 흐름이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헤드라인 물가(식품과 원유를 포함한 폭넓은 물가) 지표의 반등폭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그래프2 참조).

중국 수요 개선, 미국 휴가철 수요 증대 가능성

최근 국제유가(WTI 기준)는 배럴당 77달러(약 9만7274원)까지 상승한 후 70달러 초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6월 WTI가 배럴당 70달러 내외에서 움직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 수준이 7월 내내 이어진다면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미국 CPI는 다시 반등하게 된다. 미국 헤드라인 물가에 우호적이던 기저효과가 6월을 기점으로 약화됐다는 점도 8월에 발표되는 7월 CPI가 예상보다 높을 가능성을 열어두는 요인이다.

또한 중국 수요 개선 기대도 유가 상승을 이끌 수 있다. 물론 7월 발표된 중국 경제지표들이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국제유가에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6월과 7월을 지나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금융시장 눈높이가 하향 조정돼 시장 컨센서스가 낮아진 만큼, 이후 발표될 중국 경제지표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그만큼 수요 개선 기대를 자극할 여지도 커졌음을 의미한다.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 완화가 미국 내 드라이빙 시즌(여름 휴가철)에 따른 수요와 더해진다면 국제유가 상승 압력은 3분기 중에 커질 수 있다.

7월 미국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이미 금융시장에 반영됐지만 9월 시장 컨센서스는 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국제유가 반등이 기대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긴축 경계감을 자극할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 또한 미국 노동시장 고용이 레저 및 접객업을 중심으로 아직 타이트하며, 여름 휴가철 서비스 소비 수요도 열어둬야 한다.

단기적으로 미국 물가상승률 둔화로 금융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과 서비스 소비 수요 등을 고려할 때 연준의 긴축 불확실성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 이를 고려할 때 3분기 중 금융시장 내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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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99호 (p36~37)

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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