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42

2008.07.01

삼여(三礖) 반가운 손짓 남해의 숨은 보석

남해 욕지도

  • 글 · 사진 양영훈

    입력2008-06-25 14: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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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여(三礖) 반가운 손짓 남해의 숨은 보석

    가장 인기 있는 피서지 덕동해수욕장.

    욕지도는 한려수도 끝자락에 흩어진 39개 섬을 아우르는 통영시 욕지면의 본섬이다. 통영항에서 직선거리로 27km, 뱃길로는 32km쯤 떨어진 망망대해에서 연화도, 상·하노대도, 두미도, 초도 등과 함께 연화열도를 이룬다. 면적 14.5km2에 해안선 길이도 31km나 되는 욕지도는 연화열도에서 가장 큰 섬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들이 경상도 제일의 어업 전진기지로 개발했던 곳이다. 당시 욕지항은 부산 다음으로 큰 어항이었다고 한다.

    섬 전체가 커다란 바위산 … 파도와 몽돌이 들려주는 해조음 황홀

    오늘날의 욕지도는 규모가 훨씬 작은 한산도, 소매물도, 비진도 등보다 외지인에게 덜 알려져 있다. 섬 전체가 커다란 바위산을 이뤄 섬 내의 도로와 교통 사정이 열악했던 탓이다. 하지만 근래 들어 욕지도를 찾는 관광객이 부쩍 늘고 있다. 그동안 개발 광풍에 휩쓸리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풍광과 인심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욕지도의 관문인 욕지항을 출발해 삼여전망대, 유동, 덕동, 도동, 큰솔구지, 논골 등을 거쳐 다시 욕지항으로 돌아오는 해안일주도로를 따라가면 욕지도의 절경은 대부분 감상할 수 있다. 총 16km에 달하는 해안일주도로에서는 쪽빛 바다와 오롱조롱한 섬이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서두를 필요 없이 느긋하고 편안하게 자동차로 달릴 수 있어 드라이브코스로 제격이다.

    욕지도에는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는 관광지가 없다. 하지만 일주도로를 따라가며 유심히 살펴보면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만한 절경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그중에서도 서산리 삼여마을 앞의 얕은 바다에 솟은 삼여는 욕지도 최고의 절경으로 손꼽힌다. 검푸른 바다와 까마득한 해안절벽, 그리고 바다 위에 뾰족한 세 개의 여(礖·물에 잠긴 바위)가 어우러져 보기 드문 장관을 연출한다.



    삼여(三礖) 반가운 손짓 남해의 숨은 보석

    쪽빛 바다 위에 우뚝한 삼여.

    삼여 너머의 뚝 불거진 바닷가에는 대양을 향해 날갯짓하는 펠리컨 형상의 바위도 보이고, 펠리컨바위 앞쪽에는 쉬지 않고 바다를 헤엄치는 듯한 거북바위도 있다. 그 밖에 쪽빛 바다에 보석처럼 박힌 연화열도 섬들, 욕지도 서쪽 바다와 하늘을 벌겋게 불사르는 저녁노을, 큰솔구지마을에서의 장려한 해돋이, 두 모녀의 힘만으로 양판구미마을의 원시림에 성경 속 장면을 건축물로 재현해놓은 새에덴동산 등도 욕지도 이외의 지역에서는 보기 어려운 진경들이다.

    해안절벽으로 둘러싸인 욕지도에는 모래해변이 거의 없다. 유동, 덕동, 흰작살 등의 해수욕장에도 어김없이 주먹만한 몽돌이 깔려 있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피서지는 덕동해수욕장이다. 길이 300m의 아담한 몽돌해변을 품은 이 해수욕장은 앞쪽 섬들이 파도를 막아주어 비교적 물살이 잔잔하고 자연경관도 아름답다. 파도와 몽돌이 서로 덮치고 쓸리면서 쏟아내는 해조음이 듣기 좋다. 캄캄한 밤에 들리는 해조음은 객창감(客窓感)을 불러일으키게 마련이다. 구름 한 점 없는 밤이라면, 밤하늘에 초롱초롱한 별빛과 밤새도록 멈추지 않는 파도소리가 바다의 정취를 깊고 그윽하게 돋운다.

    여행 정보

    이것만은 꼭!

    1. 천황산 등반 : 욕지도 한복판에 솟은 천황산(392m)은 등산코스가 길어서 산행하는 재미가 있다. 2시간 코스부터 4시간30분이나 소요되는 코스까지 다양하다. 섬의 산봉치고는 해발고도가 만만치 않아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조망을 감상할 수 있다. 코발트블루의 한려수도 청정해역과 그 위에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은 지중해 어느 바다 못지않게 황홀하다.

    삼여(三礖) 반가운 손짓 남해의 숨은 보석

    유동마을 하늘을 붉게 물들인 저녁노을(왼쪽부터), 한려수도 청정바다와 연화열도가 보이는 욕지도 해안일주도로, 일제강점기 어업 전진기지였던 욕지항.

    2. 욕지고메 맛보기 : 욕지도 사람들은 고구마를 ‘고메’라 부른다. 욕지도의 건조하고 염분이 많은 황토밭에서 넉 달가량 햇살과 해풍을 받고 자란 고구마는 밤처럼 달고 맛있어 남해안 일대에서는 최고로 꼽힌다. 한번 그 맛을 본 사람들은 욕지도 고구마만 찾는다고 한다.

    숙박

    욕지도에는 근래 들어 펜션이나 소규모 리조트가 많이 들어서 숙소 구하기는 어렵지 않다. 욕지항에는 해양레저민박(055-642-5129), 늘푸른펜션민박(055-642-5275), 유동마을에는 욕지노을펜션(055-641-3056), 느티나무펜션(055-645-1244), 야포마을에는 등대리조트(055-641-6285), 덕동해수욕장 주변에는 덕동슈퍼민박(055-642-6515), 계곡민박(055-642-5422), 고래머리관광농원(055-641-6089), 도동해수욕장 부근에는 욕지아일랜드펜션(011-4185-2007), 욕지바다산장(055-642-4715), 목과마을에는 목과바다펜션(055-642-4711) 등이 있다. 통영민박넷(www.tyminbak.net)에 들어가면 통영 지역의 모든 숙박업소에 관한 상세정보를 얻을 수 있다.

    맛집

    욕지항 선착장 주변에는 뱃머리횟집(055-643-5850), 늘푸른횟집(055-642-6777) 등을 비롯해 횟집이 많다. 어느 집을 가나 메뉴, 맛, 가격은 별 차이가 없다. 그리고 대부분의 민박집에서는 식사를 차려준다. 욕지항에는 농협 하나로마트를 비롯한 생필품 가게가 많아 부식이나 반찬거리를 구입하기 쉽다.

    ■ 교통

    여객선/ 통영↔욕지도 노선은 카페리호, 여객선을 합해 1일 10회 이상씩 왕복 운항한다.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는 욕지해운(055-641-6181, www.yokjishipping.co.kr)과 한려페리(055-641-0050)의 카페리호와 쾌속선이, 미륵도 삼덕항에서는 욕지고속카페리호(055-641-3560)와 욕지영동고속호(055-642-2588, www.yokji.or.kr)가 수시로 출항한다. 성수기에는 미리 출항시간을 확인하고 예약해두는 것이 좋다.

    섬 내 교통/ 욕지도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불편하다. 택시는 아예 없고 1대뿐인 시내버스(017-560-6318)는 주로 여객선 도착시간에 맞춰 운행한다. 그러므로 되도록 차를 싣고 들어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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